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부터 역모까지 민중의 애환과 함께한
조선의 포도대장 12인 이야기
포도청은 오늘날로 말하면 경찰청이다. 경찰청은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사법 집행기관이다. 조선시대 사법기관은 의금부, 사헌부, 한성부, 형조, 포도청 등이다. 지방에서는 각 도의 감영과 관아가 사법기관 역할을 한다. 포도(捕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도청 및 포도대장의 중요한 임무는 도적을 예방하고 검거하는 일이다. 범죄자를 검거한 후 형조에서 판결이 내려오면 형을 집행한다.
이 책에서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포도대장의 삶을 기록에 의거해 간추려보았다. 최초의 포도대장이라 할 수 있는 체포왕 이양생부터 고종 대에 천주교인들로부터 ‘염라대왕’이라 불린 이경하까지 12인의 포도대장을 다루었다. 포도대장의 주요 임무는 도성의 치안이다. 군대가 상주할 수 없는 도성이기에 포도대장은 상대적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거느린 존재이다. 따라서 왕의 측근이 임명되고, 왕의 심복으로서 왕실을 경호하거나 정치적인 사건을 조작하고, 왕의 적들을 검거하여 숙청하기도 한다.
이렇듯 포도대장에게는 권력형 스캔들, 나라를 뒤흔든 역모, 소소한 절도사건, 끔찍한 살인사건 등 많은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조선의 포도대장을 만나 인간적이고 역동적인 조선의 생생한 사회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포도대장을 살피는 것은 조선시대 범죄를 살피는 것이고, 조선시대 범죄를 살피는 것은 조선의 사회사를 살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익숙하지만 낯선 존재, 조선의 포도대장
《조선의 포도대장》은 조선시대 경찰의 이야기다. 포도청은 오늘날로 말하면 경찰청이라 할 수 있는데,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조선시대 사법 집행기관이다. 조선시대 사법기관에는 의금부, 사헌부, 한성부, 형조, 포도청 등이 속한다. 지방에서는 각 도의 감영과 관아가 사법기관 역할을 했다. 포도(捕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도청은 도적을 예방하고 검거하는 일을 한다. 범죄자를 검거한 후 형조에서 판결이 내려오면 형을 집행한다.
포도청의 수장인 포도대장의 주요 임무는 도성의 치안이었다. 도성에는 군대가 상주할 수 없기에 포도대장은 상대적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거느린 존재였다. 따라서 왕의 측근이 임명되고, 왕의 심복으로서 왕실을 경호하거나 정치적인 사건을 조작하고, 왕의 적들을 검거하여 숙청하기도 했다. 이렇듯 포도대장에게는 권력형 스캔들, 나라를 뒤흔든 역모, 소소한 절도사건, 끔찍한 살인사건 등 많은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우리에게 조선의 살인사건이나 포도청 종사관 등은 드라마의 영향으로 낯익은 편이다. 하지만 포도대장은 포졸들을 호령하는 장면만 나오기 때문에 조선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면서도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일이 없었다. 이 책에서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포도대장의 삶을 기록에 의거해 간추려보았다. 최초의 포도대장이라 할 수 있는 체포왕 이양생부터 고종 대에 천주교인들로부터 ‘염라대왕’이라 불린 이경하까지 12인의 포도대장을 다루었다.
체포왕 이양생부터 염라대왕 이경하까지
조선의 포도대장 12인 이야기
조선시대 최초의 포도대장은 이양생이라 할 수 있다. 공식 명칭은 포도장이지만 임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조선시대 관리의 표본이 될 만한 인물이었다. 서자 출신으로 높은 벼슬에 올랐지만 서민들을 무시하지 않았고 재물을 탐하지 않았다. 도적들을 잡다보면 많은 재물이 쏟아져 욕심을 부릴 만했으나 주인이 있는 장물은 돌려주고 주인 없는 장물은 도적을 잡느라고 고생한 부하들에게 상으로 나누어주었다.
이에 반해 권력을 잡자 부패한 포도대장이 된 한희길도 있었다. 한희길은 광해군 때에 이른바 ‘칠서의 옥(七庶之獄)’이란 역모사건을 다루었다. 존재하지 않았던 역모사건을, 역모했다고 자백 받으려니 가혹한 고문이 이어졌다. 관련자는 수백 명에 이르렀으며 한희길은 죄수들의 공초에 이름이 거론된 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다. 잡아들인 죄인들이 뇌물을 바치면 풀어주곤 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한편 우리가 의적으로 알고 있는 임꺽정을 잡아 효수한 포도대장 남치근도 있었다. 임꺽정은 명종시대에 경기, 황해, 강원 등 여러 도에 출몰하면서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었다. 이때는 문정왕후가 권력을 휘두르던 시기였고 윤임과 윤원형이 척족의 세도를 휘둘러 조정마저 어지러웠다. 뇌물로 탐관오리가 기승을 부리고, 세금은 가혹하고 부역이 심해졌다. 떼도적들이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임꺽정은 의적인가 대도인가?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이 의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의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역사와 소설은 엄연히 다르다. 임꺽정은 실제로는 첩을 여럿 거느리고 죄 없는 나무꾼의 배를 가르는 등 포학한 짓을 저질렀다. 포도대장 남치근은 토포사가 되어 임꺽정을 잡아 효수했음에도 체포 과정에서 민폐를 끼쳤다 하여 탄핵을 받았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장붕익 같은 인물은 역사적으로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장붕익은 검계라 불리는, 오늘날로 말하면 이른바 조직폭력배들을 대대적으로 소탕했다.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에서, 표철주는 지옥에서 장붕익을 만날까 봐 죽고 싶어도 죽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로 볼 때 당대에 장붕익의 명성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조선시대 포도대장들을 통해 조선의 살인, 역모, 강도, 성폭행, 조직폭력 등 조선의 범죄를 살피고, 조선의 범죄를 통해 땀 냄새가 가득한 조선의 사회사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적이고 역동적인 조선의 생생한 사회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경찰은 조선시대 포도대장에서 사표(師表)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