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고픈 아이, 놀이가 고달픈 부모를 위한
고민 순삭 아트놀이 꿀팁 대방출
카카오 UX 디자이너이자 워킹 맘으로 겪는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작가 밀키베이비. 그녀가 딸의 예술 감수성을 키우려고 만든 ‘아트놀이’를 책으로 만난다.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며 호응을 얻었던 놀이를 보완하고, 아트 클래스를 통해 개발한 신규 아트놀이를 더했다. 놀이를 만들며 느낀, 독자들과 나누고픈 경험담도 함께 실었다.
하루에 15분만 내면 힘들이지 않고 놀 수 있는 초간단 놀이부터 가족 여행, 그림책 읽기 등 가족의 일상에서 착안한 놀이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물감 묻은 손으로 책장을 넘길 필요 없이 쓱싹 잘라 벽에 붙여 놓고 볼 수 있는 놀이 카드, 아이가 놀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내밀 수 있도록 설계된 쿠폰 띠지까지 디자이너 엄마의 센스가 책 곳곳에 묻어 있다.
‘오늘 또 뭐 하지?’ 고민하며 육아 퇴근만을 기다리는 전국의 모든 엄마·아빠의 고민을 덜어 줄 초간단 핵꿀잼 아트놀이 레시피가 작가가 촬영하고 그린 사진·그림과 어우러져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워킹 맘 디자이너가 아트놀이를 만들기까지
‘밀키베이비’는 디자이너 김우영이 그림 작가로 활동하며 쓰는 필명이다. 분유를 맛있게 먹던 모습이 사랑스러워 ‘밀키’라는 애칭을 붙여 준 딸과 놀았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며 그녀의 놀이는 시작되었다. 다양한 재료로 자유롭게 놀며 아이의 예술 감수성을 끌어올리고 싶은 마음에 ‘아트놀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이 작업물이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면서 랜선 육아 동지들의 호응을 얻었다.
오늘 또 뭐 하지?는 연재되었던 놀이에 미공개 아트놀이를 더해 발간하였다. 디자이너이자 엄마로서 놀이를 만들며 느낀 작가의 깨달음도 들어 있다. 딱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놀이는 물론, 아트클래스에서나 볼 법한 활동들도 평범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재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밀키베이비는 딸의 마음속에 평생 재산으로 남을 놀이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놀이로 창의력, 표현력, EQ, IQ 등을 높이려는 생각도 나쁘지 않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아빠와 편하고 즐겁게 놀았던 추억을 선사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루 15분, 곰손도 거뜬한 초간단 아트놀이
내 아이. 사랑한다, 격하게 사랑한다. 하지만 노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소파와 한 몸이 되어 티브이나 좀 보고 자면 딱 좋겠는데 거실 한쪽에서 아이가 혼자 노는 걸 보고 있자니 괜스레 미안해진다. 다른 집은 어떻게 노나 찾아보면 언제 장만했는지 화방이 따로 없게 재료를 갖춰 놓고 알차게들 놀아 주는 것 같다. 그러나, SNS용 사진에 주눅 들지 말자. 긴 놀이에 장사 없다는 것은 부모라면 모두 아는 만고불변의 진리!
하루에 딱 15분만 내 보자. 오늘 또 뭐 하지?의 아트놀이는 대부분 짤막한 시간을 이용해 가족이 모여 손쉽게 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빈 분첩에 로션을 넣어 패드로 바르는 것도, 마시멜로를 점토처럼 주물럭거리는 것도, 전지 위에 벌렁 누운 엄마·아빠를 따라 그리는 것도 모두 놀이다. 밀키베이비의 아트놀이는 사진만 딱 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미술에 재능이 없어도, 멋들어진 결과물이 없어도 가족 모두 잘 놀았다는 포만감으로 충만해지는 놀이가 가득하다.
로션과 선크림을 섞어 화장하듯 놀아 보는
‘엄마 화장 도구로 함께 놀아요’(62쪽)
과일과 채소로 자연물을 표현하는
‘뭐 하고 놀지? 고민될 때, 냉장고를 열자’(64쪽)
전지 위에 누운 가족을
따라 그려 보는
‘대형 크로키 그리기’(124쪽)
일상 포착 아트놀이로 우리 집 예술 감수성 더하기
모처럼 떠난 가족 여행도, 성우처럼 읽어 주려다 포기한 그림책도, 어쩌다 보게 되는 전시회의 명화들도 오늘 또 뭐 하지?에서는 모두 놀잇감이 된다. 밀키베이비는 여행을 가거나 전시회를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들도 아트놀이로 만들었다. 그림책으로 아트 클래스를 진행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책 읽기에서 더 나아간 그림책 놀이 방법을 제시한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나들이나 여행, 혼신의 연기로 아이를 감동케 한 그림책 읽기 후 ‘내일은 또 뭐 하지?’ 하며 걱정하는 일이 없게끔 만드는 재미 보장 애프터서비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읽고 하는
‘그림자 연극 놀이’(147쪽)
제주 여행 후 만들어 보는
‘돌하르방 방향제 만들기’(176쪽)
미니 타일과 점토를 활용해
클림트 화풍을 따라 해 보는 ‘꼬마 클림트 되기’(160쪽)
아트놀이 필수 준비물! 자유롭게 풀어 주는 마음만 있다면 OK!
작가가 권하는 재료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시간을 쪼개도 15분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연달아 일어날 수도 물론 있을 것이다. 작가 또한 매일 15분이라도 내어 아이와 노는 것은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다만, 오늘 또 뭐 하지?는 부모에게 아이의 결과물을 평가하지 말고, 고정관념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는 태도만큼은 일관되게 당부한다.
엉뚱한 생각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아트놀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가 그린 파란 딸기도, 꼬리가 4개인 토끼도 아트놀이 세상에서는 모두 받아들여진다. 아이의 상상력을 해치지 않고 맘껏 표현하게 열어 두는 태도야말로 아트놀이에 임하는 필수 준비물일 것이다. 아이가 내키는 대로 표현할 때 어른이 그것을 ‘틀렸다’ 혹은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멈추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짓기 시작할 것이라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줄곧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