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사의 미디어 재생기 아이팟(iPod)에는 ‘미국 디자인, 중국 제조(Designed in USA, Built in China)’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얼마 전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수출 품목의 디자인 기준을 심사하는 국가 디자인 정책을 확정했으며, 대만은 디자인 전문학교의 아이디어가 정책 결정에 반영되고 있다. 홍콩 정부 역시 4년 전 디자인 테스크포스를 구성한 바 있다.
비단 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예전과 달라진 디자인의 위상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일찌감치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힘썼던 삼성의 애니콜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 잡고,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의 손끝에서 태어난 아이리버(Iriver)의 대성공 등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들어 회사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CDO(Chief Design Officer) 영입이 기업의 핵심과제라는 소리마저 들린다. ‘디자인’이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 요소를 넘어서 국가경제와 기업경쟁력의 핵심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통한 혁신과 디자인 경영의 성공사례가 연이어 소개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까닭 없는 거부반응과 망설임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을 예술의 한 영역으로만 바라보는 좁은 이해와 관심의 빈약, 스스로를 설득시킬 만한 방법론의 부재, 디자인을 하위단계의 도구수단으로 생각했던 기존체제에 대한 반감 등이 그 주범이다. 이러한 좁은 안목과 편견이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조동성 교수가 말하는 디자인 경영의 혁신적 방법론!
오랫동안 ‘사회자산’ ‘경영자원’으로서 디자인의 힘을 강조해왔던 대한민국 경영학의 구루 서울대 조동성 교수가 또 한 번 놀라운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신간 ≪21세기 뉴 르네상스 시대를 위한 디자인 혁명≫을 통해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자인의 힘을 강조하면서, 디자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적 교양’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오늘날 디자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는 기업인들을 위한 책’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은 하나의 해법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마다의 특성과 환경에 맞춰진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활용법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디자인을 21세기의 리더로 표현하면서 그 진정한 가치와 혁명적인 변화를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보여줌과 동시에, 거시적인 시각에서 디자인 패러다임 전환의 동인과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21세기 르네상스의 시대’에서는 제2차 르네상스로 도래한 시대적 환경과 이 속에서 변화하는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지난 과거의 디자인 혁명들을 되짚어 디자인의 변화를 더욱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제2부 21세기 디자인의 4가지 혁명’에서는 디자인의 통합, 감성, 사고, 문화 혁명을 통해 디자인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설명하였으며, ‘제3부 21세기 기업을 위한 디자인 키워드’에서는 이미지, 테마, 휴먼, 소프트라는 키워드를 통해 오늘날 기업이 고민하는 디자인 경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의 시대, 디자인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21세기 뉴 르네상스 시대를 위한 디자인 혁명≫은 한국 사회와 기업이 가야할 곳을 알려주는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