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특집은 본지가 지속적으로 개진해온 ‘문학과 정치’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오늘날 한국문학이 담아내는 현실 인식의 좌표를 살펴본다. 지난 이명박정부의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사회현실을 예민하게 의식해온 우리 문학의 현주소를 근본적으로 검토한다. ‘현실의 귀환’이라 부름직한 이 현상이 작가 개인의 사회적 실천 차원뿐 아니라 작품과 창작활동 속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평론 세편과 함께 작가좌담을 통해 탐문한다. 대화는 본지 백영서 주간이 중국의 저명한 정치사상가 쑨 거와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 체류기간에 느낀 한반도 위기에 대한 실감에서 시작해 중국과 한국의 일반 시민과 지식인의 비대칭적 상호인식,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중국 사상계의 최근 토론주제, 동아시아의 역사적 변화가 응축되어 있는 ‘핵심현장’에 대한 논의가 긴장감있게 펼쳐진다. ‘동아시아 연대’라는 공통과제 속의 동아시아란 단지 지역학의 ‘대상’인 것이 아니라 서구적 시각을 넘어서는 독자적인 ‘인식’의 발생지임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