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여왕이자 프랑스의 왕비였고 당대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성이었다는 메리 스튜어트. 역사와 얽힌 비극적인 비운의 삶이 워낙 인상적이고 강렬하여 영어권에서는 수많은 책과 영화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저자인 제임스 애벗은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역사, 종교, 전기 분야의 많은 저서를 남겼다. 이 책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Mary Queen Of Scots』도 청소년뿐 아니라 간추린 형태로 일독하려는 성인을 위해 집필했다고 저자가 직접 의도를 밝혔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부분은 태어나자마자 여왕에 오른 메리 스튜어트가 정략결혼에 의한 전운의 소용돌이에서 신변안전을 위해 프랑스로 피신하는 유년과 어린 시절을 다룬다. 두 번째는 스코틀랜드로 귀국하여 왕위에 오르지만 종교로 인해 정치적으로 고립된 데다 두 번째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을 납치한 자와 세 번째 결혼을 하는 기묘한 상황이 겹치면서 파국의 길로 향하는 내용이다. 마지막 부분은 줄곧 메리를 견제해왔던 잉글랜드 불세출의 군주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18년간 영어의 몸이 되었다가 결국 역모 가담 혐의로 처형됨으로써 파란만장한 비운의 삶을 마치기까지다. 앞서 언급했듯이 1권에서는 파리에서 보낸 메리의 어린 시절을 다룬다. 메리는 자신이 태어난 지 6일 만에 아버지 제임스 5세가 서거하자 갓난아기 여왕이 된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통합을 호시탐탐 노려온 헨리 8세가 자신의 아들 에드워드 6세와 어린 메리를 결혼시키려는 강압적인 협정을 맺고 이른바 “난폭한 구애”에 나선다. 가톨릭교도였던 메리의 어머니 마리 드 기즈는 고국 프랑스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앙리 2세의 아들인 프랑수아 2세와 메리의 혼인 협정을 맺는다. 이로써 메리는 헨리 8세가 촉발한 전운이 감돌고 신구교가 충돌하는 스코틀랜드의 위험한 환경을 피해 프랑스로 향한다. 유럽에서 가장 발달했고 세련됐다는 프랑스 궁전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메리는 협정에 따라 프랑수아 2세와 결혼, 프랑스 왕비에 오른다. 그러나 병약했던 프랑수아가 왕위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요절한다. 이때부터 프랑스의 권력지형도 어린 과부 메리에게 불리하게 전개된다. <책 속에서> 스코틀랜드에 온 관광객들이 가장 큰 흥미를 가지고 방문하는 곳은 옛 왕궁의 폐허에 있는 방 그러니까 메리 스튜어트가 1542년 12월 8일에 태어난 곳이다.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는 매우 아름다웠으나 불운했고 불행했다. 모두가 그녀의 삶에 강한 흥미를 느끼는데, 이런 흥미는 상당부분 그녀의 슬프고도 비통한 삶이 시작된 그 방에 집중되어 있다. 왕궁은 린리스고라는 작은 마을에서 가깝다. 이 마을에 있는 것이라고는 옛 돌집들이 늘어선 기다란 길 하나가 전부다. 마을의 북쪽은 작은 호수인데, 실상 연못에 더 가깝지만 사람들은 스코틀랜드어로 그곳을 “로크(loch, 호수)”라고 부른다. 왕궁은 마을과 그 호수 중간에 있다. 궁전이 세워진 곳은 아름다운 언덕으로 이 땅은 내리막을 이루다가 호수의 물속까지 뻗어있다. 이 호수 한가운데 아주 작은 섬이 하나 있고, 섬의 기슭은 비옥한 들판에 접해 있다. 왕궁은 중앙에 탁 트인 공간 또는 뜰이 있는 정방형 형태였다. 그리고 뜰 한복판에는 아름다운 석조 분수가 있었고, 말 탄 사람과 마차가 지나갈 수 있는 아치형 통로가 있었다. 왕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들은 뜰의 안쪽으로 나 있었다. 왕궁은 지금 폐허로 남아 있다. 메리와 그녀의 어머니 마리 드 기즈가 세상을 떠난 후인 1746년경 스코틀랜드를 침공한 잉글랜드 군이 이 왕궁의 바닥에 짚을 깔고 거기에 누워 잠들었다. 아침이 되어 군대가 떠나갈 때 그들은 잔인하게도 짚에 불을 질렀고, 그 결과 왕궁은 파괴되었다. 아래층 바닥의 일부는 돌이었으나 위쪽 바닥과 지붕 전체는 모조리 불에 탔고, 방마다 있던 목조물과 출입문, 창틀까지 전소되었다. 그 이후 왕궁은 복구된 적이 없이 그저 음울한 폐허 더미로만 남았다. 메리가 태어난 곳은 바닥이 돌로 된 방이었다. 위쪽에서 떨어진 쓰레기들이 방바닥을 흙처럼 덮었고, 그 위에서 풀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났다. 보기에 몹시 우울한 광경이다. 그 방으로 들어간 방문객들은 씁쓸히 주위를 거닐면서 어머니의 품에 안긴 메리의 모습을 상상해보거나 그처럼 아름다운 왕궁을 잔인하게 파괴한 병사들의 무모함을 생각해보곤 한다. 그러고는 창문 아니 한때 창문이 있었던 벽면의 무너진 구멍으로 다가가 이제는 너무도 쓸쓸하고 고즈넉한 호수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그들의 머리 위는 휑하니 뚫려서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미국의 교육자이자 작가. 청소년을 위한 저서로 널리 알려졌다. 1803년 메인 주 할로웰(Hallowell)에서 태어났다. 애머스트 칼리지에서 교편을 잡다가 보스턴으로 이주하여 마운트 베넌 여학교(Mount Vernon School for Young Ladies)를 설립하고 초대 교장을 지냈다. 180권의 저서를 비롯하여, 31권을 공저하거나 편집하는 등 다작가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왕성한 필력을 보였다. 청소년 소설, 간추린 역사, 전기,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평이하고 쉬운 문체로 가독성을 높인 저서들이 특징이다. 특히 주인공 롤로가 척척박사 삼촌과 함께 세계여행을 통해 다방면에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을 담은 “롤로” 시리즈(Rollo series), “역사를 만든 인물”을 주제로 한 일련의 전기들은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는 작가의 모토와 함께 당대 큰 호응을 얻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엘리자베스 여왕』, 『네로』, 『정복자 윌리엄』 등의 전기물, 『미국의 발견』, 『독립 전쟁』 등의 미국역사, 『롤로의 실험』을 비롯한 롤로 시리즈로 대표되는 교육서 외에 많은 저서가 있다.rnrn옮긴이 정탄rn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보람을 느낀다. 『해변에서』, 『세상의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 『덩케르크』, 『위대한 쇼맨』, 『리지』, 『미드웨이:어느 조종사가 겪은 태평양 함대항공전』, 『열기구 조종사』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