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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번역본 가운데서는 번역의 질이 가장 훌륭하다. 수록된 작품 가짓수가 적은 게 최대의 단점이다.
전집을 사려다 말고 이 책을 샀습니다 구성이 좋고 러브크래프트를 맛보기 좋았습니다! 옛스런 배경에서의 으스스함이 압권이네요
약간 사람 안 만나고 자기가 한국인인 데 자부심 있고(자문화중심주의자임) 역덕질하는 크리스천 오타쿠가 과학동아 열심히 구독하면서 쓴 이야기인데 구조는 아라비안나이트를 차용했고 잘 모르는 얘기는 어물쩍 넘어가는 게 공부 제대로 안 해놓고 글은 쓰고싶어서 지은 책이라고 해도 믿겠다 싶습니다 trpg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반복적으로 읽고 있는데 러브크래프트씨 결혼도 하고 친구도 있었다는 게 너무 기적쳐럼 느껴지네요 읽을수록 피하고 싶은 사람임을 알겠으며 저도 자칫 잘못하면 이런 사람이 되겠다 싶어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저 자신이 오타쿠라서 느끼는 동족혐오일 수도 있고요 설정놀이 잘 한 거 하나는 본받고 싶네요 나머지는 정말 비호감맨 러브크래프트...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좀 이상한 얘기지만, 나는 어렸을 때 이상한 냄새 맡는 것을 좋아했다. 다락방의 콤콤한 냄새, 주유소의 달착지근한 냄새, 보일러 스팀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 예시가 좀 이상하긴 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나, 마주치기 싫은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양가적인 심리를 갖고 있다. 귀신을 보기 싫어서 눈을 감아버리고는 이내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눈을 뜨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갖고 있는 심리도 이런 것이다. 코스믹 호러, 말 그대로 우주적 공포의 냄새를 맡은 인간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 냄새를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알 수 없는 공포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마침내 그 공포와 대면한 후에 견디지 못하고 미쳐버리는 것. 이것이 크툴루 신화세계의 인간들이다. 이렇게 공포를 향해 불나방처럼 날아드는 인간들의 모습이 조금 억지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을 특징짓는 본능은 알고자 하는 욕구이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이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설 속 피해자들은 자신의 본능에 따라 불확실한 공포를 포착해서 이해하려고 했고, 그때문에 파멸을 맞게 된 것이다.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자체만 보면, 시대착오적인 설정이나 대사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이 아직까지 읽히는 것은 그가 만든 세계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리스의 예술품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듯이, 우리가 모르는 오지의 기괴한 조형물 역시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인간은 코스모스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카오스에서 알수없는 흡입력을 느끼기도 한다. 러브크래프트는 카오스의 매력을 극대화한 인물이다. 빛의 세계에서 활동한 수많은 작가들 역시 코스모스와 카오스를 넘나들었지만, 러브크래프트만큼 극적으로 혼란스럽고 기괴한 것을 다룬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 독창적인 작품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런 작품들은 사회에 의해 억압되어 왔다. 인간 내면의 심리를 철저히 억압해왔던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어둡고 기괴한 것을 보고자하는 욕망은 부정되었다. 동시에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역시 외면받아야 했다. 도덕적이지 못하고, 경건하지 못한 그의 작품세계는 그 당시의 관념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크툴루 신화에서 파생된 수많은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고, 심지어 그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방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무의식을 부정하지도 않고, 어두운 세계를 다룬 소설을 꺼리지도 않는다. 단지 그것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거기에 빠져드는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를 읽으면 재밌어서 기분이 조크든요.”이 말이 현재 러브크래프트가 사랑받는 것의 가장 중요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호러 소설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러브크래프트는 대부분 단편선의 소설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스티븐 킹은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음을 거리낌 없이 인정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이 단편선 역시 스티븐 킹의 중단편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을 지니고 있다. 바로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무엇인지 아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신의 인지능력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어떠한 '무언가'가 화자의 눈 앞에 실체를 드러낼 때 화자의 공포감은 독자에게 전이되고 우리는 책 속에서 튀어나온 냉기가 온 몸에 엄습함에 전율하게 된다. 러브크래프트는 이러한 코스믹 호러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전율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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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단편선 07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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