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 세상의 모든 아빠와 영유아 보호자들에게
이 책은 귀관을 위해 저술되었다.
나는 과거 영국 육군 공병 특공대원, 체육교사, 뉴욕에 소재한 국제연합 영국대표부의 보안 요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아빠이자 공인 보육교사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우리 첫째 아들을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올 때만큼 겁이 난 적은 없었다.
기존의 육아 서적이나 수업은 다들 출산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실제로 그날이 찾아오면 갓 부모가 된 부부는 별다른 준비도 못 한 채 아기를 데리고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새 생명의 총괄 책임자가 된 상태로.
그때 나는 군에 처음 입대하면서 받았던 책자처럼 우리 아기 병사를 위한 훈련 교범이 한 권 있으면 생활하기가 훨씬 쉬워지리라고 생각했다. 군인들에게 자신이 지닌 최고의 무기가 무엇인지 물어보라. 그러면 다들 기본 전투 기술을 손꼽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기초’ 훈련 교범이 그 무기인 셈이다. 그야말로 모든 군사 지식을 담고 있으며 A급 병사가 되는 데 꼭 필요한 온갖 실용 기술의 토대를 제공한다.
나는 그런 설명서가 있는지 찾아봤으나 아빠들을 위한 육아 서적은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지나치게 장황해서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밤중에 멍한 상태로 일어나 울음을 그치지 않는 BT를 팔에 낀 채로 누군가가 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을 700쪽에 걸쳐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책을 펴드는 것은 아무래도 정답이 아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부모를 위한, 특히 그중에서도 아빠를 위한 읽기 쉬운 기초 훈련 교범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제군들, 그런 교범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감정은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귀관의 병사가 탄생하는 짧은 순간 동안 귀관은 앞으로 어떤 감정을 느낄지 금방 알게 된다. 실제로 나는 한 시간도 채 못 되는 시간 동안 사랑, 공포, 혼란, 좌절, 경외감 등을 느꼈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이 아니라 귀관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단, 이 책은 어디까지나 기초 훈련 교범이므로 말 그대로 기초만을 가르친다. 그다음은 모두 귀관에게 달렸다. 유능한 아빠가 되려면 이 교범으로 익힌 지식에 많은 실전 경험을 더해야만 한다. 앞으로 나아가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라. 아빠 특공대의 제 1원칙은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아빠 특공대원은 직접 행동하는 아빠다.
지금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겠지만, 귀관이 병사들과 함께할 시간은 믿기 어려울만큼 짧다. 귀관 휘하의병사가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 그러니까 출생에서 5세가 되기까지는 2,000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그 병사는 태어난 후 7,000일도 되지 않아서 18세가 된다.
어쩌면 귀관은 온종일 육아를 전담하지 않고 주말이나 저녁에만 병사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그들의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병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진정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데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육아법에 정확한 군대식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다.
아빠 특공대원은 준비와 계획이 육아 임무를
미숙하게 수행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길임을 안다.
귀관의 부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기술적인 자신감을 키워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걱정을 줄여라. 철저히 준비하라. 아빠 특공대원의 자격에 걸맞게 행동하라. 어쩌면 이런 요구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종일관 쉬운 일은 그만큼 가치도 떨어지는 법이다.
아이에게 아빠는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영웅과 역할 모델과 보호자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놓이기도 한다. 현재 귀관은 그곳을 향해 행군을 시작하고 있다. 이제 귀관에게는 자신을 위해, 또 병사들을 위해 최고의 아빠가 되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자, 그러니 지금 당장 훈련을 시작하자.
《아빠 특공대 : 기초 훈련》 사용법
《아빠 특공대 : 기초 훈련》은 ‘실전 상황’에 놓인 아빠들을 위한 책이다. 그런 점에서 본 교관은 이 책 속에 필수 정보를 빠짐없이 담고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BT를 안는 방법, 씻기는 방법, 트림시키는 방법 등 각종 필수 기술의 ‘실제 요령’을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저귀 교체 방법’을 다룬 영상도 포함되었다.
나는 이 책 《아빠 특공대: 기초 훈련》에서 군사용어와 함께 수년간 아빠 특공대원으로 생활하면서 직접 고안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또 각 「CHAPTER」를 마칠 때마다 해당 장에서 사용된 특정 용어를 설명할 목적으로 용어집을 덧붙여두었다.
지금까지 이 책에서 이야기한 단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두 가지다.
BT : 아기 병사. 기동성이 없는 병사
MT : 기동 병사. 엉금엉금 기어 다니거나 일어서거나 걸을 줄 아는 병사
이 책에서는 통상적인 의미의 ‘유아’를 지칭할 때 ‘병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본 교관은 책 곳곳에서 ‘초보아빠를 위한 육아상식’ 아이콘과 다양한 도표를 활용할 것이다. 이는 귀관의 이해를 최대한으로 돕고 불필요하게 긴 설명을 줄이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