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평>
그는 천천히 걸으며 천천히 말하고 깊이 생각한다. 이 시대가 원하는 템포나 가치와는 영 엇갈리는 사람이다. 깊은 호흡, 먼 시선으로 세상의 모순과 비애 속에 놓인 인간을 향해 소리 없이 걸어간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들기 전에 먼저 그의 어깨를 안는다. 부끄러워하며 가진 것을 내놓는다. 그는 세상의 어느 한구석,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울림을 향해 초점을 맞춘다. 그러므로 그의 사진은 내세우지 않고 유혹하지 않으며 바보처럼 진솔하고 무덤덤하다. 그러나 작은 속삭임 속에 엄청난 힘은 빛난다.
-김아라(연극 연출가)
여러 나라를 다니며 그가 만난 사람들은 캄보디아도 인도도 이라크도 티베트도 네팔도 충청도 사람들도 아닌 오직 ‘인간의 나라’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진과 함께 곁들인 글이 마치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소년의 웃음처럼 빛나며 완성된 책. 아, 내가 기다린 것은 바로 이 책이었군요.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만화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잔잔한 슬픔이 하염없이 다가오는 것은 왜인가요? 그가 고백하듯 순수함과 순박함을 잃어버린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인가요? 그래서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에서 이젠 그리움 넘어 슬픔을 느껴야 하는 시대를 살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애당초 우리네 아름다움 속에는 슬픔이 내장되어 있어서인가요? 순례자 임종진에겐 국경이 없습니다. 오로지 인간다운 인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
이 책은 빛을 향한 소년의 눈빛으로 문을 연다. 임종진의 사진은 그 소년의 눈빛을 닮았다. 어깨를 짓누르는 카메라의 무게,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생과 사의 무게를 뚫고 종진은 빛을 찾아 나선다. 그 빛은 미약하지만 따뜻한 것이어서 피사체를 포근히 어루만진다.이 지옥 같은 세계의 한 구석을 따사로이 비추는 한줄기 빛이 된다.
-최재봉(〈한겨레〉 문학전문기자)
임종진 선생님의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는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 되어주었고, ‘결과’보다는 찍고 싶은 대상의 곁에 머무는 그 시간이 더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현(월간 〈샘터〉 기자)
천천히 깊고 느리게 들여다보는 삶, 사람 이야기
소소하고 미약하지만 더없이 귀한 삶 속에서
따사로운 한줄기 빛을 찾다!
느리게 바라보고 깊게 소통하는 삶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포토 에세이다. 교감이 느껴지는 사진과 감성적이면서도 일반적인 편견을 깨뜨려주는 글이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해준다.
요즘처럼 남보다 더 빨리, 더 앞서가려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천천히 깊게 다가서는 ‘소통의 나눔’을 사진으로 행하고 있는 저자 임종진은 ‘달팽이 사진가’라는 뒤늦게 얻은 별명이 있다. 달팽이의 몸짓처럼 느리게 삶과 사람을 바라보지만, 그만큼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소중한 것들을 보며 더 깊게 소통한다. 그는 방북 취재로 북한의 소소한 일상을 담기도 했고, 이라크전 취재로 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삶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인도, 캄보디아, 티베트, 네팔, 이라크 그리고 우리나라 등 세상 속에서 만난 수많은 눈빛들을 사진과 함께 짧은 글로 엮었다.
이 책의 호흡은 참 느리다. 사진도 글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삶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느리게 읽다 보면, 세상 사람들의 삶과 눈빛과 웃음 속 울림이 고스란히 마음속에 전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과 나누는 깊은 마음의 울림
거친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편견의 벽은 사람 사이에서 더 높아지고 있다. 나 아닌 타인을 바라보는 많은 시선들. 그것은 겉모습이나 가진 것에 따라 편견과 차별을 두면서 그렇게 경계와 구분의 벽을 세운다.
세상 어느 곳이든 작은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소소하지만 귀한 삶……. 그저 휩쓸려 살아가다 세계의 구석구석을 떠돌면서 그 귀한 삶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경계와 구분의 벽을 깨는 ‘소통’의 사진, ‘나눔’의 글은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한 것, 바로 옆에 있지만 지나쳐갔던 것, 소외됐던 것들 속에서 따사로운 한줄기 빛을 찾게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찔끔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소외된 자들이나 다소 어두운 삶의 모습들 속에서도 다른 이들이 미처 보지 못했던 희망과 행복을 발견해내고, 세상 모든 사람꽃과 소통의 통로를 열어주는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