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이다. 르 카레와 같은 통찰력과 상상력을 지닌 작가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_선데이 타임스
스파이 스릴러의 전설적 거장 존 르 카레의 21번째 장편 소설
안톤 코르빈 감독,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윌렘 데포 주연 동명 영화 개봉 예정
- 작품 소개
뉴욕 타임스, 아마존, 선데이 타임스, 가디언 베스트셀러 1위! 바로 지금,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픈 역사를 뛰어난 작가적 통찰력과 문학성으로 표현해온 거장 존 르 카레의 21번째 장편 소설
냉전 시대 스파이 소설의 절대적 고전이자, 세대를 뛰어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문학 작품으로서도 유명한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그리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위시한 일련의 ‘스마일리 시리즈’는 작가가 실제로 영국 정보국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스파이들의 세계를 사실적인 묘사와 작가적 통찰력을 담아 집필한 작품이다. 그 후 50여 년 동안 아픈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한편, 바로 현재 우리의 시선 밖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국가의 부조리함을 묘사하는 작품을 써오며 ‘시대와 함께 진보하는 거장의 탁월한 의식’을 보여주었던 존 르 카레. ‘스마일리 시리즈’와 함께 르 카레의 가장 완벽한 대표작이자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1983년 작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그의 2008년 작이자 21번째 장편 소설인 《모스트 원티드 맨》이 알에이치코리아 판타스틱 픽션 GOLD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개정, 출간되었다.
어느 날 홀연히 함부르크에 나타는 이름도, 존재도 베일에 싸인 ‘지상 최대의 지명수배자’
사내의 비밀을 밝히려는 정보국, 그를 지키려는 민권 변호사, 그리고 갈등하는 은행가의 이야기
아시아 인, 아랍 인, 아프리카 인, 터키 인, 러시아 인 등 온갖 인종의 난민들이 범람하는 독일 함부르크의 기차역. 정부의 빈민 정책으로 낮 동안은 묵인되는 불법체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정부가 한꺼번에 난민 청소를 해버리는 새벽이다. 이 가운데 홀연히 나타난 한 사내. 온몸에 고문을 당한 흔적이 있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않아 보이는 무슬림 청년 이사를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받아들이고 돌봐주는 터키 출신 모자(母子)는 결국 민권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변호사 아나벨 리히터가 그들을 찾는다. 오래전, 자신의 판단착오로 고객이었던 한 불법체류자를 눈앞에서 정부기관에 빼앗긴 아나벨은 부유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법을 빼앗아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가져다주고자 한다. 하지만 정당한 신념을 위해 거대 조직과도 맞서고자 하는 아나벨은 이사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겁고 부담스러운 존재임을 깨닫는다. 몰락한 러시아의 장성 카르포프의 아들이자 카르포프가 수십 년 전 독일의 한 개인은행에 숨겨둔 엄청난 금액의 검은 돈의 상속자인 이사. 그리고 선대부터 카르포프의 돈을 관리해왔으나 검은 돈의 실체를 뒤늦게 깨닫고 갈등하는 은행가 토미 브뤼. 여기에 전 유럽 정보기관의 지명수배 명단에 오른 이사를 이용하여 이슬람 테러 조직을 소탕하려는 독일 헌법수호부 요원 귄터 바흐만까지 합세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과거의 명예에 사로잡히지 않고 시대와 함께 진보하는 거장 르 카레의 역작 《모스트 원티드 맨》
수많은 인물들과 복잡한 플롯, 그리고 민감한 시대의 현안이 뒤섞인 존 르 카레의 《모스트 원티드 맨》을 수월하게 읽어나가기는 결코 쉽지 않다. 작가는 전통적 스릴러에 현실의 현안을 결합하고 여기에 휴머니티 가득한 캐릭터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 그리고 올곧은 윤리적 견지를 덧입혀 묵직한 주제와 이야기적 재미가 완벽하게 결합된 작품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현대의 젊은 작가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거장 존 르 카레의 가장 큰 힘은 작품 속에서 무슬림, 불법체류자, 정보 전쟁, 테러, 민권, 학대와 고문, 보수와 진보, 사회주의, 유럽의 현대사 등의 문제적 사안을 거침없이 풀어놓으면서도, 하나의 이념을 무조건적으로 설파하기보다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작가가 설명하고자 하는 주제를 깨달아가게 만든다는 점이다.
