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성장률 2% 대, 저성장 기조 불가피
불황 탈출과 트리플딥 위기의 기로
2016년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으로부터 탈출할 것인지 아니면 트리플딥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의 세 주체인 정부, 가계, 기업이 모두 소득이 아니라 부채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 향후 국제 금융시장은 신흥국 위기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 충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가 한국 경제의 생존과 추락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차이나 리스크 또한 연중 내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곧 우리 경제의 위기다. 중국 경제의 감속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대중 수출에 의존해서 성장을 도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오랜 불황으로 인해 내수의 버팀목 역할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민간소비가 정체되고 가계 부채라는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도 알 수 없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투자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의 적시적이고 적절한 경기 조정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할 것이다. 연구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16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퍼센트 중후반에서 3퍼센트 초반 사이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함에 따라 민간 경제주체들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 돼야 할 것이다. 기업이든 가계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금융: 핀테크 확산, 금융 혁신의 원년이 될 것
글로벌 유동성 축소 … 변동성 대응 필요
저성장 저금리 환경은 금융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실물경제의 성장 둔화가 금융 회사의 수익 기반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험업, 은행업, 사모펀드 등 각종 금융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2016년에는 정책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구도의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금융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책 변화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에 따른 영향도 상당할 것이다. 핀테크는 올 한 해 동안 금융권의 화두였다. 간편 결제 플랫폼에서 시작된 핀테크에 대한 논의는 금융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P2P 대출 플랫폼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자산 관리 시장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의 채용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저성장 ? 저금리의 거시경제 환경,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핀테크로 대변되는 기술 혁신은 소비자 효용을 높이고 국제 금융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5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G2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하강에 따른 불안감이 주기적으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이슈로 부각됐다. 이들 이슈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2016년은 그 본모습이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더 많은 고민거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선진국의 통화 완화 정책은 일본,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엄청난 유동성 확장 사이클을 만들어왔다. 이제 미국에서부터 시작해 일본과 유럽 순으로 이런 확장이 마감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2016년은 이런 대전환의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변동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게 유동성을 축소하게 된다면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자본이 이동했던 지역들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자국 내의 부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고, 신흥국이 받을 영향은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 상반기는 이런 글로벌 자본시장의 추세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신흥국가, 대외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 및 산업은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높아질 수 있는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이슈: 미국 슈퍼 달러 가능성 커
중국 뉴노멀 시대 표방, 성장 둔화
2016년 미국 경제 전망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미국 경제 전망에 따라 금리를 언제부터 어느 정도 인상할 것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하던 미국 경제는 파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2014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 2015년에는 2.6퍼센트 성장, 2016년에는 2.8퍼센트 성장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IMF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성장 추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성장 둔화는 물론 유로존 위기와 중국의 성장 둔화 둥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입 수요 감소가 중요한 원인이지만 미국 달러화 강세 지속과도 관련이 크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미국은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반면 일본과 유로존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중국마저도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를 할 전망이어서 달러화 강세가 적어도 2~3년간 지속되는 ‘슈퍼 달러’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에 대해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들에 환율 절상 압력을 가하는 등 새로운 통화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므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중국은 2015년 6월 주가가 급락하고, 8월에는 위안화가 갑작스럽게 절하되면서 금융시장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금융시장의 충격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중국 경제의 향방을 파악하는 데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강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장 둔화가 금융시장의 혼란과 크게 연관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배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조 위안의 대형 경기부양책의 여파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볼 때 과잉자본스톡, 과잉 생산능력, 과도한 부채의 조정 압력 또한 남아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 유지에 크게 기여해온 고정자산투자가 지속적으로 감속하고 있어 중국 경제는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소위 뉴노멀 시대를 표방하면서 완만하게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유수의 경제 전망 기관들의 2016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체로 6.5퍼센트 전후 수준이다.
기업 경영: 좀비 기업 정리 ? 체질 개선 중
글로벌 네트워크 구조조정 가능성
최근 조선 업종의 대기업 부실화 문제, 한계 기업의 갑작스러운 증가와 함께 ‘좀비 기업’이 화두로 떠올랐다. 좀비 기업이란 이미 시장에서 퇴출됐어야 하지만 정부와 금융 기관의 지원으로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많은 중소기업이 좀비 기업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2016년이다. 중소기업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생산, 설비 투자, 자금 사정 모두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2016년은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즉 2016년에도 중소기업의 생산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 즉 해외 직접 투자를 통한 글로벌 시장 활동이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향후에도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영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자원 가격 약세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은 앞으로 양적으로 크게 증가하기는 힘들지만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질적인 심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영이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영의 후퇴는 생각하기 어렵다. 즉 해외 직접 투자는 앞으로 한두 해는 현재의 200억 달러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경제의 지형 급변으로 해외 현지 법인의 효율화, 글로벌 네트워크의 재조정 등으로 구조조정을 급격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있는데다 최근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키운다고 하겠다. 기술 혁신 등을 통한 자체 경쟁력의 향상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테크: ‘현금 흐름’, ‘해외 투자’, ‘절세’가 핵심 키워드
상반기까지 주택시장 전세 ? 매매 동반 상승
자산시장은 지금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1퍼센트 금리시대에 진입했고 60세 정년제도 도입과 임금피크제로 고용구조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또한 저금리 ?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현금 흐름을 만드는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자산 운용 측면에서 ‘현금 흐름’, ‘해외 투자’, ‘절세’, ‘성장의 희소성’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산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보호막 중 하나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가능한 수익성 부동산, 주식시장에서의 배당주와 같은 자산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 2016년에는 새로운 절세형 상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ISA(개인종합계좌), 비과세 해외 주식 펀드 등이 내년에 출시된다. 기존의 연금저축계좌, 변액 연금, 퇴직 연금에다 새로운 절세형 상품들이 절세를 통한 비용 효율적인 수단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 해외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나라는 주식시장, 외환시장, 채권시장이 외국인에게 100퍼센트 개방되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또한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그동안 벌어놓은 자본을 잘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저금리와 저성장 상황에서 자본을 국내에만 둔다면 자본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방 경제가 지난 구조적인 리스크를 관리하고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의 과제다.
- 모바일 플랫폼, 급성장하는 중국의 소비자, 1인 가구의 보편화, 고령화 등으로 인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성장성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 저성장이 구조화될수록 성장하는 분야에 대한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2016년 상반기까지 주택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전세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매매 시장의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는 경매낙찰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집권 4년 차에 들어서는 만큼 집값과 전세가 급등한다는 일종의 법칙이 재연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집권 후반기에 들어설수록 경기 부양책으로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나서면서 집값이 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수도권의 전세가율은 1998년 조사 이래 최고치로 당분간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서울은 재건축 ? 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와 더불어 단기간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전세가율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달리 지방은 전세가율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주택 시장의 변수 중 하나는 지난 7월 대출자의 상환 능력 심사 강화 등이 담긴 ‘가계 부채 합관리 방안’에 따른 심리적 위축과 더불어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고 2016년은 집권당인 여당이 총선을 치러야 하므로 추가적인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상반기 중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