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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 만연체 문장에 꾹꾹 눌러담긴 유머코드, 독특하고 익살스러운 음율의 의성어 의태어를 아무렇지않게 문장속에 툭툭 던지면서 읽는 사람 마음을 짜릿짜릿하게 하는 것 역시 그녀만의 시그니처. 흡사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인물을 몰아넣고 독자들을 작품 속 캐릭터와 심리적으로 감정이입하도록 하는 재주 또한 탁월하다. 특히 <로렘 입숨의 책>을 읽으면서는 구병모라는 작가에 대해서 새로운 평가를 하게됐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프로의식인지 ‘쓴다는 것’ ‘문장’ ‘동사’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담긴 글. ‘작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로구나 싶었다. <단 하나의 문장>은 앞서 보여준 작가의 팔색조 매력을 모조리 다 담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유머코드는 기본, 주사 테러를 당해서 갑자기 여자로 성별이 바뀐 남자, 자신의 순수한 호의가 ’어? 이용당한거 아닌가?‘ 싶게 기분 더러워지는 여자, 시체로 발견된 남자의 주머니에서 자신의 명함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출두해야 하는 직장인 등 황당하면서도 호기심 동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역할과 긍지, 존재의 의미를 묻고 답하는 이야기도 이전보다 한층 더 짙어진 느낌이다. ‘집필 노동자’로서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무연고자 정체불명의 시체에게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읊어주는 장면은 숙연하기까지 했다. 특히 <오토포이메이스>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글을 쓰는 직업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점차 문자를 잊어가는 미래시대, 특수한 목적을 위한 스토리메이킹을 담당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무한학습과 생산을 이어나가고 급기야 AI ‘백지’는 스스로 자신이 왜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를 자문한다. 나는 왜 쓸까요. 소설이 원래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인가요. 그것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요. 또는 반드시 무언가를 주어야 하는 것인가요.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내게 말해준 사람이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쓸데없는 고민을 하기시작한 ‘백지’는 결국 폐기되고 오랜 시간 후에 깨어난 ‘백지’는 자신의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백지’는 어느 여인이 들려준 전설같은 이야기, 오래전 어느 왕이 구했다는 세상의 진지를 담은 단 하나의 문장을 찾기 시작한다. 문자를 잊어버린 그 여인은 더듬더듬 기억하고 있는 문자들 일부를 그려보여주고, 백자는 마침내 수많은 조합을 거쳐 딱 두 가지 문장 “허무로다,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와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후보로 남겨놓는다. 시간이 흘러 여인은 마침내 ‘백지’ 자신의 데이타베이스에 없던 글자를 써내려간 흔적을 발견하고 그 문장이 적힌 단 한 문장을 받아들지만 읽어낼 수는 없다. 인공지능이 많은 직업을 없애버릴 것이라는 근거있는 예측이 난무하는 요즘,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할 듯. 구병모 작가는 이런 현실에서 ‘작가’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용도있는 글을 찍어내듯 양산하는 글쓰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에게 인간임을 기억하도록 끊임없는 자극을 주는 존재가 되는 것, 미래에 대한 아무런 힌트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조차도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조금씩 써나가는 존재가 바로 작가라는 것. 이런 이야기를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에 감정이입해서 느끼게 해주는 방식도 참 아이러니하다. _________ 그러나 당신은—세상에 있는 사람의 수만큼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이 한번 입을 열기 시작하면 대하장편으로도 모자란다는 이들이 숱하며, 제아무리 어떤 사고뭉치나 가해자였더라도 아름다운 대상으로 화장하여 경의의 대상으로 등극시키는 다양한 술법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어째서 당신에게만은 이름이 없고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가. 어째서 당신은 그 어떤 남루하고 상투적인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가. —여기 누운 사람 중에 그만한 사정 없는 사람도 다 있나? ...... 그것이 세상 어디서도 온전한 자신의 몫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필 작가이자 기획 작가이며 짜깁기 전문 이야기꾼으로서의 집필 노동자인 내가 이 세상에서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다. 들어봐, 당신의 이름은 K. 1974년 서울,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음대 교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 ...... 단 하나의 문장 | 구병모 저 #단하나의문장 #구병모 #문학동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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