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대선 불복은 물론이거니와 최악의 코로나 참사를 초래하고도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인종차별·성차별 언행을 일삼는 대통령은 한국의 촛불시민으로서는 상상도 용납도 하기 어렵다. 본지 편집주간인 한기욱은 경제규모로나 민주주의의 척도로나 그 위상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한국이 팬데믹과 미 대선 결과 등으로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에서 과거의 구태한 발상과 성장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촛불의 창의적 기운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책머리에」). 국내적으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부동산 개혁 등 시민들 각각의 구체적인 삶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대두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재정립에 있어서도 그간 우리가 일궈낸 성과를 지키면서 합당한 발의권을 요구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힘든 시기를 지나는 와중에 보통 시민들의 생활은 더욱 힘겨워지고 우리 사회의 모순들도 심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대와 문학을 아울러 논하는 이번호의 글들을 엮으며 이 위기를 헤쳐갈 저력과 지혜 역시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발견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모색과 다각적인 대안을 담은 유익하고 종요로운 글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