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는데 왜 자꾸만 엇갈리게 되는 걸까?
가족과 친구, 연인이 정말 하고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삶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마음속 말들을 독백으로 풀어 놓다!
모두가 사랑을 말하는데 그 안에는 무슨 말들이 숨어 있는 걸까? 어느 순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 묻혀 버린 말들이 있다. 꼭 원망처럼 들리지만 애원이 숨어 있는 말. 질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독백인 말, 웃음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울음인 말, 말하고 있는데 전혀 하고 있지 못한 말, 잘못 보낸 문자 메시지인 척, 잘못 건 전화인 척, 억지로라도 그 사람이 읽도록 만들고 싶었던 내 마음속 말들...
이 책에서 주인공들은 숨어 있는 마음속 말들을 독백으로 풀어놓는다. 왠지 사랑한다는 마음을 들키기 싫어 엉뚱한 말을 꺼내고 말았던 남자의 독백, 헤어지자는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남자 앞에서 그 말을 못하게 하려고 무의미한 말들을 쏟아 놓는 여자의 독백, 친구라는 관계마저 깨질까 봐 사랑을 말하지 못하는 남자의 독백, 실연을 당한 딸에게 선뜻 말을 건네지 못하는 엄마의 독백.. 우리는 삶 속에서 엇나갔던 순간들 역시 이렇듯 수많은 숨겨진 독백들을 갖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안다. 결국 말하지 못하고 독자들에게만 털어놓는 주인공들의 독백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서 우리의 가족이, 친구가, 연인이 사실은 하지 못한 말들이 무엇이었는지, 그 마음속을 읽어내려 갈 기회를 얻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라고밖에 할 수 없었던 애달픈 감정의 이름을 찾을 테고, 다른 누군가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기에 놓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이 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혹은 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 번이라도 사랑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공감을 넘어, 상처로 남은 사랑을 껴안고 다시 사랑할 말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무수한 엇갈림 속에서도
서로 어떻게든 사랑을 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독백들이 우리가 결코 말하지 못하고 있는 마음속 말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면 주인공들이 펼치는 50여 개의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우리에게 관계라는 것 자체가 참으로 복잡한 것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서른 두 살 드라마 제작피디 동희가 버스 정류장에서 술에 취해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한 남자의 통화를 듣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출발한다. 그리고 동희가 사랑하는 남자 성재, 성재의 옛 연인이자 그림자 같은 존재인 정은, 동희를 사랑하기에 친구로밖에 남을 수 없는 남자 동욱, 동욱을 사랑하는 남자 승민, 그리고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인 지현과 지철, 사랑이 올까 싶었지만 정말 우연히 사랑을 말하게 된 동희의 엄마가 등장하며, 이들이 서로의 관계들을 엮어가며 사랑을 말한다.
삶의 비극은 어쩌면 살아가면서 실제로 다른 이들의 독백을 들을 수 없고 읽어 낼 수 없다는 데 있을지 모른다. 책의 주인공들 역시 서로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그래서 자꾸만 사랑
을 의심한다.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혼자만 사랑하니까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마주 보지 못하는 상대를 사랑하거나 마주 봤던 상대를 그리워하는 것 역시 모두 사랑의 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귀자’는 말로 시작하고 ‘헤어지자’는 말로 끝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 결과가 비록 내가 사랑하는 상대와 마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그 자체가 바로 사랑이며 행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주인공들 역시 불완전한 소통의 비극으로 여전히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지만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사랑하는 법들을 배운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사랑하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동안 더 많은 사랑의 말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몰라서 혹은 오해 같은 것으로 헤어지는 일이 없기를, 그래서 모두모두 오래오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말할 수 있기를 빕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심히 사랑하라는 응원을 보내는 책이 바로 이미나의 신작 ‘아이 러브 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