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한 번쯤 기억되는 그런 날들의 이야기
“비슷한 순간을 겪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뜨거운 위로가 된다.”
수많은 공감과 함께한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는 페이지처럼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선명한 나날의 기록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누군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막상 누구를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밤, 하이힐을 좋아하는 그를 위해 한껏 차려입었지만 평소 즐겨 입던 청바지와 단화 차림이 진짜 내 모습인 것 같아 마음이 울컥할 때, 괜찮아 보이려고 노력하면서도 사실은 “진짜 괜찮아?”라고 물어봐주길 바라게 되는 날.
카피라이터 손수현은 공기마저 다르게 느껴지는, 그렇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누구나의 순간을 카카오 브런치에 ‘선명한 나날’이라 제목으로 한 자 한 자 눌러 담으며 진솔하게 기록했고, 공유했다. 누군가와 비슷한 기억을 나누고 그 감정을 이해받는다는 건, 힘이 된다. 뜨거운 위로가 된다. 그래서 그녀가 써내려간 에세이에는 “내 마음 같고, 그래서 위로가 된다”는 공감들로 가득하다. 그 마음들이 모여 출간된 《누구에게나 그런 날》은 읽고 있으면, 미처 쓰지 못한 어느 날의 내 일기장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다. 내 마음 언저리를 맴돌았던 그날의 외침들이 그녀의 경험과 고백을 통해 조금은 선명한 목소리로 다가온다.
선명해진 공기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은 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오늘은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그 기억이 이끄는 곳으로 천천히 따라가 볼 여유가 있었으면. 꼭 닮아 있는 우리의 그때를 도란도란 나눌 시간 정도는 갖고 살았으면._서문 중에서
따듯한 고백이 담긴 폴라로이드 한 장의 감성
이 책에 담은 그녀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우리의 추억 속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떠오른다. 두 손을 꼭 잡고, 한 발 한 발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산책하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함께 걷고 싶은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고, 잔뜩 곤두섰던 날 택시 기사님이 보여주신 뜻밖의 친절에 감동한 그녀와 함께 잊고 지낸 것들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부터 자그마한 아이까지 분홍빛 미소를 짓게 만드는 눈부신 꽃비를 무심히 지나치며 살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있으면 지난봄 마주쳤던 벚꽃이 떠오르기도 한다. 오래된 휴대전화, 짜장면 한 그릇, 퇴근하는 상사의 뒷모습에서도 그녀는 우리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함을 발견해낸다
이렇듯 이 책에는 소소한 하나가 가슴 벅찰 만큼 각별해지고, 지극히 평범한 순간이 감사의 고백이 되는 날들이 빼곡하다. 익숙하고 당연해서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버렸을지도 모르는 것들에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는, 섬세한 감성과 따듯한 온도로 가만히 우리의 하루에 빛을 비춘다.
당신이 하고 싶은 말, 또 우리가 듣고 싶은 말들
카피라이터 손수현은 누구보다 잘 듣는다. 한 문장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는 카피라이터의 필력 이전에 모든 것을 담아 듣는 좋은 귀를 가졌다. 친구의 넋두리를 잠자코 들어줄 수 있고, 대화 사이의 빈 공간을 헤아릴 수 있으며, 불안해하는 목소리를 아무 말 없이 다독일 수 있다. 또한 진심 어린 선배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고, 친구의 응원에 힘을 얻는다.
이런 들음을 통해 그녀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다시 한 번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친구에게 그의 가능성을 차근차근 설명해줄 수 있고, 위로받고 싶은 날 듣고 싶은 말을 다정히 건넬 줄 알며, 술 반, 대화 반에 흠뻑 취한 날에는 서로의 장점을 마음껏 말할 수 있다. 그런 그녀가 듣고 전한 기록들로 엮어진 이 책 《누구에게나 그런 날》은 터벅터벅 힘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길목, 당신이 누군가에게 그토록 듣고 싶었던 다정한 한마디를 들려줄 것이다.
