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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상세페이지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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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전자책 정가
11,800원
판매가
11,800원
출간 정보
  • 2025.09.17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2.1만 자
  • 17.0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99381971
UCI
-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작품 정보

이미지만으로도 한 세계를 너끈히 만들어낸다. 현재와 과거가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융화하면서 교차되는데 현재는 한겨울의 눈, 잿빛, 차가운 적막으로 가득하고 과거는 한여름의 빛, 눈가를 간질이는 나무 이파리들의 흔들림, 내밀한 열기로 충만하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상처뿐인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누군가는 자신을 찾아, 또 누군가는 쉴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한겨울의 눈 속에서 한여름의 빛, 그 속에 오도카니 웅크리고 있는 그 시절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소설이다. 서로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해원과 경모. 그들은 그 여름의 빛 속으로, 설렘과 공감, 고통과 번민이 교차하는 그 시간 속으로 이제는 당당히 걸어 들어갈 수 있을까.
2021년 세계문학상과 2025년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한 채기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타인에게 헌신하면서도 타인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타인에 의해 구원받는, 타인을 위한 기도의 육화와도 같은 소설이다.

기억 속에 봉인된 과거의 날들
찬란한 만큼 아프게 부서졌던 우리들의 여름

고등학생이던 해원과 경모는 자전거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선다. 파업으로 버스가 다니지 않는 하굣길, 해원이 경모를 불러 세웠기 때문이다. 집까지 태워달라고. 같은 마을에 사는 해원과 경모는 얼굴만 알 뿐 말을 나눈 것은 그날이 처음이다. 핸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자전거 때문에 망설이던 경모는 급하다는 말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해원을 태워 집으로 달리지만 결국 우려대로 사고가 나고 만다. 내리막길에서 휘청이던 자전거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것이다. 그 일로 경모는 죄책감에 휩싸인다. 해원을 온전한 상태로 집까지 데려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날 해원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후 해원과 경모는 다시 성당에서 마주치고, 일주일에 한 번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낯선 감정을 키워간다. 어느 날,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는 바람에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덤불숲으로 들어선 둘은 ‘그날의 일’에 대해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다. 자전거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바람에 해원은 발목에, 경모는 어깨에 생긴, 다른 자리의 같은 상처에 대해. 해원이 경모의 어깨 위 상처를 어루만지는 순간, 그것은 증오의 기록에서 훈장으로 변모한다.
그러나 낯선 감정을 키워가던 둘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멀어지고, 경모는 수사가 되어 스페인의 수도원으로 떠난다. 얼마 후 집에 들른 경모는 해원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족까지 끊어내겠다 선언하며 한국의 짐을 모두 정리한 뒤 다시 스페인으로 떠난다. 그러고 7년, 고향인 군에서 지원하는 이주민지원센터에서 해원과 경모는 속절없이 마주치고 만다.

소멸해가는 고향에서 다시 만난 사람들
고통과 혼돈 속에서 찾아가는 간절한 기도와 위안

해원이 고향인 가흘면으로 돌아온 것은 이혼 후 생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생을 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에 시달리는 엄마를 보며 자란 해원은 몇 가지 굳게 다짐한 게 있다.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것. 동생인 해령만큼은 폭력 앞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두 사람에 대한 마음이 클수록 해원의 언어들은 더욱 가차 없어진다. 자신의 이혼을 반대하는 엄마를 향해 언어라는 칼을 곧추세우곤 사정없이 그어 내렸다.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연애를 하는 해령을 향해서는 날카롭게 벼린 표창을 던졌다. 그러나 해원은 죄책감을 해소할 길이 없다.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고, 해령과의 사이에 쌓인 높다란 성벽은 허물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해원이 이제 마음을 다할 수 있는 대상은 이주민지원센터를 찾는 외국인 노동자들뿐이다. 그들이 처한 상황에 과하게 몰입하고, 당사자보다 더 분노하고, 관련기관을 찾아가 생떼 쓰듯 해결을 요구하는 해원은, 그래서 더 경모에게는 위태로워 보인다.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안식년 휴가를 내고 집으로 돌아온 경모는 이주민지원센터에서 일하며 해원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지우고 싶은, 지웠다고 생각한 그 여름의 기억이 자꾸만 떠오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라고 자기 안의 감정을 지칭하듯 고백했던 경모는 결국 해원을 배신하고 수사가 되어 스페인으로 떠났다. 해원에게는 한마디 설명도 없이. 마지막 만남 이후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잊은 줄 알았던 그 여름의 빛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들고, 도려내지 못한 채 시들었던 감정은 또다시 불꽃처럼 피어나 경모를 당황케 한다. 그리하여 경모는 한 번 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짐하는 것이다. 이제 스페인으로 돌아가면 다시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안식년 휴가를 끝내고 수도원으로 돌아간 경모는 자신의 다짐처럼 모든 연락 수단을 끊어버린다.

