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폭력 남편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살펴본다. 최근 젊은 진보 논객의 여자 친구 폭행사건으로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었다. 심지어 그는 여성 영화제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주제의 토크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부부 중 31.4퍼센트가 폭력을 경험하며, 이 수치는 일본보다 4.5배, 미국보다 2.5배 높은 것이라고 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경찰에 신고를 해보았자 경찰은 굉장히 바빠서 한 가정의 안녕에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오쿠다 히데오는 『나오미와 가나코』에서 가정 폭력에서 탈출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 가만히 있으면 맞아 죽고, 도망치면 붙잡혀 죽는 현실,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강준만의 이론으로 보는 세상
왜 높은 대학 진학률이 사회적 비극을 가져오는가?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과 미국은 이른바‘고등교육 버블’이 심각한 나라다.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 지는 빚이 너무 많다는 점에서 고등교육 버블은 사실상 ‘학생 대출 버블’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는 대학 등록금이 치솟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2013년 10월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20대 7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의 74.8퍼센트가 4년제 대학교 입학을 후회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민중을 위해 희생하는 진보가 되고 싶어도 일단 학벌이 좋아야만 지도자급 반열에 들 수 있다. 이는 학생운동이나 민주화 투사 출신으로 금배지를 단 사람들의 출신학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학벌 없이 진보의 리더십을 행사하는 게 매우 어려운 현실이 시사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 문제는 이 세상일의 대부분은 학벌주의라고 하는 게임의 룰에 순응하는 것에 의해 결정되며 이후 그 어떤 변화의 시도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로마의 문학과 예술」에서는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유베날리스 등이 집필한 로마의 문학 작품에 대해 살펴본다. 베르길리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생존한 영웅 아이네이스가 로마제국의 초석을 세웠다는 내용의 『아이네이스』를 집필했다. 그가 ‘농경시’나 ‘전원시’의 전통을 세웠다는 점에서 환경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볼 수 있지만, 침략과 몰살을 거듭하는 로마제국의 역사를 찬양한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 호라티우스의 『시학』은 『아이네이스』처럼 로마의 새로운 지배자인 아우구스투스를 찬양했으나 동시에 부의 공허함이나 안분지족을 주장하기도 했다. 유베날리스는 로마의 민중 계급을 대변한 유일한 시인이었다. 그는 타락해가는 후기 로마의 사회상을 보고 “빵과 유희뿐이로다”라고 탄식했다. 그가 쓴 16편의 풍자시는 로마의 사회적 타락, 인류의 어리석음과 잔인함을 비웃었다. 특히 배부르고 고상한 작가들이 무시한 로마의 심각한 외국화, 수많은 노예, 식민지 인구의 엄청난 유입, 그로 인한 로마 민중의 몰락 등과 같은 현실을 직시했다.
인물 FOCUS
김환표의 「조나 페레티: 미디어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버즈피드』의 CEO」에서는 조나 페레티를 조명한다. 『버즈피드』는 ‘혁신 저널리즘’의 기수로 불리며 가장 각광받고 있고, 뉴스와 연예계 가십, 동영상 등을 모아 놓은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다. 『버즈피드』는 뉴스 형식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했는데, 바로 자체 개발한 뉴스 포맷 리스티클(Listicle)이다. 리스티클은 목록(List)과 기사(Article)의 합성어로 가짓수로 소개하는 기사를 말한다. 리스티클은 팩트나 심층 분석보다 가벼운 읽을거리나 화제성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리스티클은 ‘뉴스인 듯 뉴스 아닌, 뉴스 같은’ 콘텐츠라는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리스티클이 ‘낚시질’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또한 다른 매체에서 보도한 뉴스를 모으고, 고른 뒤 재편집해 게재하면서 저작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디지털 소매치기’라는 딱지다.
이철희의 트루 폴리틱스
이철희의 「정치의 양 날개, 전략과 리더십」에서는 정치에서 ‘전략과 리더십’이 왜 중요한지 살펴본다. “전쟁에서 그러하듯, 전략은 정치의 심장이다.” 미국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샤츠슈나이더의 말이다. 여러 갈등 가운데 어떤 갈등을 선택할 것인지를 정하고, 같은 이슈라도 다르게 의미를 규정하는 ‘갈등의 정의’가 정치 전략의 핵심이다. 가령 보수 진영에서 노동개혁을 의제화한다면, 진보진영에서는 재벌개혁을 꺼내드는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권한과 시간이 없으면 성공한 리더십이 될 수 없다. 리더에게 결정할 수 있는 힘, 즉 권한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막스 베버는 강력한 지도자의 존재를 긍정한다. 이런 지도자가 없는 상태의 민주주의란, 리더십 없는 직업 정치가들의 지배를 뜻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먼저 강한 리더십이 구축되어야 한다. 권한을 단호하게 행사하고, 결과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지는 것이 강한 리더십이다. 강한 리더십이 없으면 이기는 전략도 생겨날 수 없다. 진보에 강한 리더십과 이기는 전략은 패키지다.
