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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상세페이지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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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0원
출간 정보
  • 2022.11.01 전자책 출간
  • 2022.04.12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8.9만 자
  • 14.7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0409154
ECN
-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작품 정보

평범한 십 대 소녀와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동맥염’과의 기묘한 동거
삶과 죽음에 대한 담담하고 유쾌한 통찰,
일상을 바라보는 맑은 시선


평범한 십 대 소녀가 100만 명 중 2명꼴로 갖는다는 희귀 난치병을 앓게 되며 깨달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담담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에세이. 아픔의 종류는 비록 다를지라도 고통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해주며, 독자를 웃기고 울리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저자 신채윤은 열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희귀해서 어떤 식으로 아플 것이고 어떻게 나을지조차 알 수 없는’ 낯선 병, 타카야수동맥염과 조우했다.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이 병은,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의 수를 한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병을 앓는 일이 그림을 좋아하는 것처럼 그저 자신에 대한 여러 특징 중 가장 희소한 것일 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때로는 견디는 시간이 축제처럼 즐거울 수도, 때로는 난파된 배에 매달린 심정일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신채윤 작가는 늘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힘을 기록하기 위해 이 책을 써냈다.



병 때문에 놓치지 않으려 한다, 나의 ‘오늘’을
아픈 나도 나, 아픈 날도 인생이니까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픈 순간에도 살아가는 것이다


투병기를 주제로 한 대부분의 책은 병과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하며 그 병을 극복하는 스토리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일종의 지침서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자신에 대한 하나의 특징으로서 병을 받아들이고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의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용기를 넘어서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한 여고생의 단단한 모습이 강렬한 울림과 감동을 선물한다.
신채윤 작가가 학교에 오랫동안 결석한 이유를 물어 온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을 때, 툭 하고 돌아온 말은 “그럼 네 인생 망했네?”였다. 저자는 이를 용납하면 안 되겠다는 일념 하에 그의 정강이를 힘껏 발로 차버리고, 그의 말이 “망하지 않았고 포기할 이유도 없는 내 인생에 대한 큰 무례”였다고 받아친다. 병을 앓는 시간이 단지 병을 이겨내기 위한 인고의 시간만은 아니기에, 아픔을 견디는 것 외에 다른 의미들을 찾고 거기에 집중한다. 저자는 굳이 병과 싸워 ‘이기려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아픈 나도 나, 아픈 날도 인생이기 때문에.



“병이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기어이 살아 기꺼이 살아내겠소!”
아픈 나의 '투병기' 말고 '성장기'


신채윤 작가는 자신의 예민한 몸 때문에 언제나 누군가의 걱정과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거기에 위축되지 않고자 끊임없이 다짐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가족의 사랑, 친구들의 응원, 의사 선생님의 격려에 힘을 받아 쉼 없이 굳건해진다. 저자의 언니는 ‘채윤이 혈압이면 농구선수 하겠다’, ‘약쟁이!’ 하는 시답잖은 농담으로 저자가 절망에 짓눌리지 않도록 유쾌함을 준다. 또 병원의 담당 의사 선생님은 저자가 온갖 약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을 때 “내가 너, 원래 얼굴로 졸업사진 찍게 해줄게”라며 귀한 약속의 말을 전한다.
이런 따스한 마음들에 힘입은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의 소수자와 약자들에게 시선을 주고 마음을 쓴다. 어린이병원 대기실에 앉아 진료 순서를 기다리며,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과 그들을 챙기는 부모를 조용히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병원 바닥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라도 그저 모든 걱정에서 다 벗어났으면, 하는 덧없지만 간절한 바람을 곱씹는다.
이렇게 작가는 ‘병의 진행’이 아니라 ‘치료의 진행’에 집중하며, 병에 절망하거나 괴로움에 몸부림치지 않기로 ‘결정’한다. 때때로 속상하고 우울한 순간들이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되뇌인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꼬박꼬박 일기를 쓰며 자신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다. 이런 통찰과 다짐들이 켜켜이 쌓여 작가는 매일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이 평범한 소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지고 단단한 어른으로 살아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속에서