유럽의 부자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함부르크에서 실속 없이 이제는 명예만 남은 개인은행을 운영하며 누군가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비루한 일상에서 구해주기를 바라는 중년의 토미 브뤼, 독일 최고의 법조계 집안에서 태어나 가진 자의 법을 갖지 못한 자에게 주고 싶어하지만 자꾸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변호사 아나벨 리히터, 허세나 부리는 어설픈 책상물림이 아닌 수십 년 동안 실전에서 통찰력과 정보력을 쌓은 독일 정보국의 귄터 바흐만, 그리고 유럽의 각국에서 온갖 고문과 협박을 당하면서도 하나의 일념을 위해 함부르크를 찾은 젊은 도망자 이사. 작품 속에서 이들은 모두가 완벽한 개성을 지닌 채,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진 각기 다른 일들을 해나간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바로 직업적 의무와 개인적 양심의 대립이다. 감성과 이성, 휴머니즘과 공공의 정의, 이렇게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두 의식의 대립은 브뤼-이사, 아나벨-이사, 바흐만-이사, 아나벨-바흐만 등 주요등장인물의 관계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하며 고뇌와 갈등의 축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영국 해외정보국 MI6에서 일했던 존 르 카레의 경험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훌륭하게 녹아든다. 함부르크 헌법수호부의 작은 부속기관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전 세계 국제 정세와 테러 정보들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해외자산국, 좌파와 우파가 팽팽하게 대립하며 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합동조정위원회, 그리고 연방정부 시스템과는 다른 완전히 새롭고 더욱 강력한 힘을 갖게 될 정보 코디네이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무엇보다 비밀의 사내 이사의 존재를 두고 독일, 영국, 미국 세 나라 정보원들이 벌이는 치밀하고 차가운 두뇌 싸움은 르 카레의 최고 장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스트 원티드 맨》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러시아 하우스》, 《테일러 오브 파나마》, 《콘스탄트 가드너》,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이어 르 카레의 작품 중 여섯 번째로 극장판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안톤 코르빈 감독, 고(故)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귄터 바흐만 역), 윌렘 데포(토미 브뤼 역), 레이첼 맥아덤스(아나벨 리히터 역)가 주연을 맡아 2014년 7월말 미국에서 개봉하여 호평을 받았다. 한국 개봉은 2014년 8월 7일이다.
미디어 리뷰
아마존 올해의 책(Editor's Choice) 선정작(2008)
“이것은 르 카레의 가장 강렬하고, 가장 힘이 넘치는 소설이다. 완벽한 내러티브는 물론이고 휴머니즘의 감동도 놓치지 않는다. 그가 써온 모든 소설 중 최고다.”_뉴욕 타임스
“안온한 세상에서 안락한 소파에 앉아 모순덩어리인 이 시대의 이면을 파헤치게 해주는 작품.”_옵서버
“출간 즉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작품이다. 오직 마스터 르 카레만이 구사할 수 있는 충격적이고 선동적인 결말도 대단하다.”_USA 투데이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놀랍다. 완벽에 가까운 소설.”_샌 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복잡한 플롯, 아름다운 문장, 이야기의 힘, 윤리적인 견지…. 모든 것들이 최고이지만 무엇보다 오늘날의 민감한 사안을 다룬 주제의식이 최고다.”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르 카레의 작품은 바로 당신의 책장에도 한두 권 꽂혀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스파이와 정치 스릴러의 이 전설적인 거장은 여전한 솜씨로 이 시대의 사안과 도덕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_시카고 선 타임스
“르 카레는 자신의 주제의식을 우아한 속박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가다. 작품 속 그의 대화체는 매우 팽팽하고 또 예리하다. 주제의식도 훌륭하지만 그의 문장 역시 학구적인 가치가 있다.”_보스턴 글로브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힘 있는 비판. 르 카레는 이 혼잡한 현실에서 순수함과 휴머니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_GQ
“르 카레의 문장은 그 누구와도 비교가 불가능하다.”_뉴스위크
“아름다운 책이다. 르 카레와 같은 통찰력과 상상력을 지닌 작가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_선데이 타임스
“복잡하지만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명확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인상적이다.”_텔레그래프
“어둡고도 영리한 작품이다. 책을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이 작품의 최면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_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르 카레는 복잡다단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 그리고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능력이 있다.”_메일 온 선데이
