“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언급하면서 관세맨임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다시 한번 세계는 미국발 보호주의의 태풍에 직면하게 되었다. 미국의 보호주의로의 전환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 1기부터 시작된 것이었으나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큰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고 다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함으로써, 이제 한 시대를 규정하는 확실한 미국의 통상정책 패러다임 변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보호주의로의 통상 패러다임의 전환은 세계가 최근까지도 제2차 지역주의로 일컬어지는 자유무역에 기반한 FTA 시대에 있었기에 매우 충격적이다. 미국이 FTA 적극 추진으로 방향을 틀자 세계도 동 물결에 따랐고 FTA 지각생이었던 한국도 2004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동 물결에 적극 동참하였는데, 이러한 시대는 WTO의 주변화와 함께 저물고 있다.
미국의 통상정책에 있어 보호주의의 대두는 최악의 경제대공황을 심화시킨 1930년 Smoot Hawley 관세법 등 과거에도 수차 있었고, 가깝게는 “fair trade”를 강조했던 레이건 행정부하 1980년대의 “New protectionism” 시기가 있었기에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WTO 다자 무역체제가 성립한 이후에는 세계화를 배경으로 더 이상 이러한 보호주의가 설 땅은 없을 것으로 기대되어 왔기에 동 변화의 함의는 매우 크다. 특히, 개방형 통상국가로 발전해 온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미국 통상정책의 급격한 보호주의 회귀는 시급한 대처가 필요한 발등의 불이다.
이 책은 상금 미국의 보호주의 회귀 배경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도움을 주기 위해 외교부에서 주미대사관 경제참사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 대미 경제통상 업무를 다루면서 쌓은 필자의 경험과 지식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쓰였다. 이 책의 구성은 자유무역 독트린의 현 위상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현 미국의 보호주의 추세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 독트린의 성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담 스미스와 리카르도에 의해 확립된 자유무역 독트린은 실제 교과서에서도 배우게 되는 공리수준의 대우를 받을 정도로 확립된 것이지만 유치산업 보호, 교역조건, 시장실패 등을 근거로 한 자유무역 독트린에 대한 비판은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고, 필자가 외교현장에서 목격해 온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모습은 겉으로 내세우는 자유무역 옹호와는 분명 상당한 거리가 있다. 따라서 ‘자유무역 독트린은 현실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단순히 전제된 가상적 현실에서만 존재하는 이론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무역대표이었던 Robert Lighthizer의 2023년 출간 책 제목이 “No trade is Free”라는 것은 자유무역 독트린이 지금까지의 이론적 발전에도 불구, 아직도 얼마나 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은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치산업보호론, 교역조건론, 수익체증/체감론, 국내괴리(왜곡)론, 구조주의론, 신무역론 및 전략적 무역론 등 보호주의의 근거가 되어 온 자유무역에 대한 도전이론들을 소개한 후, 최근 자유무역론의 정점을 찍은 FTA에 대한 역사적 연원과 관련 논쟁을 고찰한 기초 위에, 미국이 독립 이래 취해 온 통상정책의 특징을 자유무역과 보호세력의 대립구도 속에서 보호압력에 취약한 미 의회가 어떻게 관세철폐 등 무역권한을 행정부에 이양해 왔고, 이에 따라 각 시기별로 미국의 통상정책의 특징이 어떻게 발현되어 왔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책을 쓰면서 특히 I장에서 소개하는 경제학계에서의 보호주의 이론들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해 소개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다. 많은 자료의 도움에도 필자의 역량을 넘는 내용이 많아 오류가 있을 시 이는 오롯이 이해가 부족한 필자의 몫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필자가 용기를 낸 것은 보호주의 논란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임에도 실제 국내에서는 국제무역론 교재들을 포함해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일반 독자에게 소개하는 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FTA가 GATT에서 허용되게 된 실제 배경 등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들을 소개하고 싶은 필자의 욕심도 일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작으나마 기본 안내서로서 자유무역론과 상금의 미국발 보호주의 열풍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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