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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쩌다 이렇게 끔찍한 인간이 되었을까 상세페이지

내가 어쩌다 이렇게 끔찍한 인간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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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ego 출판
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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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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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0원
판매가
9,450원
출간 정보
  • 2025.01.22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182 쪽
  • 4.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6664649
ECN
-
내가 어쩌다 이렇게 끔찍한 인간이 되었을까

작품 소개

“얘들아, 학원에 왜 오는 거야?”
수업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 1분이라도 강의가 길어질까 시계를 확인하느라 바빠지는 아이들의 눈동자 굴리기를 멈출 묘안을 궁리하다 냅다 질문을 던져본다. 학원에 왜 오냐니!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에 학생들이 멀뚱멀뚱 쳐다본다.
“집에 갈라고 오는 거지! 학원에 와야 집에 가니까! 아닌 사람~!”
학생들이 환하게 웃는다.
“지금 여기서 집에 제일 가고 싶은 사람이 누굴까?”
당연히 제 자신이라는 답을 얼굴에 써 놓고 씩 웃는 아이들.
“지금 이 강의실에서 집에 제일 가고 싶은 사람은 바로 선생님이야. 그걸로는 아무도 선생님 못 이길걸?!”
아이들이 소리 내어 웃는다.
참 아이러니하다. 귀가를 하기 위해 등원을 한 아이들과 퇴근을 목표로 출근한 선생님이 모여 수업을 하는 강의실. 아이들은 1년째, 나는 무려 20년째 하는 생활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강의실의 풍경만이 아니다. 금쪽같은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자면 뱃속에 다시 집어넣고 싶다는 말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튀어 나온다. 늘 고마운 부모님 선물을 사러 간 백화점에서 양손에 주렁주렁 들고 나오는 쇼핑백에는 올해도 쑥쑥 커 줘서 맞는 바지가 없는 아이들의 바지와 그 바지와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릴 티셔츠들이 먼저 담긴다. 주저 없이 주문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받아들면서는 아이스라떼가 아쉬워지고, 자려고 누우면 눈이 더 말똥말똥해지는 일은 귀여운 수준이다.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뭘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작가를 꿈꾸었던 문학 소녀는 무럭무럭 자라 학교가 끝난 아이들을 붙잡아 놓고 국어를 가르치며 퇴근을 기다리고 있다. 소녀는 그 사이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강의실에서 퇴근해 집으로 출근하고 집에서 퇴근하면 강의실로 출근하는 생활의 자전거는 소녀가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방향으로 굴러갔다.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모든 길은 소녀가 선택했지만, 그 길에서 펼쳐지는 생활은 소녀가 한 번도 선택한 적 없는 것이었다.
관성이 붙은 바퀴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멈추는 것은 오로지 소녀의 용기와 의지로만 가능했다. 안간힘을 다해 페달을 밟으면서도 소녀는 멈추기가 두려웠다. 멈춤의 두려움을 각오하는 대신 쉬지않고 출근 페달을 밟는 고통을 견디기로 한 생활이 벌써 스무 해째다.
소녀는 여전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은 꿈을 꺼내보기로 했다. 얼마나 꿈꾸던 일인가. 얼마나 오래 상상해 온 일인가. 고단한 강의와 설거지까지 끝내고 매일같이 기다렸다는 듯이 원고지 앞에 앉아 그간 묻어둔 나만의 이야기를 유려하게 써 내려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핀 조명을 받은 주연배우처럼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
 
드디어 설거지를 마치자마자 원고지 대신 노트북을 켰다. 한글 맞춤법 테스트를 출제하기 위해서도, 엊그제 시행한 수능 모의고사를 출력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오랫동안 나의 이야기를 기다려온 뽀얀 ‘새 문서’를 클릭하기 위해서다. 첫 행에서 바쁘게 깜빡이는 커서의 리듬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10여분이나 지났을까. 고단한 하루가 연이은 하품 세례를 퍼부었다. 하품에 고인 눈물을 닦자 자러 들어갔던 막내가 나와 정수기에서 물을 추출하며 묻는다.
“엄마, 뭐 해?”
“응, 수업 준비.” 하고 둘러대고는 호기심으로 데굴데굴 굴러오는 막내의 눈동자를 피해 황급히 다른 파일을 열었다가 닫는다.
“휴-.” 막내가 자러 들어갔다. ‘새 문서’ 창과의 눈싸움 2차전이 시작되었다. 1시간쯤의 팽팽한 눈싸움 끝에 드디어 ‘ㅇㅓㅁ ㅁ ㅏ’ 라고 키보드를 누르려니 저녁도 안 먹고 잠들어서는 남들 잘 시간에 일어나 어슬렁어슬렁 나오는 첫째.
“배고파.” 나는 반사적으로 겨우 적기 시작한 ‘엄마’ 2글자를 삭제하고 사전 검색창과 글쓰기 창을 내리고 일어났다. 차돌박이 된장찌개에 어제 엄마네서 공수해 온 무생채와 콩나물 무침을 나란히 차려놓고 프라이팬에 반 봉지 남은 비엔나 소시지를 탈탈 털어 케첩으로 간을 해 볶아놓으니 첫째가 군소리 없이 늦은 저녁을 먹는다. 첫째가 식탁을 비우기를 기다리는 동안 메시지가 도착한다.
“선생님, 학교 프린트 나왔어요. 김정한의 <모래톱 이야기> 진도 나갔어요.”
글쓰기는 시작도 못했는데 다음 수업까지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추가됐다. 충분히 예상하고 각오했지만 일하는 엄마의 자아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또한 자전거 위에 극복해야 할 짐만 더하는 것은 아닌지 첫날부터 심상치 않다. 첫째의 밤늦은 식사도 끝나고, 새로 나온 진도 준비는 미루고 다시 집중력을 다잡아 눈싸움을 시작했다.
뭐라도 써 보자는 심정으로 호기롭게 ‘인생은’ 이라고 써 보고는 급기야 노트북을 끄고 말았다. 오래 바라오던 간절함에 비해 첫 글자도 적히지 못한 ‘새 문서’ 와의 첫 눈싸움은 그야말로 완패다. 이 순백의 문서는 정말 ‘책’ 이 될 수 있을까? 내일은 반드시 첫 페이지를 완성해 보리라 다짐해본다.
저자 이윤정이 쓰는 첫 책은 오래 그리워한 나의 엄마에게 쓰는 편지다. 너무 단단해 보여서 알기를 두려워해 온 아빠의 어깨를 어루만지는 안마다. 넘어지면 넘어진 채로 주저앉고 싶었던 나를 번번이 일으켜준 절대적 존재, 나의 마지막 가족에게 바치는 갓 지은 밥이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엄마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너’ 가 있기에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나’ 에게, ‘엄마’ 인 모두에게 선물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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