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벌써 4년째이다. 새 정부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말했지만, 조국 사태로 야기된 분열과 권력자들의 잇단 성폭력 사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과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이어지며 진보의 가치가 의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과 정치에 대한 만족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김동춘 교수는 최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내홍을 설명하며 “그 까닭은 오늘의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역사 구조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945년 해방 이후, 더 나아가 구한말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한국사에는 개화 대 민권, 친일 대 독립, 반공 대 평화통일, 개발독재 대 민주공화의 갈등이 켜켜이 쌓여 있으며, 또한 거의 모든 갈등에서 전자가 승리했던 ‘역사 구조’의 결과가 지금이라는 설명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맞서 처음 출간된 『대한민국은 왜?: 1945~2015』를 『대한민국은 왜?: 1945~2020』으로 개정 출간한 이유는 현재의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한국 현대사의 ‘역사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개정판에는 초판 출간 이후 축적된 현대사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원전과 참고 문헌, 보충 설명을 주석으로 추가하였다. 그리고 한국 현대사 논란의 중심에 선 『반일 종족주의』의 배경과 이론 구조를 분석하고 그것이 ‘역사 이론’이 아니라 ‘우파 정치 이론’에 불과함을 밝히는 새 글(15장. 일본에서의 『반일 종족주의』 선풍을 보면서)을 추가하였다.
사회학자.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1997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같은 대학 NGO 대학원장 및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1960년대의 사회운동』 『한국 사회 노동자 연구』 『한국 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분단과 한국 사회』 『전쟁과 사회』 『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1997년 이후 한국 사회의 성찰』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전쟁정치』 『대한민국 잔혹사』 『대한민국은 왜?』 『사회학자 시대에 응답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