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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상세페이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작품 소개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김달진문학상 ·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박정대 시인의 신작

14회 김달진문학상과 19회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박정대의 새 시집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이 출간되었다.『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은 웅진문학에디션 뿔이 한국 현대시단을 살펴 엄선한 ‘오늘의 대표시인선’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박정대는 전작『단편들』(1997년),『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2001년),『아무르 기타』(2004년)를 통해 우리 시사(詩史)에서 가장 집요하고 힘센 낭만주의자임을 증명했다. 박정대의 로맨티시즘은 서정시의 관습을 온전히 무시한 자리에서 시작된다. 압축과 절제 대신 잉여와 과잉의 언어를 도입하고, 서정적 권위를 스스로 박탈시키는 언어유희와 아이러니를 구사함으로써 그는 전래의 서정을 과감히 넘어선다.
『격렬비열도』와『아무르 기타』에서 청춘의 실경과 음악의 완성을 관조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도달할 수 없는 사랑(혁명) 때문에 우리 생이 앓게 되는 불가피한 열병에 관해 읊조린다. ‘사랑의 재구성’을 위한 열띤 투쟁 끝에 고요히 스며오는 ‘본질적’ 고독을 박정대 특유의 감상적이면서도 유장한 리듬으로 담아낸다. 해외여행의 모티프가 주조를 이루는 이번 시집은 엑조틱한 시정으로 낭만적 몽상과 비현실의 스케일을 일층 더 확장시켜 놓았다. 어디 그뿐인가. 시편마다 흩뿌려진 아름다운 외래어들은 우리의 입 속을 맴돌며 맑고 투명한 풍경과 왠지 모를 쓸쓸함을 안겨준다.

조율된 고독을 향해 걷는, 무가당 담배 클럽의 비터스위트한 여정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은 생이라는 “거대한 고독의 대륙”을 횡단하는 어느 비밀결사대의 장대하고 쓸쓸한 여행을 담고 있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는 낯선 도시가 있고, 방랑과 낭만이 있고, 그리움과 사랑이 있고, 불꽃과 불멸이 있어 아름답다. 49편의 시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시인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도록 편집되어 있다. 그 이야기를 형성하는 기본 축은 무가당 담배 클럽과 그 요원들. 시인은 밤이 되면 “바람의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 “내 영혼의 동지”들을 “백야” 속으로 불러낸다. (「자정의 라디오 레벨데」)

고독 행성에 호롱불이 켜지는 점등의 시간이 오면 생의 비등점에선 주전자의 물이 끓어오르고 톱밥난로의 내면을 가진 천사들은 따스하게 데워진 생의 안쪽에서 영혼의 국경선을 생각하네 -「고독 행성」중에서

“톱밥난로의 첫 페이지”에서 “스웨터의 두 번째 영혼”으로, “체 게바라”에서 “로맹 가리”로 시시각각 몸을 바꾸는 무가당 담배 클럽의 밀사들은, 이룰 수 없는 꿈과 동경으로 한 생을 걸어가는 낭만주의자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안개의 달 18일의 결사”를 결행한 무가당 담배 클럽은 뤼 뒤 바크, 라 데 팡스 역을 거쳐 몽골 초원과 산뚱 반도를 누빈다. 슬픈 “추억을 암살”하며, “제국의 나쁜 습기”를 소탕하며 본질적인 “사랑을 재구성”하기 위해 종횡무진 달려가는 비밀 결사대들의 모습은 촛불처럼 뜨겁고 아스라하다. 이따금 몰려오는 “그대의 흔적”은 술과 기타의 밤이 몰아내준다. 그러나 마침내 “사랑을 맹세한 자들이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다”는 그리스 델피의 언덕에 당도했을 때, 그들이 마주하게 된 것은 생의 본질적인 고독일 뿐. 영원하지 않은 것, 도달할 수 없는 것을 사랑했으므로, 긴 여정 끝에 밀려오는 것은 존재하는 일의 근본적인 쓸쓸함이다. 이제 각각의 시편을 수놓았던 모든 공간과 인물은 시인의 내면이 상정하는 ‘본질적인 고독’ 속으로 일제히 수렴된다. 박정대의 로맨티시즘이 이루었던 광활한 이동 경로는 시집 말미에 이르러 철저히 마음의 지도 위에서만 펼쳐지게 된다.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 네 생각 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되돌릴 수 없는 것들」중에서

