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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문체. 편안하고 재미있는 흐름까지... 최근 잃은 작품들 중 작가의 능력을 감히 평하자면 1등이다. 젊은 작가 중 이런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지.
이기호 작가의 단편집. 어느 작품 하나 모자람없이 훌륭하다. 우리를 둘러싼 여러 종류의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장부나 서식 속에 숨어있는 숫자들 뒷면에 감추어진 ‘이야기’랄지, 엄연히 있었던 사실이지만 대놓고 말하기 껄끄러워서 마음 한쪽에 깊이 감춰두었던 ‘이야기’랄지. 혹은 누군가로부터 부여받은 이름에 담긴 ‘이야기’랄지 말이다. 특히, 학적부나 판결문에서 보이는 숫자 등의 건조하고 단편적인 기록에서부터 이 땅에 엄연히 존재했던 어떤 한 ’사람‘을 연결시키려는 캐릭터들을 그린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예전 김영하 작가의 <검은 꽃>을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그 소설의 시작이 바로 우연히 발견한 자료에서부터였다는 것이다. 밋밋하고 건조한 숫자과 정보의 나열 속에서 한 편의 문학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숫자의 뒷면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던 작가의 시선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맹신하는 ‘기록’은 과연 정확할까? 이기호의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록된 차계부 자료들에는 ’거꾸로 움직인‘ 프라이드 자동차의 거리는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감추어진 숫자들이야 말로 삼촌의 본질을 측정할 수 있는 증거였을텐데 말이다. ’이 선배가 ...‘ ’이 인간이 ...‘에 달라붙은 ’이‘라는 지시관형사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읽고 들었으나 그 의미를 오롯이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다. 단순한 기록이란 그런 것이다. 뻔히 누구나 볼 수 있고 짐작될만한 사실 그 뒷면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사안을 이해하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 했다. 내가 아는 사실, 남들은 모르겠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른 주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한 이야기가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수처럼 가슴에 꽂힐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고산다. 말로 내뱉든 그렇지않든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숨겨진 혹은 감춰놓은 이야기를 알아보고 귀기울여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할 수 밖엔 없다. 듣는 귀 키우기, ’이야기‘ 알아보기, 때로는 ’이야기‘에 침묵하기 등등 이 모든 세심하고 민감한 기술을 연마하고 체득하기 위해서 이기호의 소설을 자주 반복해서 읽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하다. 듣지않고 계속 자기말만 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쌍소리 융단폭격 받는 ‘김 박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________ 오재우는 계속 ‘김길수’ 씨의 비어 있는 삼 년을 상상해보았다. 가래질을 하고 있는 ‘김길수’ 씨와, 골방에 틀어박혀 낡은 책을 읽고 있는 ‘김길수’ 씨와, 혁명에 가담하지 못해 자책하는 ‘김길수’ 씨…… 그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또 한편 천천히, ‘김길수’ 씨의 신장을 지우고, 몸무게를 지우고, 가족 관계를 지우고, 휴학 연도를 지워나갔다. 그리고 남은 숫자들을 프로그램에 입력했다. 그렇게 프로그램에 입력된 ‘김길수’ 씨는, 예전 학적부 속 ‘김길수’ 씨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김길수’ 씨로 변해 있었다. 그는 그것이 신기해, 자신이 입력한 프로그램 숫자들과, 예전 학적부의 숫자들을 비교하고, 비교하고, 또 비교해보았다. 오타도 없었고, 오기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도 하여라, 같은 숫자들이었지만 그 느낌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만약 숫자에게도 눈썹 같은 것들이 있다면, 그 눈썹들이 모두 뭉텅 빠져나가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오재우는 그것이 마치 어떤 커다란 비밀처럼만 여겨졌다. 아무도 모르는, 이제는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김길수’ 씨도 모르고, 오직 자신만 알게 된 비밀. 오재우는 그런 비밀들을 한 장 한 장, 마음속에 쌓아가며 계속 자판을 두들겼다. 김 박사는 누구인가? | 이기호 저 #김박사는누구인가 #이기호 #문학과지성사 #단편소설집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아... 매운 묘한 여운이 남네요.. 어렵고 참 난해한 삶의 모습을 잘 풀어내 것 같습니다.
너무 재미있네요~내 주변의 이야기 같고 매 단편이 끝날때 마다 그래서 어떻게 된거냐...? 라고 더 묻고싶은 이야기들이 너무 좋네요~~
시간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었습니다. 몰입감이 좋고,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표제작인 '김 박사는 누구인가?'는 이기호 작가 특유의 느낌이 확연히 드러나서 좋았습니다.
몰입이 잘 됩니다. 재밌어요. 메시지도 좋고요. 참 생각이 많은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어요~ 단편들마다 개성넘치고 숨넘어갈듯 술술 읽힙니다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 말로 잘 설명되지 못했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
개나리 꽃망울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하나 읽다가 보면 다시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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