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알쓸별잡: 지중해> 출연 라틴어 인문 박사
바티칸 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한국 최초 동아시아 최초 변호사 한동일 신작
“필사는 손의 온기로 생을 달구는 간절한 기도다.”
바티칸 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한국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변호사이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라틴어 전문가, 한동일 작가가 라틴어 필사 노트를 펴낸다. 한동일 작가가 평생을 거듭해온 ‘라틴어 필사’는 그에게 가장 적극적이고도 필사(必死)적인 공부이자 수행, 그리고 간절한 기도였다.
한동일 작가는 최근 한국 독자들 사이에 부는 필사 열풍에 대해 반가움과 독려의 마음을 표하며, 인류사에서 도도히 흘러내려온 필사의 기원과 역사와 함께 고전과 일상에서 길어올린 라틴어 명문장들을 풀어놓는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오비디우스, 세네카 등 희대의 라틴어 명문장가이자 철학자들의 잊을 수 없는 라틴어 문장은 물론, 평생 노예 신분으로 살다가 극적으로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으로 거듭난 후 촌철살인으로 당대 로마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푸빌리우스 시루스의 격언들, 그리고 김대건 신부와 함께 조선의 두번째 신부로서 유학했으나 조선으로 돌아와 숱한 핍박과 고뇌와 과로 속에 숨을 거둔 최양업 신부가 바다 너머의 사제들에게 띄워보낸 절절한 라틴어 서한 속 문장들이 한동일 작가의 오래된 노트 위에 펼쳐진다.
고대 로마인들의 지혜로부터 고립된 수도자가 세상의 경계와 압력을 깨뜨린 외침, 거대한 인생의 시름과 고통을 가볍게 비틀어 웃음으로 치환하는 문장에 이르기까지 『한동일의 라틴어 필사 노트』에는 지난한 삶을 단단히 버티게 해주는 철학과 명문장들이 그득하다.
당신은 이제 펜 한 자루만 꺼내 지팡이처럼 꼭 붙잡고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라틴어 문장으로 촘촘히 잇대어놓은 이 지혜의 길을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
여기, 한 사람이 자신의 온 생을 걸고서 쓰고 또 써내려갔던 필사의 명문장들이 있다.
100쇄를 돌파한 『라틴어 수업』 한동일이 가슴에 새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라틴어 문장
“Et miratur alia,
cum sit ipse mirator magnum miraculum.
다른 것들을 두고 경이로워하는데,
사실 경이로워하는 당신이야말로 위대한 기적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필사를 가장 열심히 한 대표적인 집단은 수도원의 수사(修士)들이었다. 한동일 작가는 수도자들에게 “필사는 길이자 일이었다”고 말한다. 한데 이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한자 한자 글자를 눌러쓰는 지극히 느리고 아날로그적인 필사라는 행위는 언뜻 현대인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동일 작가는 이 고전적인 행위가 인생의 각종 위기와 시험대 위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스스로의 삶으로 입증한다.
하루에 A4 20장 분량의 글을 써내는 과제와 함께 꼬박 12시간 동안 이어지는 로타 로마나의 시험장에서도 그는 손에 스미고 익어버려 나중에는 손끝에서 절로 흘러나올 지경이 되어버린 라틴어 문장들의 힘에 기대, 그 끔찍할 정도의 압박감과 난이도로 악명 높은 시험을 통과했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의 힘에 기대어 하는 것이라고, 입도 눈도 뇌도 아닌 오직 ‘손으로 한 공부’만이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꺼내 쓸 수 있는 공부라고 그는 자신의 경험담으로 말한다. 때로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가 아닌 그저 연약하고 힘겨운 한 인간으로서 우울과 절망감에 짓눌려 일상이 허물어져갈 때도, 한동일 작가는 이내 허리를 곧추세우고 책상 앞에 앉아 수없이 써내려간 라틴어 문장 속에 담긴 지혜와 힘이 그를 구해냈노라고 고백한다.
