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을 사랑한다면? 미국 대학이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미국 대학의 어떤 것이 우리나라 대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대학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대학의 캠퍼스와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강의실, 실험과 실습에 사용되는 장비와 시설들, 그리고 ‘대학의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교수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지원 시스템과 대학의 제도, 의사 처리 과정 등이 그것이다.
앞으로 미국 대학의 좋은 제도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우리나라 대학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지,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즐거운 고민으로 이 글을 준비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2013년 현재 미국에는 약 7만여 명의 한국인 유학생이 있다. 이는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라고 한다. 대학원생이 많았던 과거와는 달리 점점 대학(학부)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학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꾸준히 뜨거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 대학의 현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미국 대학의 힘』은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장을 지낸 산업공학과 목학수 교수의 ‘미국 대학 견문록’이다. 한국 대학에 25년 이상 몸담은 교수이자 미국 대학의 호기심 많은 방문자인 저자는 건물, 교육 시설 등 ‘대학의 하드웨어’와 운영, 교육, 제도 등 ‘대학의 소프트웨어’ 속에 숨겨진 미국 대학의 힘과 경쟁력을 예리하게 발견해 독자에게 전한다.
▶대학에서 연봉이 제일 높은 사람? 미식축구팀 감독!
한 대학을 대표하고 대학의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은 분명 대학의 총장인데, 실제로 대학에서 받는 연봉은 그에 상응하지 않는다. 미국 대학에서 이러한 상황은 일반적이다. 대학에 재정적으로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이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대학 총장의 연봉」 중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맥데이비스(Dr. McDavis) 총장을 만났다. 미국 대학 총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에 대한 총장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Fundraising!” -「오하이오 대학교의 총장을 만나며」 중에서
미국에서는 좋은 미식축구 팀이 있다면 별도의 대학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미식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다. 그래서 학교 홍보나 재정 안정에 기여하는 미식축구팀 코치에 높은 연봉을 준다. 또한 기금 조성에 실패했을 경우 대학 총장이 사임하기도 하는 등 현실적 경제논리에 입각한 미국 대학의 운영방식이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대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학문과 진리 탐구를 수행하는 데 우선적인 것은 그에 필요한 재정 확보일 것이다. 저자 역시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며칠을 보냈다”고 고백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대학이 ‘고객’인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면은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전한다.
시민들이 앉아 스케치를 할 정도로 아름다운 대학 건물, 냉난방과 각종 시설이 잘 구비된 강의실,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학 경찰(University Police)과 비상 전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셔틀 버스(University Bus), 수영장?축구장?야구장?테니스코트?미식축구 경기장 등 각종 운동 시설,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는 문서 교정 서비스 같은 각종 편의 서비스와 장학지원 제도, 입시 제도 등 저자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미국 대학의 면면은 한국 대학의 현주소와 나아갈 점을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다.
▶대학생, 교수,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함께 읽어야 할 책
저자는 양국 대학을 단순히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대학의 특징이 한국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무엇을 골라 보고 배우면 좋을지를 부단히 탐구한다. 이러한 과정은 학교에 오래 몸담은 교육자로서, 연구자로서, 학부모로서 다각도로 반복된다.
미국의 주립대학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국립대학, 특히 ‘지방거점국립대학교’를 집중적으로 뒷받침하여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지방거점국립대학교」 중에서
2012년 11월 8일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재수생들이 수학능력고사를 쳤다는 기사를 인터넷 신문으로 보았다. … 이곳 오하이오 대학교에 있는 교수들과 점심 식사를 하는 시간에, 신입생들을 뽑을 때 면접고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를 물었다.-「면접고사」 중에서
이를 위해 저자는 연구년을 보낸 오하이오 대학교(Ohio University) 외에도 버지니아텍 대학교,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피츠버그 대학교, 라이트 주립대학교, 카네기멜론 대학교, 미시간 대학교 등 여러 대학을 탐방하며 보고 들은 것들을 글로 옮겼다. 미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사회와 대학 발전에 있어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현장에서 만난 국내외 동료 교수들에게서 미국 대학의 실상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보낸 1년은 또 다른 연구의 해였다.
『미국 대학의 힘』은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의 ‘같음과 다름’을 보여주며 그 너머에 존재하는 두 사회의 ‘같음과 다름’까지 탐구하게 한다. 한 나라의 미래, 한 나라의 경쟁력이 대학에 있다면, 이제 우리는 대학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 대학의 힘』이 전하는 생생한 미국 대학의 현장을 통해 선진 대학의 힘을 고스란히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