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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와 무늬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흉터와 무늬

최영미 장편소설
소장종이책 정가13,800
전자책 정가30%9,700
판매가9,700

흉터와 무늬작품 소개

<흉터와 무늬> 『서른, 잔치는 끝났다』 시인 최영미의 첫 장편소설
아름답고도 잔혹한 유년의 시간, 그 서늘한 성장의 기록

시인이자 소설가인 최영미의 첫 장편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흉터와 무늬』는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5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킨 최영미 시인이, 시로 문단에 나오기 전부터 써온 소설이다. 누구나 통과해야 하지만 누구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유년 시절을 시적이면서도 진실한 언어로 다루고 있다. 2005년 처음 출간한 이 책은 저자가 내용을 수정하고, 삭제하고, 추가하는 과정을 거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흉터와 무늬』는 한 소녀의 성장담이자 유년의 상처를 품고 자라난 한 인간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기록이다. 유년이라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 기쁨과 슬픔, 수치심과 죄의식은 인간의 영혼에 흉터로 남고, 흉터는 그 사람을 이루는 무늬가 된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상처를 감내해야 하는가, 그리고 유년의 상처는 우리를 어떤 인간으로 빚어내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출판사 서평

“나의 유년은 지구가 억만 번을 자전해도 멸종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안에서 불멸하는 유년에 바치는 최초이자 최후의 고백

남편과 이혼하고 폭식증에 걸린 여자, 하경은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얼굴이 흉터인지 무늬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발견한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유심히 바라보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그것. 그것은 유년 시절이 남긴 흔적이다. 그 흔적은 잊었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그녀를 유년의 시간으로 소환한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자신에게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어날 때부터 불치병에 시달리다 결국 열일곱 나이에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언니. 하경은 언니가 죽은 이후 마치 그녀가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를 완전히 잊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는다.
하경은 권위적인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아래에서 세 자매와 함께 자란다. 아버지 정일도는 박정희 정권에 반대한 쿠데타인 ‘반혁명 사건’에 가담한 유일한 민간인으로, 감옥에서 나온 뒤 일정한 직장 없이 사회의 변방을 떠돈다. 그는 조금만 심사가 뒤틀려도 밥상을 뒤엎어 가족 모두를 숨죽이게 만든다. 정일도의 삶은 현대사와 맞물리며 가파르게 오르내린다. 하경네 가족의 삶은 그런 아버지와 함께, 옥수수죽과 깍두기로 하루하루를 지낼 정도로 가난한 환경에서 평창동의 2층 양옥으로, 큰 폭으로 요동친다. 그 가족 안에서 하경 역시 감정의 풍랑을 겪으며 성장해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언니는 늘 숨죽이고 있는 존재다. 언니는 침묵 속에 살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반면 생명력이 강한 하경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 놀이에서도 늘 앞장을 서고, 치열하게 공부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쌓아올려간다. 하경이 가족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동안 언니는 보이지 않는다. 언니는 죽는 그 순간까지 하경의 의식 속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그렇게 언니가 열일곱이 되던 해, 삼촌의 권유로 치료를 위해 그녀는 미국으로 보내진다. 그녀를 고아로 만들어 고아원에서 지내게 한 뒤 미국으로 입양이 되도록 하는 계획이었고, 그것은 현실이 되어 곧 언니는 미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얼마 후 수술에 실패한 언니는 화장되어 한줌의 재로 가족에게 돌아온다.
방송작가로 살고 있는 현재의 하경은 언니에 대한 기억을 되찾은 후 그녀의 죽음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언니가 어떤 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나는 미래를 믿지 않는다. 내가 믿는 건 차라리 과거이다.”
유년의 상처는 흉터로 남고, 흉터는 나를 이루는 무늬가 된다

하경은 언니의 죽음의 진실을 추적해나가다 뜻밖의 사실을 맞닥뜨린다. 언니가 처음부터 미국에 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고개를 들고, 하경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동생들과 엄마의 증언이다. 그녀는 자신이 언니를 때린 적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림자 속에 갇혀 숨죽인 채 죽음을 향해 나아가기만 한 줄 알았던 언니에게도 그녀의 삶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 새겨진 상처들은 언니의 손톱자국이었고, 그것은 자신에 대한 언니의 저항이기도 했지만 삶에 대한 투쟁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흉터와 무늬』는 하경의 고통스러운 성장담을 다루고 있다. 찾고 싶은 기억과 삭제해버린 기억, 그리고 돌이키고 싶은 진실들이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유년이라는 시간의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시간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모순을 담아내고 있다. 유년의 시기는 자주 아름답고 찬란한 시기로 그려지지만 또 그만큼이나 어둡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상처를 품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유년의 상처가 있다. 그것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흉터로, 또 무늬로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흉터와 무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다. 아름답지만 서늘하고, 고통스럽지만 진실한 삶의 이야기이다.


추천사

『흉터와 무늬』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고 회한이면서 지나간 연대, 우리들 삶의 아픈 기록이다. 속 깊이 감추어둔 상실과 고독의 어두운 공동(空洞)을 파고드는 작가의 깊고 내밀한 시선에 의해 상처는 정화되고, 비로소 빛을 얻는다.

