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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나보다 나이많은 어르신들 집 책장을 보면 의례 보이던 <지와 사랑>이라는 책, 그게 바로 이 책의 오래 전 제목이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얼마나 세련된 제목인가. 알고보니 ’나르치스‘라는 인물은 날카롭고 냉정한 지성의 세계를, ‘골드문트’는 감성적이고 사랑이 풍부한, 적당한 퇴폐미와 열정 가득한 예술의 세계를 의미하는 인물이었다. 수도원에서 처음만나 스승과 제자로 시작한 비슷한 연배의 두 사람은 각자가 추구하는 세계를 향해 온몸을 던져 전력투구한다. 서로 너무나 다른 성정으로 인해 친해지기 쉽지 않았지만 둘 사이에는 어떤 끌림이 있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 없었다. 골드문트는 낯선 수도원 생활에서 모르는 것 없는 척척박사같은 나르치스에게 인정받고 싶어했고,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열정과 바깥세상에 대한 관심이 우려되었지만 점점 엇나가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결국 수도원을 나가 방랑생활을 하는 골드문트. 그후 그는 문란한 여자들과의 관계, 훅사병으로 죽은 처참한 사람들, 예술에 대한 재능을 차례차례 경험하며 점차 성장해나간다. 어느 마을에서 총독의 애첩과 부정한 관계를 저지르타 붙잡혀 교수형될 뻔 했다가 수도원장이 된 나르치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한다. 이후 그의 도움으로 수도원에서 그간의 경험과 재능을 집약하여 마리아상을 제작한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해설이 있던데, 말그대로 질풍노도의 한 세상을 산 골드문트를 자신에게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과연 그에게는 나르치스 같은 평생의 동반자가 있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멋진 이야기였다. _________ 골드문트는 마치 거울 속의 낯선 인간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거울 속의 얼굴을 읽어 내려갔다.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다시 아는 얼굴인 것 같았다. 사실 거울 속의 얼굴은 바로 그 자신이었으며,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맞아떨어지는 얼굴이었다. 너무나 지쳐 있고 다소 무뚝뚝해진 노인이 이제 여행에서 돌아와 있었다. 눈에 띄지도 않는 노인이 거기에 있었다. 거울 속의 노인은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불만도 없었으며 오히려 호감을 주는 편이었다. 노인의 얼굴에서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골드문트가 갖지 못했던 무엇인가가 우러나왔다. 아무리 지치고 쇠락해 있어도 모종의 만족감 혹은 초연함이 엿보였다. 골드문트는 혼자 피식 웃으며 거울 속의 얼굴이 따라 웃는 것을 바라보았다. 여행에서 돌아와 집에 와 보니 이렇게 근사한 녀석이 되어 있을 줄이야! 잠시 바깥출입을 하고 돌아오는 사이에 완전히 누더기가 되고 까맣게 그을어 있었다. 말과 행낭과 돈만 잃고 온 게 아니라 다른 것도 없어지고 그에게서 떠나갔다. 청춘과 건강, 자신감, 불그스레하던 얼굴과 형형하던 눈매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런데도 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거울에 비친 이 노약한 사내는 그토록 오랫동안 그의 모습이었던 골드문트보다 더 좋았다. 이전에 비해 더 늙고 약하고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더 순진무구하고 더 만족스러워 보였으며, 이전보다 더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웃으면서 곱슬해진 눈썹 한 올을 떼어 냈다. 그러고는 다시 잠자리에 누워 비로소 잠이 들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임홍배 저 #나르치스와골드문트 #지와사랑 #헤르만헤세 #민음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중반부는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초반부와 후반부는 헤세 특유의 자전적 메세지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잘 나타난다. 내가 이해하기론, 세상에 결국 어떤 경로가 정답인가에 대한 답은 없다는 이야기같다. 나르치스든 골드문트든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두 삶에 우와 열이 있는 것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둘은 너무도 다른 사람이기에 한쪽이 다른 쪽의 방식을 억지로 따라갔다면 미쳐버렸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좋았다. 헤세의 자전적 소설임이 분명하다. 유난히 방황과 고뇌가 많던 헤세가 자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 작품 속 서사로 잘 녹여냈다. 잘 짜여진 증명된 프레임을 잘 이해하고 척척진행해 나가는 삶과, 본인 내면에 귀기울이며 적극적으로 삶을 부딪치며 느끼는 두 삶 사이엔 우열이 없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붉은 약을 택한 네오의 태도를 동경하는 이들은 골드문트를, 주어진 삶의 과제를 논리적으로 잘 이해하고 적응해나가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이들은 나르치스를 응원할 것이다. 그저 다를 뿐이다. 모두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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