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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쓰는 일기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내일 쓰는 일기

소장종이책 정가15,500
전자책 정가30%10,850
판매가10,850
내일 쓰는 일기 표지 이미지

내일 쓰는 일기작품 소개

<내일 쓰는 일기> “우리는, 아름다움 앞에서 울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 문소리를 눈물짓게 한 소소한 행복, 수수한 평화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를 펴내고, 인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작가로도 널리 사랑받은 시인 허은실의 신작 산문집 『내일 쓰는 일기』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내일 쓰는 일기』는 시인이 어린 딸과 함께 제주에서 보낸 1년의 기록이다. 그간 시집뿐 아니라 두 권의 산문집으로도 독자들과 만나온 그가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계절의 흐름 따라 성장해가는 시인의 일곱 살 딸 ‘나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책을 읽는 기쁨이다. 여전히 “바람이 오는 쪽으로” 달려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시인에게서 우리는 ‘성장’이 비단 유년의 몫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내일 쓰는 일기』는 아직 아름다운 오늘에 감사하는 기도이자, 내일의 행복을 기다리며 건네는 안부이기도 하다.


시인 허은실이 제주에서 발견한 귤빛 환대


3월 5일: 바람이 오는 쪽으로
바람을 타고, 바람에 실려야 사는 일도 수월하지만 때로는 바람을 마주하고, 바람에 맞서야 할 때도 있단다.
바람이 없을 때는 네가 달려가렴.
기다리고만 있을 게 아니라 네가 바람을 일으킬 때 바람개비는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멋지게 돌아갈 수 있을 거야. _24면


설렘으로 가득한 여행과 달리, 이주(移住)의 절반은 두려움의 차지다. 시인에겐 청춘을 보낸 곳, 딸에겐 태어나고 자란 고향인 도시를 떠나는 저물녘의 비행을 앞두고, 시인의 마음속에는 “아직 기분이라 부를 수도 없는” 희미한 감정들이 솜털처럼 일어선다. 고단한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떠나온 제주지만, 제주 역시 막연히 상상하듯 낭만의 섬이 아니다. 그럼에도 새 이웃에게 기꺼이 앉을 자리를 내어주는 제주 사람들의 “귤빛 환대”는 그곳의 자연이 간직한 묵묵한 아름다움을 닮았다.


3월 10일: 귤빛 환대
아이야, 환대하는 사람이 되자.
편견 없이 맞이하는 사람이 되자.
이리 와요, 앉을 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자. _35면


전등처럼 둥글고 따뜻한 “귤빛 환대”에 시인은 제주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섬의 일부로 스며든다. 제주 출신 작가와 함께 「제주 4.3, 진실에서 평화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가 하면, 비자림로 확장 소식엔 숲으로 달려간다. 영등굿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해원 왕생을 기원하고, 4.3 희생자의 이름을 가슴 깊이 새겨 애달픈 넋을 기린다. 제주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상처까지도 오롯이 감당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한다. 시인이 모살이에서 참살이로 거듭나는 과정은 그렇기에 더욱 뭉클하다.


4월 7일: 4월의 이름
마음에 감싸인 소리를 그저 마음으로 '따라가'보는 것이 '추억(追憶)'이라면, '기억(記憶)'은 마음으로 감싸 안은 소리를 마음에다 다시 '쓰는' 일이라고요. 기억이란 그런 행동성, 능동성이 요구되는 행위라고요. (…) 한 사람의 이름을 가슴에 지니는 일. 아무 연고 없는 이의 이름을 죽을 때까지 생각하기로 하는 일. 그것이 제겐 망각에 저항하는 방법입니다. _51-52면


그런가 하면 이번 산문집에서 시인은 여성 예술인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과 연대감을 전한다. 제주 창조 설화의 주인공 설문대할망을 비롯해 생명의 신 삼승할망, 바람과 풍요의 신 영등할망, 농경 신 백주또까지, 제주의 신들은 유난히 여성성이 강하다. 시인은 ‘여성스러운’ 객체가 아니라 강인하고 아름다운 주체로서 ‘여성적’인 제주의 신들에게서 제주 여성들의 원형을 발견하기도 한다. 일제의 어업 수탈에 맞선 해녀 항쟁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의 주도로 대규모 항일운동이 가능했던 저력의 근간은 해녀 공동체의 강력한 결속이었다.


“내일은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 될 거야!”


