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조금 삐딱하게 설명하면,
‘소설가’라는 ‘신화’와 ‘소설’이라는 ‘기적’을
철저하게 해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간 넉 달 만에 10만 부 판매 돌파 베스트셀러★★★
나오키상, 일본SF대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현대 일본 문학의 대표 주자가 제시하는 혁명적 창작론
『너의 퀴즈』, 『거짓과 정전』,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스토리텔러로서 국내 독자에게도 친숙한 오가와 사토시의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SF 작가로 데뷔한 이래, 발표하는 작품마다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하며 현대 일본 문학의 대표 주자로 부상한 저자의 예리한 통찰이 담긴 작법서다. 그러나 서문에서부터 “만인을 위한 ‘소설 쓰는 방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과감하게 선언하는 ‘안티 작법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작법에 관한 기술을 전달하는 대신 글을 쓰기 이전에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 즉 ‘소설가로서 소설을 쓸 때 생각하는 것’을 명료하게 풀어 헤치며 창작의 신비주의를 걷어 낸다.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는 소설가의 사고술을 낱낱이 해체함으로써 창작뿐만 아니라 일상의 대화와 비즈니스 등 커뮤니케이션의 측면까지 확장할 만한 새로운 시점을 제시하여 화제를 모았고, 현지에서 출간 넉 달 만에 10만 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창작자뿐 아니라 모호한 생각을 적확한 언어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세상을 읽는 해상도가 높아지는 듯한 지적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왜 어떤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닿지 않는가?
작가와 독자의 ‘소설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좋다는 작품이 왜 내게는 시시하게 느껴질까,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왜 다들 알아주지 않는 것일까.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해 봤을 생각일 테지만, 대체로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니까 하고 간단히 결론 내리고 넘겼을 법하다. 오가와 사토시는 이 난제를 풀기 위해 ‘법률’이라는 표현을 쓰며 작가와 독자 사이에 있는 간극에 대해 논하는 것으로 운을 뗀다. 이를테면 캐릭터가 약하다, 묘사가 부족하다, 논리에 함몰돼 있다 등등의 ‘소설법’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작가와 독자의 가치관이 다르면 다를수록 독자가 작품을 즐기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하자는 것이다. “내가 (특히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집필할 때 신경 쓰는 점은, 내 소설법이 엄격한 부분에 관해서는 ‘아슬아슬하게 위법 행위를 한다’는 점과, 내 소설법이 느슨한 부분에서는 ‘절대로 법률 위반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자와 소설법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시시하다’는 평을 듣게 된다. 자신의 법률이 허용하는 한, 독자의 소설법을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22~23쪽) 그렇다면 그 법률의 간극은 어떻게 좁혀야 할 것인가.
추상화, 개별화, 정보의 순서에 유념하고 나서
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은 ‘나를 위해 쓴 문장 버리기’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은 ‘소설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독자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독자는 그것을 이해하려 하는데, 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화자가 청자에게 적절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오가와 사토시는 소설을 쓰는 이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해 모호한 세계를 상상하고 이를 타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추상화’, ‘개별화’, ‘정보의 순서’를 든다. 관찰한 것이나 자신의 체험을 추상화하여 다른 세계로 치환해 개별화하고, 정보의 효율적인 배치로 '나'와 독자가 각자 가진 정보량의 괴리를 좁혀 나가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항상 하나하나의 문장이 자신을 위해 쓰인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버리라’는 도발적인 제안을 한다. 이는 굳이 작가로서의 신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독자의 이해할 수 없는 소설법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자신이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시야를 틔워 아직 애매한 형태를 한 ‘소설’을 새롭게 찾을 기회가 되기도 한다.
