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독자들은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출판 마케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출판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를 한 책이다. 또한 다른 업종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 프로세스를 출판에 맞게, 출판 사례에 맞게 변형하여 정리해 본 것이다. 물론 어떤 것은 필자의 자료 조사와 소박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조금은 새롭게 만들어 본 것들도 있다.
수요 감소 시대, 출판 마케팅은 필수
마케팅은 수요가 감소하던 시대에 상대적으로 과잉 공급된 상품들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이 책의 1장 “왜 지금 출판에 마케팅이 필요한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판 산업도 저성장 내지는 수요 감소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출판 연감에 따르면 1990년대 말 문을 연 이후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인터넷 서점은 2011년을 고비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2012년부터는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출판 시장의 전체 매출 규모가 크게 커지지 않거나 정체인 상태에서 인터넷 서점은 오프 서점의 매출을 잠식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출판 시장의 전체 매출 규모와 수요는 사실상 감소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점을 각종 통계를 통해 제시하고, 출판인들이 출판 마케팅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일 것을 말한다. 나아가 필자는 이 책의 3부 “출판 시장의 변화 흐름과 향후 전망”을 통해 기존의 출판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출판 마케팅은 “포장의 기술” 혹은 “판매의 기술”이 아니다
일부 출판인들은 “마케팅”하면 “포장의 기술” 혹은 “편집과 제작 후 판매를 실행하는 기술”정도로 생각한다.
어떤 편집자는 책의 내용만 좋으면 판매까지 잘 될 수 있다는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반대로 어떤 마케팅 담당자는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효율적인 프로모션과 영업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어떻게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출판 후 평가를 할 때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마케팅에 대해 “포장의 기술” 혹은 “편집과 제작 후 판매를 시행하는 기술” 정도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나타나기도 한다. 책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때 편집 담당자는 “책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잘 나가는 거야”라고 평가하고, 마케팅 담당자는 “판매를 잘해서 잘 나가는 거야”라고 평가한다. 역으로 책의 판매가 저조하면 편집 담당자는 “편집은 잘했는데, 판매를 못해서 실패한 거야”라고 평가하고, 마케팅 담당자는 “판매는 잘했는데, 편집을 못해서 실패한 거야”라고 평가한다.
위의 2가지 예는 조금은 과거의 이야기이면서 극단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모든 출판인들이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새롭게 출판 시장을 선도하는 출판사와 출판인들은 마케팅 담당자가 시장의 니즈, 독자의 니즈에 기반하여 기획 단계는 물론 개발, 판매 단계에 자신의 의견을 제출하기를 원한다. 또한 어떤 출판사들은 기획안의 추진 여부, 원고의 출간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담당자에게 최종 권한을 부여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 책의 앞부분에서 위와 같은 현실이 출판 산업에 있음을 이야기한 후 마케팅은 “고객(독자)을 만족시키는 과정”이며, 이런 사고방식이 출판 산업에도 좀 더 밀도 있게 도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나아가 필자는 “독자를 만족시키는 과정”이 출판 산업에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출판에 맞춰 말하고 있다.
텍스트가 출판 마케팅의 시작이다
이 책은 출판인들이 흔하게 실행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서 텍스트가 마케팅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출판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텍스트에 맞춰 마케팅 계획을 짜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적지 않는 출판인들은 출판 마케팅이 무엇인지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텍스트와 마케팅을 별개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편집 따로, 마케팅 따로”라는 생각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출판인들은 무의식 중에 “책을 잘 만들었으니(편집과 디자인을 잘했으니), 이제부터 책을 잘 팔아야지(마케팅을 잘해야지)” 혹은 “편집자만이 기획의 핵심이다.”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
텍스트와 마케팅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것이다. 텍스트는 식물의 종자와 같다. 봉숭아 씨를 심으면 봉숭아 꽃이 피고, 해바라기 씨를 심으면 해바라기 꽃이 피듯, 어떤 텍스트를 기반으로 책을 만드느냐에 따라 해당 도서의 전체 마케팅 전략이 달라진다. 필자는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 담당자는 텍스트 장악력을 높이고, 편집자의 마인드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철학, 자본 등 컨텐츠(텍스트) 외적인 요소도 출판 마케팅의 방향을 결정한다
신간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텍스트는 1차 고려 대상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텍스트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신간의 마케팅 전략이 1차적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철학과 자본, 인적 능력 등 텍스트 외적인 요소도 마케팅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공급률 인하를 통해 유통망을 장악하고 책의 판매신장을 꾀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급률은 인하하지 않고, 대신 제품력과 프로모션 능력의 강화를 통해 판매신장을 꾀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출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출판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철학과 상황인식을 통해 결정된다.
이러한 예를 통해 이 책은 철학, 자본 등 컨텐츠 외적 요소가 마케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의 곳곳에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