“신은 그레이엄 그린과 조셉 콘래드의 최고 장점들만 초자연적으로 결합시켜 르 카레에게 선물했다.”_위크엔드 오스트레일리언
“문학에 있어 독자의 마음을 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캐릭터이다. 《모스트 원티드 맨》은 바로 이 전형을 보여준다.”_세인트 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르 카레의 소설은 심리학과 이데올로기, 사회와 개인의 교차점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잘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극한의 사실주의와 희망적인 휴머니즘이 혼합되어 있다.”_어소시에이트 프레스
“르 카레의 작품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 한다. 그의 주제, 그의 문장, 그의 통찰력은 천천히 읽을수록 그 진수를 느낄 수 있다.”_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모스트 원티드 맨》은 테러와의 전쟁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한 무서우리만치 현실적인 소설이다.”_오레고니언
“정당한 신념을 위해 조직과 맞서는 개인의 치열한 투쟁을 다룬 르 카레만의 독특한 이야기 구조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_라이브러리 저널
책 속으로
우리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프란츠 파농이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던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은 사실상 나라가 없어요. 정신적인 충격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고요. 자기들이 왔다가 떠나가는 이 세상뿐만 아니라 우리도 무서워하고 있어요. _본문 중에서
저 사람의 지문과 사진이 모든 나라 경찰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어요. 1990년의 더블린 조약에 따라 독일은 저 사람을 급행열차에 태워서 스웨덴으로 보낼 수밖에 없어요. 항소도 불가능하고, 정당한 절차 같은 것도 없어요. 저 사람은 도망친 죄수고, 스웨덴에서 불법입국을 시도한 사람이고, 러시아와 터키에서는 수배자예요. 거기다 터키에서 저 사람을 돌려달라고 하면 스웨덴은 저 사람을 터키로 넘기고 잊어버리겠죠. 터키는 저 사람을 실컷 데리고 논 다음에 러시아로 넘길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저 사람은 또 감옥에 갇혀서 고문을 당하게 될 거에요. _본문 중에서
이사와 마주 앉아서 그가 겪은 일들을 듣는 순간 나는 체제를 따를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 도저히 구해줄 수 없는 이 생명을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것. 변호사가 아니라 의사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거야. 이 상처받은 사람에게 어떻게 해주는 것이 나의 의무일까? 내가 법의 도랑에 빠져 피를 흘리고 있는 이 남자를 내 옛 의뢰인처럼 그냥 죽어가게 내버려둔다면 과연 독일의 변호사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간직하는 한, 난 용기를 낼 수 있어. _본문 중에서
이사의 얼굴은 그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순간적으로나마 그는 자기가 이렇게 행복한 것이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그는 나중에 비쩍 마른 이사의 모습이 마음에 남은 이유를 생각해보고는 그의 적막한 모습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만큼 젊은 얼굴이지만 세월의 주름이 나 있고, 화창한 봄날에 겨울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잖아. _본문 중에서
만일 이 세상에 첩보원이 유일한 천직인 사람이 있다면, 바흐만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바흐만은 열성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일 중독자였지만, 미소를 지을 때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이마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지만, 모래 빛깔 머리카락은 너무나 젊어 보였다. 그는 마치 배우처럼 상대에게 아첨할 수도, 상대를 매혹시킬 수도, 위협할 수도 있었다. 한 문장을 말하면서 달콤한 말과 험한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도 했다. _본문 중에서
함부르크는 유죄다. 의식적인 면에서도, 무의식적인 면에서도. 어쩌면 함부르크가 그 비행기 탈취범들을 길러낸 건지도 모르지. 놈들이 우리를 선택한 걸까, 아니면 우리가 놈들을 선택한 걸까? 함부르크는 서구 세계를 아작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평범한 반시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한테 과연 무슨 신호를 보냈던 걸까? …하지만 우리가 무슨 신호를 보냈는지 논하려면, 얼마 전부터 등장한, 종교와 인종에 대한 망할 놈의 관용을 탓해야 한다. 죄를 지은 도시가 과거의 죄를 보상하려고 지칠 줄 모르고 무차별적으로 놀라운 관용을 과시한 것, 그래, 그것도 일종의 신호였다. _본문 중에서
우리는 착한 표정과 두둑한 지갑으로 그들을 꾀어낼 수 있을 줄 알았지. 고위급 망명자가 우리 차 뒷좌석으로 들어와 우리와 거래를 하게 되기를. 그런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놈들의 암호를 해독하려고 방송을 훑었다. 그런데 망할 놈의 암호라는 게 없었어. 왜일까? 우리의 전쟁은 이제 냉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린 15억 명이나 되는 순종적인 인구를 거느린 이슬람이라는 나라의 조각들과 싸우고 있었어.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