AI 시대에 인간 작가가 갖춰야 할 무기, 소설 사고
날로 발달하는 AI가 창작의 영역까지 깊이 침투하여 암울한 전망이 난무하는 시대지만, 오가와 사토시는 AI의 위협에 대해 (현 단계에서) 그리 비관적이지 않은 입장이다. 소설은 인간의 인지(認知)를 언어로 압축한 활동이며, 그 매력은 압축된 파일을 독자가 머릿속에서 해제하여 자기 자신의 인지와 그 너머의 세계로 넓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 따르면 언어 모델에 기반해 소설을 학습하여 탄생한 소설은 결국 독자가 해제하는 과정에서 다른 소설의 잔상에 먹힐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집요하게 사고하며 타자(독자)에게 닿을 만한 언어를 설계해 나가려는 노력을 강조하는 이 책의 골자가 큰 시사점을 던진다. “내가 AI에 의한 표현 활동에 그다지 비관하지 않는 이유는, AI에는 해제하고 난 다음의 ‘어떤 사람의 인지’가 존재하지 않고, 더불어 그 너머에 펼쳐진 ‘세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력된 작품의 깊이로 AI가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나가는 미래는 머지않은 장래에 나타날 수 있겠지만, 작품을 통해 세계와 접속해 가는 과정에는 현실 세계를 살아온 인간만이 지닌 강함이 남아 있다.”(148쪽)
■추천평
오가와 사토시를 알게 된 이후로 줄곧 주목하고 있다. 드물게 진한 오로라를, 좀처럼 목격하기 힘든 설표를 주목하듯이. 만약 당신의 글이 “뭔가 낯선 색깔인데?” 하는 평을 받은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이 이 책을 통과하며 명료해지면 그다음에 쓸 것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무엇일지 모른다.―정세랑(소설가)
오가와 사토시의 창작 방법론은 정교한 발신에 대한 이야기다. 타인을 피하려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소설을 쓰며 다시 타인을 집요히 생각하게 된 작가. 이해할 수 없는 독자를 이해하기 위해 탐색하고, 연구하고, 치밀한 구조를 짜는 그 모든 행위에 ‘잘 전하고자 애쓰는’ 마음이 있다. 나와 같은 방식으로 느끼지도 사고하지도 않는 타인에게 어떻게 이 생각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매일 같은 고민을 반복하는 독자로서 깊이 감응하며 읽었다.―김초엽(소설가)
“진짜 알겠다!”와 “그런 게 되는 건 당신뿐이잖아!”를 오가는 사이에 전달되는 것은, 갈고닦은 사고나 기술조차 능가하는 압도적인 엄격함이다. 이 업계에서 제일가는 ‘소설 경찰’이 단속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글이다.―아사이 료(소설가)
소설로 표현하는 ‘재미’를 철저하고 건조하게,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성실하게 해체한 책. 그런데 그 과정 자체가 너무나 재밌다. 마치 작가의 사고에 도달하는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세스지(소설가)
외계인이 인간을 알기 위해 소설을 연구해 봤더니 결과적으로 새로운 문예 이론의 기초가 탄생한 듯한 느낌이다. 더욱이 파괴와 창조를 동반하는 대단한 것이. 근데, 진짜 이거 세상에 내놔도 되는 걸까?―미야우치 유스케(소설가)
눈앞이 환해지고 시력이 6.0이 되어 안경을 버렸다. 무릎을 치다 뼈가 부러져 한 걸음도 못 걷겠다.―마치다 고(소설가)
오가와 사토시 씨, 정말 대단하네요.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소설을 읽는 것도, 그 구조를 설명하는 것도 잘하다니. 치사하잖아.―이케자와 하루나(소설가)
현대 최고봉의 작가가 단정하고 유려한 필치로 풀어내는 브래지어 쟁탈전의 전모. 모든 소설가를 몰살시킬 ‘아, 데스게임……!’이란 유레카. 이러한 세계의 진실을 언어화하기 위해 우리는 소설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노자키 마도(소설가)
무릇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창작자들은 모두 이 예리한 사색을 앞에 두고 식은땀을 흘리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창작론의 넥스트 레벨 오가와 사토시 씨, 정말 날카로우시네요!―우타마루(래퍼, 영화평론가)
소설가가 이런 걸 쓰면 서평가는 전부 폐업해야 한다. 앞으로도 소설을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은 전부 이 책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재미있는 소설이란 무엇인가?’의 모든 것이 여기에 쓰여 있다.―와타나베 스케자네(서평가,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