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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15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역사

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15

춘추전국,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의리를 찾아서

구매종이책 정가10,000
전자책 정가7,000(30%)
판매가7,000

책 소개

<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15> 1. 책 소개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다음 세대가 묻다
“흘러간 역사나 옛사람의 말이 오늘날 쓸모가 있을까요?”

공원국이 답하다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필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 고전은 단련의 장소를 제공하지요.
옛 거울에 나를 비춰 보고, 옳은 길을 가는 힘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열다섯 번째 주제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통해 살펴보는 인간의 ‘도리(道理)와 의리(義理)’이다.

춘추전국시대란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에 이르는 고대 중국의 변혁 시대를 뜻한다. 춘추시대에는 다섯 개의 패권 국가가 등장했고 전국시대에는 일곱 개의 강국이 힘을 겨뤘다. 끝없는 약육강식의 전쟁이 일어난 시대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 시기에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
시대가 혼란스러웠던 만큼 정신적 지향점을 찾고자 하는 시도도 많았고 공자를 비롯한 걸출한 사상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군사, 행정, 경제, 철학, 과학기술, 외교 등 20세기 공화혁명과 공산주의혁명 이전의 중국의 뼈대는 전국시대 말기에 이미 완성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춘추전국 이야기를 ‘도리’와 ‘의리’라는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1장 ‘도리를 찾아서’에는 주로 자아성찰이나 자기수양 등 개인(私)의 성장, 수신제가(修身齊家)에 해당하는 내용을, 2장 ‘의리를 찾아서’에는 주로 인간관계나 사회정치 등 공동체(公)의 발전,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았다.

흔히들 극심한 분열과 경쟁 상황을 가리켜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을 쓴다.
난세에 처한 사람들에게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으로, 마치 힘겹고 혼란한 지금 우리에게 보내는 듯한 놀라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역사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인간성
변하는 세상 속 변하지 않는 인간성을 읽다

춘추전국의 역사는 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무엇보다 도리와 의리, 즉 ‘인간성’이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사람의 역사는 반복되고, 더구나 춘추전국 시대는 인간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미담, 악행, 덕행, 비화, 애사, 기담 등이 집약적으로 기록된 시기라 후대에도 충분히 모범이나 경계가 될 만하다고 보았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 세상이 바뀌어도 결국 일이 되게 하는 것도, 일이 되지 않게 하는 것도 모두 인간성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즉 ‘사람이 그러면 못쓰지’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지’ 하는 그 마음이 역사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인간의 심성이나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하찮은 것 같으면서도 이토록 중요하며 이토록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춘추전국시대는 불후(不朽)의 거울

오늘날에도 흔히들 극심한 분열과 경쟁 상황을 가리켜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을 쓴다. 격동의 시기, 전쟁과 생산에 동원된 인민들의 고충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중국 송나라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사마광(司馬光)은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쓰면서 전국시대에 “인민들이 다 닳아 없어질 정도로” 싸웠다고 한탄했다. 특히 전국 중기부터 진(秦)이 자행한 대량 살육전으로 인해 한 번의 전투에서 수만 혹은 십만 이상이 살해되었다. 이렇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다.
음모가들이 판을 쳤지만 여전히 이상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지식인들이 고군분투했고, 위기에 처하면 자기 몸만 챙기는 자가 있는 반면 창칼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는 지사가 있었다. 남을 해치는 것을 존재의 이유로 삼는 자와 인(仁)을 이루기 위해 자기 몸도 희생하는 사람이 있었다.
어떤 이는 시대를 끌고 가고 어떤 이는 시대에 영합하고 어떤 이는 시대를 외면했다. 하지만 기록된 모든 인물과 사건이 싫든 좋든 모두 명징한 거울이다. 그 거울 앞에 서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되물을 수밖에 없다.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는 인류와 함께 영원히 지속된 소위 불후(不朽)의 화두이며, 그 시절은 이 화두를 비추는 불후의 거울이다.