-오정희(소설가)

이 소설 속에 빛나는 모습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람은 단연 ‘아버지’다. 아버지가 소설 속에 등장하면 나는 아연 긴장했다. 키가 장대 같은 한 사나이가 글 속에서 성큼성큼 걸어나오며 내 멱살을 잡고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야, 이놈아 지금 뭔 소리 허냐”며 나를 내팽개칠 것만 같았다. 한국 문학에서 이렇게 강렬한 성격의 아버지를 나는 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다름 아닌 지금 우리 곁에 펄펄 살아 있는 역사여서일 것이다. 나는 이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살아 거친 숨을 쉬는 강한 남성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만약 아버지 정일도가 이 소설을 본다면 딸의 정강이는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어디로 숨거나 멀리 도망을 가야 할 것이다.

-김용택(시인)


책 속에서

기억은 곧 사랑이다. 사랑하면 기억한다. 나는 언니에게 관심이 없었고 그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나 혼자 높이 솟아오르기 위해, 바닥에 엎드린 환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 몫의 생을 탕진하느라, 살아서도 언니는 내게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건 내가 언니를 위해 운 최초의 울음이었다. 한 번도 몸밖으로 내보낸 적이 없는 뜨거운 물들이 쏟아지고 둑이 무너지며 매듭들이 풀어졌다.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된 회한이 마디마디 뼛속 깊이 스며들었다. 일종의 발작 상태가 지나가고 감정의 찌끼들이 분해되어 증발할 무렵, 과거가 조금씩 되살아났다. 흐릿한 영상들이 또렷해지고 막연했던 것들이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과거는 한꺼번에 복원되지 않는다. 서서히 현재의 수면 위로 겹쳐서 떠오른다. (16쪽)

언니는 말이 없었다.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고 숨을 몰아쉴 뿐. 입안에 음식을 넣고 씹을 때도, 산더미 같은 조제약을 삼킬 때도 언니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약동하는 나의 육체는 꺼져가는 생명의 탄식을 듣지 못했다. 새벽녘에 오줌이 마려워 깨어나면 옆에 가쁜 숨소리가 있었겠지만, 언니의 허약한 폐와 목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불규칙한 소리들을 방구석에 처박힌 고장난 라디오의 소음인 양 나는 무심히 지나쳤다.
언니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
언니는 웃지 않았다. 울지 않았다. 아프다고 투정하지도 않았다. 무얼 사달라고 떼쓴 적도 없다. “너 이거 먹을래?” 엄마가 음식을 코앞에 들이댈 때도 말없이 끄덕이거나, 싫으면 고개를 돌렸다. 인내하며 언니는 그냥 존재했다. (49~50쪽)

가난한 집에선 뭘 감추기가 어려운 법이다. 한 방에서 부대끼니 사랑도 증오도 숨을 구석이 없다. 병적으로 정직했던 엄마는 자식들에 대한 애증을 감추지 않았다. 이쁜 미경은 엄마의 보물이었고, 공부 잘하는 나는 아버지의 자랑이었다. “미경이는 미스코리아 내보내고 하경이는 외교관 만들어야지.” 부모의 관심을 끌려는 치열한 경쟁에서 언니와 막내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이들은 우애를 배우기 전에 질투와 경쟁부터 배운다.
우리집은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아이들끼리, 어른들끼리, 아이들과 어른들 간에 크고 작은 다툼으로 날이 샜다. 비 오는 날이면 우산살이 덜 부러진 우산을 차지하려 신경전을 벌였고, 아침밥을 먹고 먼저 성한 우산을 집고 나가는 사람이 임자였다. 구멍이 뚫리지 않은 양말을 서로 자기 것이라 우기며 잡아당겼다. 우리는 싸울 거리가 없으면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싸웠다. (132쪽)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과 구별되나. 현재의 나를 만든 건 무엇일까? 어린 날의 사건들을 이러쿵저러쿵 길게 끌고 다니며 내가 간과한 진실이 있다. 나를 만든 건 바로 나다. 소나기를 맞은 낮이 없었다면, 나는 내가 아닐 것이다. (192쪽)

사십 해의 비바람에 상처의 톱날이 무디어졌다. 어느덧 하나둘 늘어난 잔주름에 묻히는 손톱자국이 때로 아쉬우니—감추고 싶었던 흉터가 지금은 뭇 얼굴들 속에서 번쩍, 나를 알아보는 무늬가 되었다. 어디에서건 나를 드러내는 서명처럼.
흉터가 무늬가 되도록 나는 사랑하고 싸웠다. (401쪽)


저자 프로필

최영미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61년 9월 25일
  • 학력 1995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미술사 석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학사
  • 경력 국회도서관 홍보대사
    민족문화작가회 회원
  • 데뷔 1992년 창작과 비평
  • 수상 2006년 제13회 이수문학상 시부문

2014.10.3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흉터와 무늬
작가의 말

목차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시 「속초에서」 외 7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저서로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이 있다.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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