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온조 형제는 왜 각각 고구려 왕, 백제 왕이 됐을까?
지란지교 정몽주·정도전은 어쩌다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는 사이가 됐을까?
장희빈·인현왕후가 비극의 라이벌이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김옥균은 왜 개화파 동지 민영익을 살생부리스트 맨 꼭대기에 올렸을까?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치·사상·문화·예술·종교 등 우리 역사 대표 인물 74명·37쌍이 펼치는 사랑, 우정, 배신, 화해의 드라마를 통해
한국사의 흐름과 재미를 일깨우는 청소년 역사 교양서.
그때 그 시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3년 하반기를 강타한 가장 뜨거운 키워드 하나는 ‘역사 교과서’였습니다.
어떻게 역사를 재밌게 배울 것인가보다도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그때 그 시절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똑같은 사건이 이렇게도 해석되고 저렇게도 해석되는 걸까요?
『한국사 맞수 열전』은 바로 이러한 호기심에 답하고자, 먼저 역사인물들의 대립 구도 그 자체를 들여다보기를 제안합니다.
맞수를 통해 보는 입체적이고 구체적인 역사 역사에는 언제나 결정적 타이밍을 함께 살다 간 맞수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화해하며 그들이 맞대결을 펼친 그때 그 현장에서 역사가 바뀐 셈이지요.
단적으로 김구와 이승만은 해방 후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이냐 남북한 단일 정부 수립이냐’라는 문제를 중심에 두고 대립합니다. 해방을 맞기 전까지는 한 길을 걸은 동지였지만 이 문제를 두고 각기 다른 답을 내린 그때, 두 사람의 삶이 달라졌고 역사도 갈림길에 선 것이지요.
이처럼 맞수들의 이야기로 역사를 읽을 때 가장 좋은 것은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입장을 지닌 인물들이 자기만의 신념을 내보일 자리를 마련해 독자가 양측의 입장을 살피면서 보다 균형 잡힌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합니다.
한편 입장 차 분명한 인물들의 갈등이 이야기 축이다 보니 ‘발단-전개-절정-위기-결말’이라는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당연히 역사 지식은 보다 쉽고 입체적인 형상을 띠고 다가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보는 역사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현직 역사교사로 지내면서 『묻고 답하는 한국사 카페』등 굵직굵직한 역사 교양 스테디셀러를 펴낸 저자 장용준은 서문 ‘이 책의 사용 설명서’에서 당부합니다.
단순히 읽는 데서 끝나지 말고 매 라이벌을 볼 때마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살았을까?’를 고민해 보십시오. 역사책 읽기는 자기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새롭게 해석할 때 진정한 묘미가 있습니다.
한국사가 입시를 위한 단기 지식에 머물지 않고 정쟁에 휘둘리는 이념적 지식에 머물지 않으려면, 그 대신 지혜로운 삶을 위한 기름진 지식이 되려면, 그 무엇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상상하는 역사 공부를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기 눈으로 역사 보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저자의 바람은 이 책의 미덕 중 하나입니다.
앙꼬 최경진의 재기 넘치는 삽화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앙꼬의 만화 일기』, 『나쁜 친구』, 『삼십살』의 만화가 최경진은 이 책에서 각 인물의 개성과 시대적 고민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역사인물들은 시트콤 주인공처럼 리얼하고 친근하게 또 익살스럽게 등장합니다. 각 장의 도입부에 삽입된 74개 캐리커처 외에도 본문에 녹아 든 37개의 일러스트는 만화가만의 재기 넘치는 상상력으로 맞수들의 속마음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재현해 책 읽는 맛을 한결 북돋습니다.
『한국사 맞수열전』을 조금 더 재미있게 읽는 몇 가지 팁 ·이 책은 현대사부터 고대사로, 즉 시대 역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서문 ‘이 책의 사용 설명서’에 따라 책 읽는 순서를 달리하면 자신의 역사 지식수준에 맞춤한 책 읽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각 장 도입부 그래프 ‘파워지수’를 보고 인물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면 역사인물들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책날개 안쪽에 숨어 있는 연표를 펼쳐 본문과 함께 읽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