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년 9월 15일
서문:
당신의 프랜차이즈 여정을 위한 필독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가게의 문을 열 때마다, 많은 사장님들은 가슴 벅찬 꿈을 꿉니다. 정성으로 만든 메뉴에 열광하는 손님들, SNS를 뜨겁게 달구는 긍정적인 후기들, 그리고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성공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는 없을까?’, ‘전국 곳곳에 우리 가게의 간판을 달 수는 없을까?’ 이 책의 주인공인 ‘김버거 사장님’처럼, 성공적인 매장 하나를 일궈낸 모든 사장님들의 마음속에는 프랜차이즈라는 달콤한 확장의 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꿈은 결코 헛된 망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가맹사업은 이미 거대한 경제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는 약 8,800여 개의 가맹본부가 운영하는 36만 5천여 개의 가맹점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수많은 창업가의 도전과 열정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숫자 뒤에는 우리가 반드시 직시해야 할 냉엄한 현실이 숨어있습니다. 최근 통계는 매우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전체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3.4%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가맹 브랜드 수는 통계 발표 이래 최초로 0.4% 감소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졌습니다. 우리 가맹사업 시장에서도, 자연스레 시스템을 갖춘 진짜 ‘가맹본부’와 그저 ‘잘 되는 맛집’ 또는 ‘그저 많은 가맹점을 모집하여 ‘한탕’ 하려는 가맹본부’를 구분하여 솎아내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실패하는 브랜드는 꼭 서비스가 나쁘거나 맛이 없어서일까요? 물론, 정말 맛이나 서비스가 별로여서 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소위 ‘맛집’으로 알려져 가맹점을 모집해본 사장님들의 경우 결코 맛이나 서비스 때문에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혼자서는 잘 되던’ 식당이 왜 프랜차이즈를 하면서 망가지게 되는 걸까요? 이는 바로 ‘잘 짜여진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하고, 그런 상태에서 당장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가맹점을 확장하고 과도한 물류마진을 취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잘 준비되지 못한’ 가맹본부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사업 관련 분쟁은 584건에 달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분쟁 건과 소송으로 인한 건까지 더하면 분쟁 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으며 그 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분쟁에서 가장 빈번한 사유는 ‘허위 · 과장 정보제공’, ‘불필요한 필수품목 지정’, ‘중도해지에 따른 과도한 위약금’입니다. ‘가맹금 면제, 소규모 투자에 높은 수익’이라는 말에 홀려 가맹점을 차렸지만, 보장했던 매출은 나오지 않고, 맛과 상관도 없거나 특색도 없으면서 너무 비싼 필수품목과 상담할 때 잘못 알려준 비용 구조 때문에 적자에 시달리다가 결국 가게를 접게 되고, 그러면 가맹본부는 자점매입이나 중도해지를 이유로 점주를 상대로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면서 분쟁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규제기관과 법원이 이러한 프랜차이즈 본부의 무분별한 행동에 본격적인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필수품목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허위 · 과장의 정보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법원 또한 허위, 과장정보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개점 비용에서 영업손실로 확대하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점주들이 소송이나 신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권리구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많은 가맹본부가 의존해 온 낡은 수익 구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점주의 78.7%가 본사가 지정한 ‘필수품목’ 중에 불필요한 품목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55.2%는 필수품목의 비싼 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필수품목의 범위를 매우 좁게 보고 있고, 필수품목의 공급가격 산정방식과 변경 시 협의절차를 의무화하는 등 프랜차이즈 본부가 지금까지 쉽게 취했던 이익에 여러 제약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소위 ‘차액가맹금’이라 불리는 유통 마진에 대한 점주들의 불만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보다 법원이 먼저 나섰습니다. 최근 법원이 점주의 동의 없이 취한 물류마진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거액의 반환 판결을 내린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판단은 기존의 불투명한 물류마진 수익 모델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되었고, 이후 점주들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규제기관, 법원의 입장과 점주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는, 결국 기존 관행에만 의존하던 가맹본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기존 관행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대전환기’에 직면했습니다. 기회와 위기가 뒤섞인 전쟁터가 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안일한 방식을 답습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도 당장의 이익보다는, 탄탄한 운영 시스템, 투명한 수익 구조, 그리고 철저한 법적 준비라는 세 가지 무기를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와는 조금 다른 ‘성공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가맹거래사, 변호사, 노무사, 행정사, 가맹본부의 대표와 실무자들이 모였습니다. 지금의 대전환기에는, 가맹본부만 돈을 버는 ‘성공’보다는 건강하고 지속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 『프랜차이즈 본부로 성장하기』는 이러한 생각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책으로, 위에서 말한 세 가지 핵심 무기를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 친절한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김버거 사장님’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프랜차이즈 전문가인 ‘가맹거래사’와 만나 자신의 브랜드를 성공적인 가맹본부로 키워나가는 과정을 생생한 대화 형식으로 담아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김 사장님의 고민에 공감하고, 가맹거래사의 명쾌한 조언을 따라가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시작부터 확장, 그리고 위기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마치 1:1 컨설팅을 받듯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브랜드 철학을 세우는 법(Part 1), 맛과 서비스를 복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Part 2),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라는 가장 강력한 법적 방패를 만드는 법(Part 3), 그리고 점주와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법(Part 4, 5, 6)까지, 가맹본부 대표가 현장에서 마주할 모든 질문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합니다.
이 책에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이 책은 가맹사업에 대한 막연한 꿈을 현실로 만들고, 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을 줄여주며, 법적 분쟁이라는 암초를 피해 지속 가능한 성공의 항구로 당신을 안내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브랜드를 전국적인 사랑을 받는 이름으로 만들어갈 여정을 시작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