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활과 과녁이 서로 맞는 것’을 궁적상적(弓的相適)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무언가 하려는 일과 좋은 기회가 때맞추어 왔음을 일컫는 말이다. 일찍이 우리 세 사람은 시절 인연이 닿아 어언 30여 년이 훌쩍 지나간 1988년 서울패럴림픽 개최 당시 대회 운영요원으로 함께 참여하였다. 그리고 서울패럴림픽 이후에도 직·간접으로 장애인 복지와 연관한 일들을 줄곧 이어왔다. 바로 그런 인연으로 한데 뜻을 모으고 때를 맞추어 [어둠을 뚫고 새벽을 열다]라는 책을 이렇게 펴내게 되었다.
애시 당초 우리는 한국 장애인복지는 1970년대 말까지의 캄캄한 어둠을 뚫고, 1988년 서울패럴림픽을 계기로 새벽을 열었으며, 마침내 긍정적인 밝은 아침을 맞이하였다는 데 뜻을 같이 하였다. 그래서 이를 널리 알리려고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막상 때를 맞추어 집필을 마감하고 나니 제대로 잘 썼는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들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여기지만 결국 “길고 짧은 것은 대어 보아야 안다”라는 속담처럼, 책 내용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의견에 따라 내용을 더 보태고 모자람을 채워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1년 여 동안 흩어진 자료들을 일일이 찾아 모으고, 잊혀진 기억들을 애써 되살리며 관련 문헌들을 살펴서 숱한 원고들을 쓰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들을 분발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힘겹게 어려움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우리 장애인들에게 적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다.
우리 장애인복지는 ‘캄캄한 밤’에서 ‘갓밝이 빛’이 트며 새벽을 열었다. 그래서 ‘부풀은 꿈’을 안고 ‘샘솟는 힘’을 내며 분발하였다. 이어서 ‘새로운 날’을 맞아 ‘밝은 햇살’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이런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어둠을 뚫고 새벽을 열다]라는 이 책이, 인간사랑의 뿌리인 장애인문화로 이룩되어 모든 장애인들이 스스럼없이 살아가는데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여기까지 오는데 정성과 격려를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