정신의 근육에도 단련이 필요하다

이처럼 역사는 반복되고, 어느 시대나 도(道)와 의(義)를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어쩌다 도와 의는 이토록 우리와 멀어진 것일까? 혹시 우리가 도의를 너무 고상한 것, 우리와는 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까이 두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도의는 팔다리나 장기의 기능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가까이 두고 쓸수록 더욱 민첩하고 강해지지만 내버려두면 정작 필요할 때 쓸 수 없는 것. 가까이 두고 쓰면, 어느 순간 숨을 쉬고 길을 걷듯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모두 들어맞게 되는 것이 도의다.
왜 사람들은 도와 의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 행동이 옳다는 것을 몰라서 그럴까?
사람들에게 갑자기 높은 산에 오르라고 하면 신체의 근육이 부족해서 포기하듯이, 옳은 일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못하는 것은 정신의 근육이 부족해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일 당장 높은 산을 오를 신체의 근육이 생기지 않듯 옳은 일을 실천하는 정신의 근육이 위기의 순간에 갑자기 생길 리 없다. 도의라는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정말로 필요한 때에 제대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2700여 년 전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의미 있는 것은, 역사와 고전이 바로 우리에게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뛰어넘는 춘추전국 이야기의 감동과 지혜를 맛보는 것과 더불어, 춘추전국시대와 관련한 배경 지식을 쌓고 싶은 독자를 위해 그 시대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 주요 인물, 열국들의 지리적 위치, 주요 전투와 전략, 춘추전국 이야기의 출전 등을 ‘춘추전국 시간 여행 안내서’라는 부록으로 엮어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각 글의 말미에 글 속에 등장한 고사성어, 역사 용어, 관련 지식 등을 상세하게 풀이한 팁을 달아 앞선 내용을 한 번 더 음미해볼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서평

4. 본문 엿보기

세상 살면서 누구나 도(道)와 의(義)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도의를 따라 살고 있나요? 우리는 얼마 전 우리에게 아직도 도와 의가 남아 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게 하는 참혹한 일을 겪었습니다. 무고한 승객 305명을 뻔히 지켜보면서 깊은 바다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이익을 보면서 그것이 합당한지 생각하지(見利思義) 않았기 때문에 생긴 사고였고, 남의 위태로움을 보면서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는(見危授命) 정신을 갖춘 사람들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평범한 사고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어쩌다 도와 의는 이토록 우리와 멀어진 것일까요? (…)
왜 배가 가라앉을 때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남을 구하지 못했습니까? 그런 행동이 옳다는 것을 몰라서 그렇습니까? 아닙니다. 히말라야를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신체의 근육이 부족해서 포기하듯이, 위험을 무릅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신의 근육이 부족해서 포기하는 것입니다.
(p.4 여는 글 _ 정신의 근육에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포숙은 너무 청렴한 군자여서 천승의 나라를 준다 해도 정당하지 않으면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정치를 할 수 없습니다. 그이는 선을 좋아하지만 악을 지나치게 미워합니다. 그래서 남의 조그마한 악행도 평생토록 잊지 않습니다.”
관중은 평생지기인 포숙이 착해서 오히려 나라를 이끌어 가기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환공이 다시 물었다. “그럼 누구면 될까요” 관중이 추천한 사람은 습붕(?朋)이라는 이였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그 사람은 잘 알면서도 남에게 묻기를 좋아합니다. 제가 듣기로 ‘착함으로써 남을 이기려 하면(以善勝人) 아무도 승복시킬 수 없고, 착함으로 남을 기르면(以善養人) 승복 못 시킬 이가 없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집에서든 조정에서든 남몰래 덕을 베풉니다. 한때 그이가 길에 나앉은 가구 오십을 구해 주었는데도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누가 구해 주었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이토록 크게 어진 이가 바로 습붕입니다.”
(pp.28~29 선으로 사람을 기르면: 관포지교 그 뒷이야기)


세상에는 목숨을 내놓고 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세상에 적어서 귀하고, 갑작스러운 위협 앞에서 우리 대부분은 임시방편을 쓴다. 하지만 위협 앞에 의연하기는 어려워도 위협이 사라진 상황에서 잃은 의를 되찾아올 수는 있지 않을까? 마치 제환공이 전화위복한 것처럼. 그러나 많은 사람이 위협에 굴복한 과거가 부끄러워 잃어버린 의를 되찾으려 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달아난다. 마치 뺑소니범처럼.
이런 행동을 맹자는 자포자기라 했다. 제환공이 될 것인가, 시효숙이 될 것인가? 자포자기할 것인가, 전화위복할 것인가?
(pp.41~42 자포자기냐 전화위복이냐: 제환공과 시효숙의 비슷한 시작 다른 결말)


장성한 자식의 ‘진정한 효’는 어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고 가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사섭이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 둔 덕에 사씨 가문이 높아졌다. 위과가 ‘사람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신념을 실천했기에 위씨 가문이 커졌다. 이렇듯 효자는 때로는 어버이의 바람을 저버림으로써 오히려 어버이를 높인다. 명을 따른다는 구실로 어버이를 낮추는 것은 효가 아니다. 인간의 효가 낳아 주고 길러 준 사랑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답에 그친다면, 들개처럼 늙은 어버이를 봉양하는 동물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21세기, 우리는 어떤 효를 실천해야 할까? 실수가 있으면 숨겨 주고 그마저 안 되면 자기가 희생하되 결국은 어버이와 함께 바른 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젊은이가 누군가에게 결초보은의 은덕을 베풀고자 잠시 효를 유보한다면, 당장 봉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야 어버이께서 알아주실 것이다.
(pp.47~48 진정한 효란 무엇일까?: 옳은 길을 찾아 어버이를 높인 사섭과 위과)


