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백 번 이상 탐독한 『대학연의』최초 완역판!
정도전의 혁명사상, 세종의 애민정신이 시작된
『대학연의』를 만난다!
출간 의의
이 시대, 리더는 무엇을 갖추고 배워야 하는가
송나라 지식인이 950여 편의 경전과 역사서로 『대학』의 핵심 내용을 구체화하여
황제에게 진상한 『대학연의』, 학술 저널리스트 이한우에 의해 드디어 완역되다!
상반기에 큰 화제가 된 한 드라마에서 부패한 권력에 맞서 ‘새 나라’를 꿈꾸던 주인공이 함께 혁명을 도모하는 이에게 은밀히 건네줌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책이 있다. 왕권을 쥐려는 자라면 꼭 알아야 할 리더십의 기초부터 실제 사례를 두루 아우른 책으로 600년 전 이 땅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책이 있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대략의 소개글만이 백과사전에 존재할 뿐 그 한글 번역본이 없다는 사실은 더 놀랄 만했다.
『조선왕조실록』을 탐독한 지 12년, 학술 저널리스트 이한우가 조선 왕의 리더십을 추적한 <이한우의 군주열전>에 이어 <이한우의 사서삼경>을 출간하면서 조선의 정치사와 사상사를 꿰뚫는 책인『대학연의(大學衍義)』가 완역되지 않았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틈틈이 번역해 원고지 6,511매를 상하권으로 나누어 드디어 출간한다.
유교적 정치이념을 실현하는 조선 왕들의 필독서이자 ‘제왕학(帝王學)의 교과서’로 불린 이 책은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진덕수(眞德秀, 1178~1235년)가 통치철학과 실제 방법을 황제에게 간언하는 형식으로 서술한 것이다. 조선을 탄생시킨 태조와 그 아들 태종이 탐독했고, 세종은 백 번 이상 완독하며 경연에서 신하들과 토론하기를 즐겼으며 후기에 이르러서는 숙종과 정조 역시 자주 거론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왕들의 사상적 기본으로 평가할 만한 비서(秘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기에는『대학연의』의 방대한 분량을 안타까워한 율곡 이이가 그 구성을 참고하되 내용을 간추린『성학집요(聖學輯要)』를 펴내면서 축약본임을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대학연의』의 원본은 총 43권 12책이며, 저자는『대학(大學)』의 주요 개념인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논어(論語)』『서경(書經)』『시경(詩經)』『예기(禮記)』『춘추(春秋)』 등의 유교 경전과 『한서(漢書)』『자치통감(資治通鑑)』『구당서(舊唐書)』 등 역사서에서 선별해 950여 편을 발췌하여 친절한 풀이와 함께 소개했다.
통치의 의미와 제왕의 마음가짐, 인재를 발탁하고 간신을 구분하여 백성들의 사정을 공정하게 살피는 법까지를 낱낱이 설명한 이 책에는 통치자라면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자아를 성찰하며 술과 여색 등을 삼갈 것, 왕비와 후궁 및 그 친인척을 다스리고 경계할 것이 상세히 정리되어 있어 ‘리더십의 매뉴얼’로 평가할 만하다. 조선 왕조의 리더십을 연구하던 역자가 조선의 정치사상사 학자들이 주목하지 않는 데 대해 놀라 직접 번역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책인 것이다.
역자는 발췌 문장을 원저의 본문과 비교 · 대조해 완전한 원문으로 되살림으로써 문맥이 원활하게 보완했고, 출처 및 주요 인물의 생몰연도와 그 설명을 추가함으로써 한글 번역본으로서 완성도를 높였다.
조선의 군주와 유학자들의 기본 교양서인 『대학연의』의 최초 완역본 출간은 현실유학적인 조선의 정치사상을 이해하고 사서오경(四書五經)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을 익히며 조선 왕조 500년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게 해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가정과 집단, 나아가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이 책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묘미를 직접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신이 가만히 살펴보겠습니다. 예로부터 소인이 장차 권세와 은총을 훔치려 할 때는 그에 앞서 반드시 주군의 뜻을 잘 엿보아[窺伺규사] 그에 영합합니다.
대개 임금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일정치 않고 기뻐하는 것과 화를 내는 것도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숨어서 살펴보고 은밀하게 재어 그 숨은 뜻을 잡아내지 않으면 임금의 얼굴을 기쁘게 하여 아첨을 할 수 있는 단서를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국시대 때) 설공(薛公)이 제나라 왕을 섬겼는데 왕에게는 아끼는 후궁 7명이 있었습니다. (왕후가 죽자) 설공은 제나라 왕이 그중에 누구를 왕후로 세울지를 몰랐기에 7개의 귀고리를 바쳤는데 그중 하나는 특히 아름다웠습니다. 다음 날 보니 실제로 그 특히 아름다운 귀고리를 한 후궁이 눈에 띄자 설공은 그 사람을 부인으로 삼아야 한다고 청했고 왕도 그에 따랐습니다.
신불해는 한나라 소후(昭侯)의 재상이었습니다. 소후가 뭔가를 도모하고 있었는데 신불해는 소후가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렬에 있던 두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각각 그들의 계략을 올려보도록 해서 소후가 어느 대목에서 기뻐하는지를 은미(隱微)하게 살피고 나서 자신의 계략을 말하자 소후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간신들이 임금을 섬길 때 영합하는 일은 잦은 데 비해 거스르는 일이 드문 것은 그들이 임금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피는 데 능한 때문입니다. 석현이 한나라 원제에게서 특별한 신임을 받은 것도 대개 이런 술책을 썼기 때문입니다.
―「제3장 격물치지의 요체」 중에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노나라 소공 26년(기원전 516년)) 제(齊) 나라에 혜성이 나타나니 제나라 임금이 사람을 시켜 그것이 사라지기를 비는 푸닥거리[禳양]를 지내게 하자 안자(晏子, ?~기원전 500년)가 말했다.
“아무런 도움은 안 되고 단지 속임수만을 취할 뿐입니다. 하늘의 도리는 의심할 바 없어[不?부도=不疑불의] 그 명(命)에 착오[貳이-하나가 둘로 보이는 잘못]는 없으니 어찌 푸닥거리를 한다고 해서 (혜성이) 사라지기를 바라겠습니까?
그리고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는 것은 더러운 것들[穢예=汚오]을 씻어내기 위함이니 임금께서 다움을 더럽힌 바[穢德예덕]가 없다면 또 어찌 푸닥거리를 할 것이며, 만일 임금의 다움에 더러운 바가 있다면 푸닥거리를 한다고 해서 어찌 없어지겠습니까? (……)”
신이 가만히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보면 안자는 하늘과도 같은 도리[天道천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 하늘에 감응할 수 있는 자는 오직 다움을 삼가 받드는 자[敬德경덕]뿐이었으니 푸닥거리를 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후세에 이르러 괴상망측한 요설들이 횡행하며 재이를 푸닥거리로 없앨 수 있다고 하여 임금들이 더 이상 하늘의 마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으니 이것은 그 해악이 참으로 크다고 하겠습니다.
―「제4장 성의정심의 요체」 중에서
(『예기』) 「옥조」
발 모양은 무겁고[重중] 손 모양은 공손하며[恭공], 눈 모양은 단정하고[端단] 입 모양은 가만히 두며[止지], 목소리는 조용하고[靜정] 머리 모양은 곧으며[直직] 기운은 엄숙하고[肅숙] 서 있는 모양은 다워야[德덕] 한다.”
주희가 말했습니다.
“머리 모양 이하는 다 삼감[敬경]의 항목이다.”
―「제5장 수신의 요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