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말하면 나약한 사람이 되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도리어 약점 잡히는 사회 속에서
아픔을 아픔이라 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나종호가 전하는 따뜻한 공감의 말들
예일대학교 정신의학과 나종호 교수가 처음으로 자신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고백하며 독자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책. 서울대학교를 거쳐 현재는 예일대학교에 몸담고 있는 나종호 교수는 얼핏 걱정할 일 하나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도 사실은 지금의 젊은이들과 똑같은 고민, 아픔을 겪은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다. 막연한 미래로 인해 생긴 불안감은 예고 없이 나타나 온 몸을 고장 냈고, 얼마 안 가 우울증까지 겹치며 더 이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다들 비슷하게 사는데, 혼자만 이렇게 아프다는 건 결국 자신이 나약하거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는 자책 속에서 그는 끝내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고, 도피하듯 미국으로 떠나갔다. 그러나 미국에 건너와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나종호 교수는 비로소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기 마련’이라는 명제에서 벗어나 자책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 책은 젊은 시절의 자신과 다를 바 없이 아픔을 겪고 있는,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많은 현대인을 보며 나종호 교수가 ‘이제 자책하는 것은 그만두라’는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 수밖에 없는지, 우리 마음을 옥죄는 요소들이 사회 곳곳에 얼마나 많이 도사리고 있는지 정신과 전문의의 시선으로 적확하게 진단한다. 힘들다고 말하면 나약하다고 비난받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도리어 약점 잡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완벽함을 가장할 수밖에 없고, 서로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며 함께 지쳐가게 된다. 그래서 어떤 아픔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그럼으로써 스스럼없이 약점을 내보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는 비로소 나 자신과 서로에게 관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나종호 교수는 힘주어 전하고 있다.
마음의 안부를 묻는 정신과 의사.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임상심리학자를 꿈꾸던 심리학도였으나 유학이 좌절된 후, ‘마음이 힘든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신과 의사의 길에 다시 도전했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고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학교에서 정신과 레지던트를 거쳐 예일대학교에서 중독 정신과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정신 건강에 관한 국제 학술 논문과 교과서 챕터 70여 편을 집필했다. 인종, 직업, 배경 등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는 미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젊은 시절 무엇 때문에 그토록 불안하고 우울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고, 그때의 자신과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진정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아픔을 고백하면 오히려 약점 잡히는 사회에서는 누구든 힘들 수밖에 없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부디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다정하고 관대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CBS 〈김현정의 뉴스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하고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BBC, 타임지 등 다양한 언론과 인터뷰하며 한국 사회의 정신 건강 인식 개선과 자살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최근에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한국의 정신 건강 위기 대응과 자살 예방을 위한 캠페인MIND SOS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