병원의 하얀 바닥은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들반들하게 잘 닦여 있다. 그 바닥 속에는 현실 속 사람들이 발바닥을 맞대고 거꾸로 서 있다. 흐릿하고 얼룩덜룩한 그림자들을 보며 나는 병원에 오가는 사람들, 그들 각자의 사연과 무거운 한숨과 바쁜 발로부터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지 생각한다. 바닥 속에서 뒤집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그림자들은 지금 그 사람들을 괴롭히는 걱정에서 다 벗어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아픔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같은 사람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와의 관계가 절대로 이전과 같지 않음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 아프면서 가끔 환자라는 위치가 참 편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전에 느꼈던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 들 때. 혼자가 아니어서 외롭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픈 것을 알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모두 아프다. 아픈 경험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이 외출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다. 집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를, 이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나갔다가 돌아올 마음을 먹는 것. 힘든 순간이 지나가고 난 후를 즐길 수 있었던 것. 집에 왔을 때, 완벽하진 않아도 나름의 성공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픈 순간에도 살아가는 것이다. 점점 갈 수 있는 곳과 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는 것. 겁을 먹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 이 여름을 살아가고 있다. 힘겹더라도 온몸을 다해.

1년 간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고 가끔은 더 이상 헤어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난자당하는 듯했다. 병 때문에 놓친 것들은 선명하고 가까웠다. 돌고 돌아서, 무너진 마음을 몇 번이고 다시 쌓은 뒤에야 조금 솔직해질 수 있었다. 나는 아프기 싫다. 병에 걸리고 싶지 않다. 진단받기 전으로 돌아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해서 병을 막고 싶다. 악몽을 꾼 것처럼 말끔하게 잊어버리고 싶다. 나는 아픈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병은, 병이 가져온 고통은 내가 이루려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 아니다. 이 고통을 ‘이겨낸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 끝나면 내가 이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병마와 싸워 이기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병에 의한 고통과 싸우지 않고 그냥 아픈 순간은 아프도록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걸까. (…) 나는 병과 함께 살고 있다. ‘병에 걸렸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이 있음을 알아두고 싶은 것이다.

“금방 나을 수 있어, 넌 의지가 강하니까”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려앉았던 가슴. 나는 내가 나을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주 가끔 예상하지 못한 고통과 차별로 불편할 때를 제외하곤 병이 이제 내게 조금 특이한 무늬의 점과 같이 받아들여진다. 이게 나야, 하고. 사람들은 낫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듯이 “넌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반항하게 된다. 병이 꼭 나아야 하나? 병에 걸려도 내가 이렇게 빛나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제 병은 안 나아요, 나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요” 하고 말해서 당황으로 얼룩진 그들의 얼굴을 구경하고 싶은 못된 마음이 고개를 든다.

그러니까, 절망할 수도 있었다. 병으로 인한 변화뿐만 아니라 병 그 자체를 안타까워하며 슬퍼할 수도 있었다.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남 탓을 할 수도 있었다. 괴로움에 몸부림칠 수도 있었다. 내가 포기하고 잃는 것들이 아닌 것보다 많다고 믿어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울고, 속상해하고, 우울해할 때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과 생각할 수 있는 것들, 말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고. 내 탓이 아닌 것과 남의 탓이 아닌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겠다고 노력했다. 우선 그러기 위해서, 거의 매일 아침 침대 정리를 하고 거의 매일 밤 일기를 썼다. 나를 놓지 않기 위한 싸움이었다. 곧 꺼질 촛불처럼 위태롭지만 밤새 켜져 있는 촛불처럼 강한 의지였다. 그래서 나는 담담하고, 그래서 나는 살고 있다.

작가 소개

신채윤

2004년 출생. 노란색을 좋아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이나 카페처럼 따뜻한 곳에 앉거나 누워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2019년 9월,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제도 없고 언제 나을지도 알 수 없는 병, 타카야수동맥염(Takayasu’s arteritis)을 진단받았다.

리뷰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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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윤양 안녕 저는 같은 타카야수 혈관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린 나이에 이 병과 같이 하면서도 글이 너무 예쁘네요 감동있게 읽었습니다. 유튜브에 법상스님의 법회를 같이 공유하고 싶네요 고통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그물음에 도움을 줄것입니다 한번 듣고 여러번 들으면 이해가 갈겁니다. 앞으로 더 넓고 밝게 살기를 바랍니다

    soo***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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