이리하여 악행을 일삼던 비무극은 오히려 역공을 당해 죽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심어 놓은 악의 씨앗은 그가 죽고 나서도 자라 나라를 망쳤다.
역사서에 나오는 극악한 자들은 특징이 있다. 먼저 남을 악행에 끌어들이고, 악을 무마하기 위해 더욱 악한 짓을 한다. 자신의 악한 마음으로 남을 판단하므로 철저하게 상대를 해코지한다.
《국어》에 “선을 따르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악을 따르는 것은 무너지는 듯 한순간이다(從善如登, 從惡如崩)”라는 격언이 나온다. 선은 본질적으로 끝없이 더딘 과정이지만 악은 속성상 잠깐으로도 더 큰 악을 불러들인다. 악인 하나면 나라도 무너뜨리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pp.64~65 악인 하나면 나라도 무너뜨리니: 비무극이 뿌린 악의 씨앗 )


어느 날 유방은 행렬을 멈추고 술을 마시더니, 밤에 형도들을 모두 풀어 주며 말했다.
“그대들은 모두 도망치시오. 나도 여기서 도망칠 테니.”
이쯤 되면 대책이 없는 말단 관리다. 자신이 처벌을 면하려면 달아나는 자들을 잡든지 죽여서라도 데리고 가야 한다. 이제 고의로 놓아주었으니 유방은 사형을 면할 수가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는 물론 도망쳤다. 그러나 이것이 그 위대함의 시작이다. (…)
그 후 유방은 숙적 항우와 기나긴 싸움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행동을 통해 이미 승부는 결판났다고 본다. 죄수를 동정하여 스스로 범법자가 되고, 항복한 자를 학대하지 않고, 혹독한 법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새 세상을 약속한 것이다.
주정뱅이, 허풍쟁이, 게으름뱅이에다 심지어 방만한 관리였던 그가 어떻게 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중국사상 최초의 평민 출신 황제가 되었을까? 다른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을 동정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활달한 자유인이었기에 남의 자유를 아낄 줄 알았다.
(pp.85~87 남다른 이보다 남을 이해하는 이: 중국 최초의 평민 출신 황제 유방)


장왕은 사적인 욕심이 있었으나 포기했다. 굴무는 사적인 욕심은 채웠지만 공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공왕은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했다. 문제는 진(陳) 영공이나 자반 같은 이들이다. 영공이나 공녕은 아예 공사 구분이 없었고, 자반과 자중은 사적인 원한을 공적인 힘으로 풀었다. 그래서 나라가 전란에 휩싸이고 거의 망할 뻔했다.
‘더 큰 힘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대사다. 남보다 큰 힘은 남용하지 않고 오직 공적으로 바르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그 힘을 사적으로 쓰기로 마음먹으면 힘은 통제를 벗어나 사람을 해친다. 안타깝게도 현실에는 자반과 같은 권력자가 많다. 남용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사적인 개인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p.95 권력의 덫: 공(公)의 탈을 뒤집어쓴 사(私) )


“왕 이하 모든 이가 부형자제끼리 서로 행동이 바른지 살펴 주어야 합니다. 사관은 책을 만들고, 맹인은 시를 읊고, 악사는 노래로 풍자하여 잘못을 지적하고 타이르며, 선비는 여론을 전하고, 보통 백성은 잘못이 있으면 와글와글 비방합니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 만한 말을 한다.
“옛날에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참 흔했습니다. 하늘은 참으로 백성을 사랑합니다. 헌데 어떻게 우두머리 한 사람이 만백성 위에 군림하며 방자하게 행동하여 하늘과 땅의 본성을 버리게 하겠습니까?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하늘과 땅이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 그 본성이니, 천지의 본성을 한 사람이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 예나 지금이나 한목소리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심지어 역사도 한목소리로 통제하려는 지도자들이 있다. 왕조 시대에도 되지 않았던 일을 오늘날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pp.110~111 물길을 막으면 터진다: 정나라 자산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


