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희생, 추모, 전쟁 같은 두렵고 참혹한 단어 속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기적 같은 9·11 이야기
2001년 9월 11일, 납치된 여객기들이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국방부 청사에 충돌한다. 세상을 결코 사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 참사의 순간, 미국 상공에는 4546대의 비행기가 운항 중이었다.
이 책은 하늘 위에서 갑자기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사고 이후 일주일을 들여다본다. 갑작스레 납치의 위험 속에서 수십 명의 목숨을 어깨에 지게 된 조종사들, 그런 조종사들을 도와 외딴 공항에 비행기 수십 대를 안전하게 착륙시켜야 하는 관제사들, 보안 검색과 대피소 마련을 비롯해 일주일 동안 지역 인구와 맞먹는 대규모 피난민들의 의식주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까지 보살피려 나서는 섬 주민들, 기내에 방치된 동물을 일일이 찾아내 돌보는 활동가들, 무엇보다 하루아침에 삶의 뿌리가 흔들린 채 내려앉은 낯선 땅에서 낯선 환대를 받으며 어쩔 줄 모르는 “비행기 사람들”까지. 테러, 희생, 추모, 전쟁 같은 두렵고 참혹한 단어로 뒤덮인 9·11 이야기에서 이 책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보석 같은 진실을 꺼내 보인다.
재난이 상수인 시기, 고립과 경계만이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이때에 타인에 대한 따뜻함과 신뢰를 잃지 않으며 고통과 두려움에 맞설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으로, 각자 다른 방식으로 타인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이야기하는 은유, 정세랑, 정혜윤 작가가 이 책을 추천하며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