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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책이었다. 어떤 문장은 눈물에 젖어 있었고, 어떤 문장은 흙냄새가 났다. 각기 다른 시간, 다른 부르심으로 삶이 그에게 옷을 걸쳤다. 후끈한 주방, 기름과 땀이 배어 있는 앞치마, 진리와 삶으로 촘촘히 박음질해 입은 설교 가운, 낯선 거리 위, 흙먼지가 묻은 여행자의 외투. 그 옷들 위에 조용히 한 겹, 더해진 손길이 있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그분의 손. 요셉이 입었던 채색옷이 그랬듯, 그의 삶도 색이 있었고, 무늬가 있었고, 견뎌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한 사람의 생은, 결국 입혀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른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덧입혀진 옷.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채로운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담긴 진솔한 이야기는 마치 옆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인생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안함과 친근감 그리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글 한 줄 한 줄에는 희로애락이 녹아 있었고, 그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함께 걸어가는 듯한 생동감에 단번에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60년의 삶이 주는 울림과 진정성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삶을 여행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중간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목사님이면서 또 농부이고 요리사이고 여행가이고 사색가이고 패셔니스트이고 자유영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나이와 달리 열린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습니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인생의 찐한 여운이 앞으로 달려갈 도전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꿈을 못찾은 독자에게, 특별히 독자님이 중년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삶은 꿈을 찾는 여행이며,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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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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