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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페이지부터 정나미가 떨어지는 만연체...
아가미는 사놓고 아직도 못 읽었는데 이건 후루룩 읽었음 다 읽고 투우는 대체 뭘 하고 싶었던걸까에 대해 깊생함 (자기를 기억하는지 알고 싶었나??) 이제 영화 보면 되겠다 조각과 얽힌 남자들 스토리 흥미있었음 류, 투우, 강 박사 그러고 보니 이 중 2명이나 유부남이네(대신 사별함)
굉장히 낯선 표현들이 있지만 강한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상실을 기다리는 것과 상실을 인지하고 다음 걸음을 떼는 것은 천지차이.
사실 구병모 작가님을 굉장히 잘 아는 편은 아니에요. 어릴 때 학교 추천 도서에서 읽은 위저드 베이커리 정도가 제가 아는 작가님 소설의 전부였는데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파과의 주인공은 67세의 여성 청부살인자예요. 설정만 보면 굉장히 영화 같고 자극적인데 실제 이야기는 그 반대예요. 그녀는 조용하고 철저하고 자기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요. 그런데 그 안에 어떤 외로움과 생의 끝에 대한 불안 또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 같은 게 스며 있어요. 그리고 그게 조금씩 아주 서서히 드러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사람이 누군가를 죽이는 장면보다 일상적인 순간들이었어요. 그런 평범하고 작은 장면들 속에서 결국엔 60대 킬러인 조각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윤여정 주연의 죽여주는 여자라는 영화도 생각이 났는데 노년의 여성 주인공과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인간의 내면과 삶의 무게를 그려낸 시각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받아서 그런가 봐요. 그리고 제목인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은 이미 썩어버린 과일이 정말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 같아요. 겉으로는 냉정하고 단단해 보이는 주인공이지만 사실은 이미 안에서부터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던 거죠. 고요하고 날카로운 소설이에요. 폭력과 고독 죽음과 노화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말투나 문장은 전혀 과장되지 않고 담담해요. 읽으면서 계속 이 사람이 끝내 뭘 원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죽음? 구원? 아니면 그냥 누군가와 닿아보고 싶었던 마음? 정답은 없는데 그 여운이 참 오래 남더라고요. 누구나 멀쩡해 보이지만 어쩌면 이미 조금씩 금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잘 기억은 안나는데 한호흡에 읽히지 않게 일부러 문장을 늘여썼다 이런 내용의 작가님 인터뷰 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초반엔 정말 안읽혀요 근데 문장이 어려운건 또 아니라 탄력붙으면 페이지 잘 넘어갑니다 이거 읽고 영화도 궁금해져서 보려고요 ㅎㅎ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었는데 확실히 글이 주는 묵직함이 저와는 더 맞는것 같습니다. 인간의 내면과 폭력, 그리고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담담한 결말이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본 김에 원작을 봤는데... 영화도 나쁘지 않았다고는 생각했지만 역시 원작을 보길 잘했네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적당한 이미지를 갖추고 읽어내려가니 흥미진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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