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46년 인생의 보물 1호가 된, 엄마의 5년 육아일기
“다섯 살 생일로부터 40년이 지났는데도
‘빅토리 노트’를 열면 여전히 축하를 받는다”
김하나 작가가 살면서 가장 많이 읽은 책
“이 일기는 놀라울 정도로 힘이 세다”
1976년 12월 16일, 진주에서 한 아이가 태어나고 ‘빅토리 노트’라는 이름의 육아일기가 시작된다. 46년 전 처음 쓰인 일기는 아이가 다섯 살 생일을 맞는 날까지 계속되고 약 20년 뒤 딸이 대학 시험에 떨어지던 날 그 손에 쥐여진다. 그 딸은 바로 김하나 작가, ‘빅토리 노트’는 작가의 책 『힘 빼기의 기술』을 통해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당시, ‘빅토리 노트’의 일부만 보고도 감동받았다는 후기들이 쏟아졌고 이를 계기로 육아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도 많았다.
엄마는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빅토리 노트’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곳으로 씨앗을 퍼뜨렸을 것이다. 꼭 육아일기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에 이런 기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누군가의 가슴속이 환하고 따뜻해진다면, 그 또한 ‘빅토리 노트’의 열매일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내자는 제안에 응했다.
_「서문」에서(김하나)
『빅토리 노트』는 이러한 독자들의 염원에 답하는 책이다. ‘빅토리 노트’의 원본을 스캔해 싣고 엄마와 딸인 이옥선, 김하나 작가가 지금의 시점에서 코멘트를 더했다. 46년 전에 시작된 일기가 2022년에 비로소 완성에 이르게 된 것. 더불어 이옥선 작가가 틈틈이 써온 에세이를 실어 70대 여성의 우리 시대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다정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독자들은 여느 젊은 작가보다 현대적이고 리듬감 넘치는 문장에 어느새 저자의 나이를 잊고 글에 빠져들 것이다. 또한 미디어에서 자주 보이지 않는 평범한 70대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며 앞으로의 자기 삶을 그려볼 수 있다.
가끔 내 블로그나 SNS에 엄마가 60~70대 커뮤니티에 쓴 글을 올리면 젊은 독자들의 반응이 쇄도했다. 이옥선 작가의 글은 문체가 현대적이고 리듬감이 좋다. 그리고 항상 참 재미있다. 육아일기와 함께 엄마의 에세이를 묶어내게 되어 오랜 독자로서 기쁘다. 엄마가 20년 동안 몰래 간직하고 내가 27년 동안 머리맡에 간직해온 나의 보물 1호가 이제 씨앗이 되어 세상으로 날아간다. 나는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_「서문」에서(김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