“아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
좋은 마음이 깎여 나가지 않게, 그 마음을 지켜주는 거야.”

해령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 다니던 병원에 한 달 휴가를 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상처 내기 바쁜 언니 해원이 이미 엄마 집에서 살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해령에게는 쉴 곳이,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을 곳이 필요하다. 현재 해령은 아무런 의욕도 없이 무기력의 바다에서 둥둥 떠다니는 중이다. 엄마가 살아 있을 땐 그렇지 않았다. 엄마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으면서까지 채찍질했다. 엄마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삼았으며, 엄마의 의지에 기대 한 발짝 한 발짝 지친 몸을 이끌고 힘겹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게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해령은 마을 초입에서 혼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 돌아가신 할머니 집에 버려진 아이, 연서. 연서를 데리고 왔던 아빠는 현재 실종 상태다. 연서는 아동일시보호소로 보내지고, 해령은 자주 연서를 만나러 간다. 불안 때문에 툭하면 말문을 닫는 아이, 두려움 앞에 웅크리고 앉은 연서가 꼭 자기 자신처럼 느껴져서다. 해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서의 위탁부모를 신청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연서에게 다른 시간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하지만 위탁부모가 되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 해령은 연서에게 완전한 가족을 만들어줄 수 없는 싱글이기 때문이다.
세정과 정욱은 고향인 가흘면으로 돌아온 뒤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툼을 벌인다. 군청의 별정직 공무원인 정욱에 반해 리조트에서 3교대로 일하는 세정은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생활의 균형을 원하는 정욱에게 세정은 대출금을 갚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논리로 맞선다. 그들 부부가 기어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정욱이 연서의 위탁 문제를 꺼냈을 때다. 연서를 데려와 키우자는 정욱과 반대하는 세정. 그런 세정을 가혹하게 몰아세우는 정욱. 정욱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던 세정은 마침내 이혼을 결심한다.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오랜 질문에 대한 깊은 사유로서의 소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타인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도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미처 돌보지 못한 마음 혹은 의도를 빗나간 결과 때문이다. 누군가는 매일 타인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또 누군가는 매일 그를 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타인을 위해 떠나고, 또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에 대한 거듭되는 사유에 다름 아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홀로 존립할 수 없고 반드시 누군가의 돌봄을 통해서만 성장을 시작해야 하는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의 삶은 타인으로 인해 채워지는 걸까, 아니면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라는 굴레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기대와 사랑으로 삶을 채워가는 건 아닐까. 때로는 타인과 불화하면서 또 때로는 타인에게 헌신하면서, 그렇게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꽤 오래전부터 해온 생각을 이 소설에 담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선명한 이미지와 내밀한 열기로 가득한 이 소설이 어쩌면 잊고 있었을지도 모를 ‘당신의 여름’으로 데려가주기를 기대한다.

작가 소개

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앙상블」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장편소설 『언맨드』로 제1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장편소설 『반음』으로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2025년 『못갖춘마디』로 제23회 사계절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첫 소설집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 장편소설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을 펴냈다.

리뷰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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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의 뜨거움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껴지는 글이였다. 읽는 내내 한여름의 햇빛같으면서도 이면의 그늘이 느껴졌다. 주인공들이 각자의 상처를 품은 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마치 우리 모두의 성장통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 한켠이 따뜻하고 서늘하게 남는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청춘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100***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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