그럼 간신히 돌아간 구천은 복수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었을까? 물론 쓸개를 핥고 장작 위에서 잠을 자가며 이를 간 것은 기본이다. 복수를 위해 그가 한 일은 뜻밖에도 어린이와 청년 복지 정책을 마련한 것이었다. 2500년 전의 일이라고 믿기지 않는가? 그러나 《사기》보다 훨씬 오래된 사서이자 가장 신뢰받는 사서 가운데 하나인 《국어》에 그의 정책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구천이 내린 칙령의 대강은 이렇다. (…)
구천의 정책은 단순 명확하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책임질 테니 마음 놓고 낳아라. 권력이나 돈이 있다고 해서 늙은 사람이 젊은 사람을 얻어서는 안 된다. 아들과 딸의 차별도 없다. 모두 술 두 병에 짐승 한 마리다. 쌍둥이를 낳은 산모는 힘이 드니 산모의 복지도 고려한다. 그리고 국가는 젊은이의 죽음을 함께 슬퍼한다.
지금 들어도 신선하고 파격적인 정책이지만, 구천은 그대로 실천했다. 그래서 후대의 사서에는 “구천이 고아를 길러 복수했다”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pp.113~115 과연 복지는 낭비일까?: 와신상담 그 숨은 이야기)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 삼백 수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생각에 거짓이 없다(詩三百, 思無邪).”
시란 내밀한 감정을 키우는 수단이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또 이렇게 당부했다. “시를 읽어라. 하다못해 벌레나 풀 이름이라도 익힐 수 있지 않으냐” 시를 통해 잡다한 지식이라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리라. 벌레나 풀 이름을 익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위대한 정치가를 꿈꾼 이들이 위대한 시인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므로 공자에게는 ‘말을 바로 세우는 것(正名)’이 정치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거짓 없는 생각(思無邪)’은 시의 본질이며, 이 거짓 없는 생각에서 나온 말은 바르다. 정치(政)가 바른 것이 되자면 말(名)이 바로 서야 하고, 말은 시로 인해 바로 선다.
시인 하면 가난뱅이가 떠오르고, 정치인 하면 거짓말쟁이가 연상된다. 시인과 정치가가 이토록 멀어진 시대는 또 없을 것이다.
(pp.137~138 시와 정치는 하나다: 초나라 시인 굴원이 묻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Aurum)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2. 저자 소개
공원국
탐구와 탐독 그리고 탐험의 피가 흐르는 역사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중국지역학을 전공했다.
생활?탐구?독서의 조화를 목표로 10년 동안 중국 오지를 여행하고, 이제 유라시아 전역으로 탐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역사 연구와 ‘유라시아 신화대전(神話大典)’ 저술에 몰두하고 있으며, 최근 문화인류학을 탐구 목록에 추가해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대학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은 책으로 《춘추전국이야기》시리즈, 《유라시아 신화기행》《여행하는 인문학자》《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인물지》《귀곡자》《장부의 굴욕》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말, 바퀴, 언어》《중국의 서진》《중국을 뒤흔든 아편의 역사》 등이 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는 중국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목차

3. 차례
여는 글 정신의 근육에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춘추전국 시간 여행 안내서
춘추전국시대란? / 인물로 본 춘추전국 / 지도 본 춘추전국 / 춘추전국 이야기의 출전


1장. 도리(道理)를 찾아서

선으로 사람을 기르면: 관포지교 그 뒷이야기
천천히 즐기며 가도 좋지 않은가: 진문공의 19년 방랑 생활
자포자기냐 전화위복이냐: 제환공과 시효숙의 비슷한 시작 다른 결말
진정한 효란 무엇일까?: 옳은 길을 찾아 어버이를 높인 사섭과 위과
앞도당하지 말고 이용하지도 말라: 정나라 자산에게 배우는 위기 앞에 바로 서는 법
기록과 낭설의 희생양, 미녀: 초선, 매희, 달기, 포사, 서시의 죄명
악인 하나면 나라도 무너뜨리니: 비무극이 뿌린 악의 씨앗
인간미 없는 사람의 최후: 법가 상앙의 개혁
보잘것없는 이를 학대한 죄: 범저에게 복수 당한 위제
부와 권력으로 채울 수 없는 삶의 밀도: 사람을 사고 목숨을 판 여불위
남다른 이보다 남을 이해하는 이: 중국 최초의 평민 출신 황제 유방


2장. 의리(義理)를 찾아서

권력의 덫: 공(公)의 탈을 뒤집어쓴 사(私)
취해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 초나라 장왕과 진나라 목공의 술자리
전쟁의 입과 행동: 필의 싸움이 보여 주는 이기심과 어리석음
물길을 막으면 터진다: 정나라 자산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
과연 복지는 낭비일까?: 와신상담 그 숨은 이야기
제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악습을 끊은 위나라 명관 서문표
나무 같은 정치: 장자가 말하는 정치인의 의무
충(忠)이란 무엇인가: 자객 예양과 섭정의 죽음
시와 정치는 하나다: 초나라 시인 굴원이 묻다
남는 빛(餘光)도 아끼려는가?: 감무에게 빛을 준 소대와 맹상군을 구한 풍훤
전쟁에 도리란 없다: 수십만의 포로가 희생된 장평대학살
그처럼 용감하되 방법마저 의롭다면: 진시황을 찌르려다 실패한 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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