5월 17일: 죽은 개가 보고 싶어지는 시간
너는 이제 저물다,라는 단어를 사용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단지 저녁이 된다,라는 의미뿐 아니라 ‘저물다’라는 말이 품고 있는 무수한 저무는 감정들을 알아가게 되겠지. 그렇게 저물어갈 것이다. 저물고 그믈어가는 것. 슬프고 아름다운 일. _83면


제주에서는 유채와 동백이 피고 지는 것으로, 가을 단풍 대신 귤림추색(橘林秋色)으로, 밥상에 민어가 오르고, 한치가 오르는 것으로 계절의 오고 감을 알 수 있다. 『내일 쓰는 일기』에 담긴 제주의 고즈넉한 사계는 시인의 딸 ‘나린’의 성장과 어우러져 한결 풍성해진다. 나린은 엉뚱한 질문과 사랑스러운 호기심으로 독자를 살며시 웃음 짓게 하는가 하면, 마음을 “함박눈처럼 펑펑” 쓰는 모습으로 뜻밖의 감동을 준다. 때로는 ‘나로 산다는 것’, ‘죽는다는 것’에 대한 치열한 고민으로 어린이가 느끼는 삶의 무게 역시 어른의 그것보다 결코 가볍지 않음을 일깨우기도 한다. 자연과 사람, 과거와 현재, 슬픔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일기는 삶이 빚은 무늬를 사려 깊게 비춘다. 시인에게 쓴다는 것은 산다는 것의 다름 아닐지도 모른다. 시인의 손으로 써 내려간 이 작은 역사가 각별한 이유다.


출판사 서평

작가의 말

아직 아름다운 이곳에서 조금은 다른

제주는 더 이상,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은 낭만의 섬이 아니다. 습지를 메우고, 숲을 베어내는 자리에 세워진 가림막에는 나무와 숲,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하는 아이 이미지와 글이 새겨져 있다. 숲을 베어내는 자리에 사용되는 이미지가 숲이라니.

그럼에도 제주는, 지구는 여전히 아름다워 눈물겹다. 이 글은 아직 아름다운 이곳에서 조금은 다른 삶을 궁리해보려는 나날의 기록이다. 생활의 가림막, 세계의 가림막 뒤로 사라지는 빛나는 생의 순간들을 채집해보려 한 흔적이다. 내일은 써야지 미뤄둔 것들의 목록을 오늘 살아보고자 한, 오늘 속에 도래한 내일에 대한 미시감의 기록일 수도 있겠다. 내일 쓰게 될 일기에는 이 섬과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근심보다는 안도가 담겼으면 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그곳의 당신은 어떤가요, 묻는 안부이거나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나요, 하는 에두른 질문이어도 좋겠다.

이 책을 쓰면서 아름다움에 너무 많은 채무가 생겼다. 이 섬의 아픈 역사와 사람들, 바다와 땅의 온갖 생명, 파도와 바람, 노을과 구름, 익어가는 귤의 빛깔과 멀구슬나무의 향기, 새로 사귄 이웃들, 그이들의 언어, 그리운 이름들……. 그리고 살가운 추천사를 써준 벗, 문소리 씨의 다정한 아름다움! 아이와 함께 내가 조금이라도 성장했다면 이 모든 존재 덕분이다. 무엇보다 제주라는 공간에서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글을 가장 먼저, 앓는 땅의 곁에 놓고 싶다.

동백 씨앗 영그는 제주에서
허은실



추천사

당신의 글을 읽고 눈물이 났습니다. 내 눈물은 마음이 아파서도 아니고, 슬퍼서도 아니고, 오늘은 왠지 흐르는 그런 눈물도 아니었습니다.
“글쓰기란 무엇보다 제 상처를 만지작거리는 일”. 영화를 만드는 일도 나에게는 무엇보다 내 상처를 만지작거리는 일이었구나 싶어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닦았습니다.
모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당신의 마음과 행위가 아름다워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우리는, 아름다움 앞에서 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글을 읽고 난 후 여름 아침, 딸아이를 위해 복숭아를 깎고 있는 이 '시시하고 소소하고 수수한' 나의 시간이, 빛을 냈습니다. 환하게 빛이 났습니다. 내 삶에 빛을 후 불어넣어 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_배우 문소리


저자 프로필

허은실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75년
  • 학력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 학사
  • 수상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

2015.01.2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허은실
197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작가로 활동했고,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했다.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산문집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등을 펴냈다.

목차

1부 모살이

봄, 바람이 오는 쪽으로 달려갔다
여름, 영원히 덧없고 끝없이 아름다운

2부 참살이

가을, 내일은 가장 기쁜 날이 될 거야
겨울, 우리 여기서는 새를 만나러 가자

에필로그 1년―V
작가의 말 아직 아름다운 이곳에서 조금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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