담배를 피우며 나는 어쩌면 이 지상에서 내가 돌아갈 나라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는지도 모른다 / 안개에 휩싸인 지중해의 저녁이 끝내 내어주지 않던 비행기 한 대, 내 마음속에서도 끝내 떠오르지 않던 그리운 별들 / (중략) / 1.8유로 값싼 그리스산 담배를 피우며 나는 눈앞의 폭풍을 헤치며 떠오를 지중해의 별들 같은 건 아예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리스産 담배」중에서

나는 빈곤과 허탈의 대지로부터 왔네 / 심장의 내륙에서 혹한의 영혼까지 바람을 거슬러 오르는 횡단의 어려움, 집시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는 나는 무모한 패관, 나는 생의 백지위임장을 들고 몽상과 연민이 끝난 저 먼 대지로부터 왔네 / 생은 마치 처절한 화학반응과도 같아서 실패한 실험처럼 황폐하게 돋아난 낡은 시간의 깃발이 여기에 있네 / 나는 이제 깃발의 무모함, 무모함의 천막을 여기에 다시 펼치려 하네 / 끝이 보이지 않는 백지의 평원 그 끝으로 누군가 말을 타고 아득히 사라져가네, 희미하게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들 / 무가당 담배 클럽 총서의 목록 / 그러나 가령 톱밥난로의 첫 페이지, 스웨터의 두 번째 영혼 그리고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같은 거 / 그래서 나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들으며 글을 쓰네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중에서

박정대 시인에게 세계(또는 생)의 본질은 영혼을 탕진하고, 궁극의 고독을 수용하고, 다시 생의 깃발을 펼쳐 드는 끊임없는 반복에 있다. 그는 우리 삶의 기본 음률인 이 시지푸스적 슬픔을 튜닝하고 조율하는 자리에서 시와 음악이 돋아난다고 읊조린다. 삶을 연주하는 것은 고독이고 고독을 조율하는 것이 시라고. 슬픔이 흘러가 고이면 음악이 되고, 음악이야말로 “흠 있는 영혼들이 거주하는 이 지상의 거처”라고. 그리하여 산문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되묻기도 한다. “헝클어진 삶의 줄, 그 줄 위에서 그대의 고독은 잘 튜닝되어 있는가?”


저자 프로필

박정대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65년
  • 학력 고려대학교 국문과 학사
  • 경력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
  • 데뷔 1990년 문학사상 「촛불의 미학」
  • 수상 2003년 김진달 문학상
    소월시 문학상

2017.11.29.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박정대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단편들][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아무르 기타][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모든 가능성의 거리]가 있으며 현재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김달진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한 잎의 백야
처음이자 마지막인 백야
자정의 라디오 레벨데
소피아네
고독 행성
투쟁 영역 확장의 밤
마지막이자 처음인 백야
백야를 횡단하는 새들의 화면조정 시간
정오의 라디오 레벨데
나의 아름다운 세탁선
라펭 아질에서
카바레 드 자사생
호텔 솔리튀드
감정의 귀향
사천의 천사
해적판 거리
로맹 가리
그리고 마지막이자 처음인 백야

두 잎의 국경선
우르가
우르무치 여관
생의 접경지대
아, 비, 정전
빅또르 쪼이
안개의 달 18일 결사
리컨스트럭션시
되돌릴 수 없는 것들
얼음 맥주 공장의 노동자들
갱바르드 밀서
그대의 사유지
흐리고 느린 중국식 필름
측백나무 국경 근처
여섯 개의 백지위임장으로 만든 기타

세 잎의 공화국 광장
갱스부르 기타
감정의 무한
델피에 가려면
영원의 하루
그리스산 담배
안개의 달 26일 결사
월하독적
유령
담배 피우는 프랑수아 트뤼포를 위한 시선의 동맹
Z
안나푸르나의 능선이 보이는 작은 방
흑야
갈레 슈우
그럼 이만 총총
그대는 갸륵한 내 노동의 솔리튀드 광장이었나니
카페 몽파르나스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박정대의 새 시집에 부치는 글 /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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