인생이 걸린 큰 시험을 치를 때 걷잡을 수 없이 떨리는 경험을 다들 해보았을 것입니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뇌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 상황에서도 손은 기억합니다. 당신이 한 공부를, 당신이 묵묵히 견딘 시간을, 당신이 유희를 참고 고통을 꾹꾹 눌러가며 쓴 어느 날의 글을. 손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우리의 노력을 기억합니다.
시험장에서 분명 떨리는데 제발 안 떨리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거나 나는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시험장에 들어가서 떨리면 떨리는 대로, 그대로 멈춰 5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보길 권합니다.
숨을 고르며 내 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다음부터가 중요한데요. 머리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내 손이 기억하는 것을 따라가보고 그대로 꺼내어 써내려가면 됩니다.
이것이 제가 로타 로마나에서 극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시험을 통과한 방식이었습니다.
_작가의 말에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문장과 삶을 피워내는 라틴어 필사의 세계
“Cavete, animum amittatis
조심하라, 마음을 잃지 않도록.”
인류의 오랜 언어이자 사고체계이기도 한 라틴어는 그 역사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철학을 문장 속에 담고 있다. 한동일 작가가 엄선한 라틴어 문장들은 무조건적으로 따스한 희망이나 위로의 메시지만 전달하지 않는다. 때로는 따끔한 성찰의 목소리와 일갈을 통해 문장을 따라 쓰는 독자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상실과 좌절을 겪는 이들이 삶의 방향을 잃지 않고 전체 인생을 조망할 수 있도록 저 높은 곳에서 빛나는 북두칠성이 되어주기도 한다.
한동일 작가는 언제라도 인생이라는 시험장에서 백지상태가 되어 무너질지 모를 우리의 손과 삶을 굳게 붙잡아줄 믿음과 희망의 라틴어 문장들을 여섯 가지 삶의 고비와 주제별로 나누어 이 책에 묶었다. 사랑과 사람 앞에 절박하고 흔들릴 때, 모든 경험과 지혜를 동원해 고난을 돌파해야 할 때, 한없이 깔아지고 늘어지는 나 자신을 일으켜 생을 개조해야 할 때, 잔인하고 가혹한 적에 맞서 싸워야 할 때, 그저 한없는 밑바닥으로 꺼져들어가는 것만 같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계속해서 살아 견뎌야 할 때……
『한동일의 라틴어 필사 노트』에는 한 사람의 삶을 단단히 붙들어줄 라틴어 문장이 담겨 있다. 각 페이지에는 라틴어 원문과 발음, 한국어 뜻풀이를 나란히 기록하고, 일부 라틴어 문장에는 그 문장의 기원과 활용, 작가에 얽힌 에피소드와 해당 문장이 불러일으킨 인류의 결정적 순간들까지를 흥미진진하게 기록했다. 또한 ‘필사의 기도’라는 별도의 장을 만들어 한동일 작가가 살면서 거듭 외운 기도문들을 손으로 따라 쓸 수 있도록 했다. 한동일 작가가 빈칸에 따라 쓴 친필 글씨가 포함된 이 필사 노트는 독자들이 글씨를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누드사철제본 방식으로 만들어 더욱더 필사의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게 제작했다.
당신의 필사로 빈칸이 채워질 때, 이 책은 비로소 완성된다.
“Do tibi hunc librum legendum. Utere felix!
이 책을 당신께 드립니다. 읽고 행복하시길!”
인생이라는 시험장에서 손이 덜덜 떨릴 때 나의 손과 삶을 굳게 붙잡아준 믿음과 희망의 문장들을 수많은 생의 긴장과 고비 앞에 설 당신에게 바칩니다. 이 오랜 지혜의 문장 앞에 당신의 떨림도 잦아들고 설렘은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보다 훨씬 오래 살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삶과 사랑을 품어온 신비한 언어 라틴어, 이제 저의 기도이자 가장 좋은 친구가 된 라틴어에 감사합니다.
제가 라틴어를 더욱 사랑하는 길은 오직 펜을 꺼내들어 쓰고 또 쓰는 것뿐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