최후의 선비들
함규진의 「이상룡: 대동을 가슴에 품고, 삭풍이 부는 광야로 가다」에서는 석주 이상룡의 삶을 조명한다. 이상룡은 유교의 정신을 계승하되 사회적·시대적 현실 또한 외면하지 않으며 유교의 경장(更張), 구신(救新)을 모색한 사람 가운데 가장 앞선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척화(斥和)에 목숨을 걸었던 최익현이나 기세의 변화에 따라 변통하기를 거부하며 옛 질서를 고집했던 전우 등과 달리, 개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장차 그는 이러한 시각에서, 유교의 가르침을 서양의 학설과 통섭해나갔다. 시대 변화가 격심해지자 이상룡은 병학(兵學) 연구에 골몰했다. 그는 의병을 일으켜 승리하려면 신식 무기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보았고, 민간의 역량을 높이려면 자발적으로 조직된 민간단체를 통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여러 가지 경제사상
원용찬의 「부조리의 경제학」에서는 소비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는 거대한 시장의 무대장치에 둘러싸여 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상품 소비사회에서 인간의 주체는 고갈되고 부조리를 겪기도 한다. 다시 말해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테제를 강요하는 소비사회에서 인간은 세계에 대한 깊은 불신과 마주하며 부조리를 겪는다. 여기서 벗어나려는 인간 존재의 노력은 실존적 몸부림이다. 경제학이 좁디좁은 물질과 이득 추구의 기술학에서 벗어나고 부조리를 탈출하려는 실존적 작업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카뮈의 태양과 이방인, 반항하는 존재 시시포스(Sisyphos)는 경제학의 인간 모델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사유 방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청소년 권리장전
박민영의 「종교 사학에서 희생되는 어린양들」에서는 종교 사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와 특정 종교 강요에 대해 살펴본다. 종교 사학에서는 예배 강요와 구타, 차별과 특혜, 정신적 고문, 폭력 등 일반 사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종교적 차별을 할 수 없다고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지만, 종교 사학들은 헌법에 어긋나는 고용 차별과 종교 활동 강요를 자행하고 있다. 더구나 학교운영자금 보조 등 국가의 각종 해택에 힘입어 멋모르는 어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한다. 국가와 종교계가 파트너 관계에 있는 것이다. 종교 사학이 행하는 종교 교육은 엄밀하게 말하면 종교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그것은 종교 교육이 아니라 선교다. 종교 사학들은 종교 교육과 종교 활동(종교 의례), 교육과 선교를 구분하지 못한다. 종교 사학들이 그것을 모르고 행한다면 지적 불구이며, 알고도 행한다면 지적 사기다.
박정희 시대의 대중예술
이영미의 「〈동백아가씨〉 토사구팽 전말기」에서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팽 당한’ 사건을 추적한다. 이미자의 대중가요〈동백아가씨〉는 1960년대 초반의 복잡한 정치적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솟아올랐다가 사라진 노래다. 그리고 이 노래가 솟아올랐다 사라진 과정을 뜯어보면, 민심의 흐름과 이를 고려한 집권자들의 ‘잔머리’의 향방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 〈동백아가씨〉는 1960년대 초에 잠시 주춤했던 트로트 양식과 신파적 미감이 1960년대 후반에 다시 막강한 힘으로 떠오르게 되는, 그 분기점에 있었던 노래라 할 수 있다. 즉, 1964년에 〈동백아가씨〉의 ‘대박 히트’를 계기로 트로트는 부활의 기선을 쥐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시기에〈동백아가씨〉는 금지곡이 되었으니 그 이유는 ‘왜색(倭色)’, 즉 일본색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뒤집어 읽는 심리학
김병수의 「삶의 열정을 잃게 만드는 7가지 생각」에서는 삶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무기력해지는 순간에 대해 살펴본다. 삶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는 이유는 세상 사람의 숫자만큼 많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를 당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 때문에, 건강을 잃어버려서,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어서……. 그런데 꼭 충격적인 사건을 겪어야만 열정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를 큰 탈 없이 지내던 사람도 어느 순간 마음의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것 같다고 호소한다. 첫째 스트레스가 없어야 행복하다, 둘째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어야 한다, 셋째 옳은 말로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다. 넷째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가야 한다, 다섯째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성공해야 한다, 여섯째 마음은 순수하고 한결같아야 한다, 일곱째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등은 ‘삶의 열정을 잃게 만드는 7가지 생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