추천사
필름 카메라 같은 그녀는 매일 보통의 순간을 찍는다. 모든 것들에 눈을 마주치고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정성스럽게 기록한다. 그렇게 그녀가 담은 장면들은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기억들은 공들여 인화한 필름 사진처럼 조금 색이 바랬을지 몰라도 순간의 느낌만은 선명하다. 그리고 따뜻하다._ 고수리 ▪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작가
그녀의 이야기엔 내 또래가 공유하는 보편성이 있다.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과 그래서 한 번쯤 떠올렸을 생각들을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진득하게 건드린다. 뻔한 소재들 사이에 우리가 잊고 사는 진솔한 의미들을 그녀는 발굴했고 기록했다. 그것은 공감대가 되었다. 그녀의 기록을 따라가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쓰지 못한 내 자신의 일기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_ 김관 팟캐스트 <이게, 뭐라고> 진행자
브런치 독자 리뷰 중에서
마치 요즘 제 모습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 같아 글을 읽는 내내 뭉클하고 씁쓸했습니다. 이런 감정과 상황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네요. 작가님의 글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잔잔하지만 강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늘 글 잘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_셔라블리
작가님 글 좋아요. 저랑 정서적으로 잘 맞는 부분이 많아서 여러 번 다시 읽고 그래요. 이런 생각하는 사람 또 있구나 하는 반가움도 있고 제 머릿속에만 있는 추상적인 느낌을 이렇게 글로 잘 쓰다니 하는 신기함도. 좋은 글 감사해요. _새늄이
작가님 제가 착한 일 많이 해서 하나님이 선물을 주신다면 작가님의 필력을 받고 싶어요. 많은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좋아해도 이처럼 따스한 느낌을 받는 글솜씨는 처음입니다. 글에 온도가 있네요. 멋지세요. 응원합니다. _몽퀸
우연히 터치 몇 번으로 들어온 공간에서 이렇게 좋은 글 나눔 받게 되어 기뻐요. 많은 의미를 안고 갑니다. 감사해요! _SOL
진짜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제가 현재 겪고 있는 것이 단지 저만 겪은 게 아니라는 것에서 또 위안을 받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_마음속이야기
제목 하나에 이끌려서 읽던 글들이 쓰신 글 하나하나 다 읽게 되네요. 정말 공감 많이 가는 글이에요. 잘 보고 갑니다. 모든 글 다. _Mihee Kim
책 속으로
그날 잊고 있던 많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서성였을 코너, 그녀가 퍽 마음에 들어 했을 신간, 당신과 내가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을 페이지. 서점에 가면 그날의 내가 보이고, 그 언젠가의 당신이 보인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던 때에 가장 필요한 말은 무척 가까운 곳에 있었다. 친구의 결정에 망설임 없이 잘했다고 말해준 것처럼 내게도 ‘괜찮아, 그 길이 맞아’라는 확신의 답을 들려줄 필요가 있었다. 넌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니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누군가에게 했던 그 응원의 말을 내 마음 곳곳에도 새겨둘 필요가 있었다.
그날, 그녀의 말대로 나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 우리는 우리 자신을 조금 더 믿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회사를 빠져나오며 문자를 적었다. 상대방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는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고서야 결코 알 수 없기에 줄곧 혼자 있고 싶다 했던 그의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 수밖에 없었다. 지나고 보니 그게 옳은 것 같았다. 내가 바라는 것과 당신이 바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비비 꼬인 말들은 필요치 않았다. 이 감정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그것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같이 있고 싶을 때 같이 있자 말하는 것, 보고 싶을 때 보고 싶다 말하는 것. 우리 사이에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시간들을 우연히 마주한다는 게 얼마나 소박한 재미가 있는지. 어린 시절 주고받은 편지를 펴보듯 꺼내 읽다 보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아프고 괴로웠던 그때를 잘 견뎌냈네. 행복했던 그때를 후회 없이 잘 보냈네. 저만치 미뤄두었던 생각을 떠올려보게 된다. 내일은 뭘 해야 할지 생각하기 바쁜 요즘, 이 시간은 꽤나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 스르르 잠이 들락 말락 노곤한 상태가 되자, 쓸데없을 거라던 점원의 무뚝뚝한 말이 다시 떠올랐다. 이걸 어찌 쓸모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게 쓸모없다면 과연 어떤 걸 쓸모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아무래도 이 버릇은 쉽게 고치지 못할 것 같다. 미련하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