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부 도시 오를레앙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소뵈르 생티브. '소뵈르Sauveur'는 '구원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백인 가정에 입양되어 고등교육을 받은 흑인 남성의 인종적·역사적 맥락을 뛰어넘는 거창한 의미를 갖는다. 임상심리상담가 소뵈르는 자신의 이름을 예민하게 의식하며 내담자들을 만나는데 특히나 성장기에 갖가지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상담가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작 『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에서는 2015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배경으로 자살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하고 어머니의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에 처한 고등학생을 데려다 먹이고 재우는 등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마르티니크 출신 흑인들에게 내려오는 흑마술 '캥부아'의 저주에 맞서고 열 살짜리 아들 라자르에게 노예주 조상을 둔 백인 엄마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도 그가 풀어야 할 문제 중 일부였다. 그리고 상담소에서 펼쳐지는 소뵈르와 내담자들의 개성 넘치고 톡톡 튀는 대화는 온갖 정신의학적 문제로 가득한 『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으로 만들어 주었다. 후속작 『소뵈르 박사의 주말』에서도 상담소는 여전히 성황 중이다. 성정체성 혼란을 겪는 엘라는 정기적으로 상담 중이고 자살 시도를 감행했던 마르고 대신 여동생 블랑딘이 과잉 행동과 주의력 결핍으로 새로운 고객이 된 참이다. 전작에서 로맨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루이즈는 이제 어엿한 여자 친구가 되어 소뵈르와 살림을 합치고 가족이 되는 문제로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맺는 일은 소뵈르에게 일종의 과제로 다가온다. 루이즈와의 새 삶을 꿈꾸기 위해서는 루이즈의 아들딸과 함께해야 하고, 루이즈의 전남편은 물론 전남편의 새 아내에게까지 연결되는 일이다. 루이즈 전남편의 아내 팽프르넬이 신분을 속이고 소뵈르를 찾아온 건 게중 해결하기 쉬운 문제일지 모른다. 루이즈의 딸 알리스로 인해 빚어지는 전방위적인 갈등에는 이혼가정, 사춘기 여드름, 뉴미디어 과몰입 같은 다채로운 세부 항목과 이어지는 것이다. 비단 이러한 문제는 소뵈르에게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어머니의 조현병으로 무기력한 청소년 가뱅이 소뵈르의 집 다락방에 아예 눌러앉고, 외인부대 출신의 노숙자 조바노비크가 합류하면서 소뵈르의 집은 뜻하지 않게 유사 가족 공동체를 구성하게 된다. 반려 햄스터의 번식이 그러하듯 새로 맺어진 관계들은 근심과 짜증을 불러일으키지만 반대로 타인 사이의 애정과 돌봄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일깨워주기도 한다. 살다 보면 마음을 다치는 일은 다반사이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 과정에서 오해와 서운함이 겹겹이 쌓인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솔직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디에서 안식을 찾아야 할까. 그래서 소뵈르가 자신의 상담가를 찾아가 잔뜩 주눅 든 채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은 아니러니하다. 비록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물러나긴 하지만 소뵈르 역시 어깨에 잔뜩 걸머진 짐을 어딘가에 내려놓을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1954년 프랑스 아브르, 르 아브르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시인이자 화가였으며 엄마는 기자였다. 큰오빠는 작곡가이자 컬럼비아대학 교수이고, 작은오빠와 여동생은 작가이다. 지금은 오를레앙에서 살고 있다. 소르본 대학에서 현대문학을 전공, 공무원 남편과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이자 손자들을 둔 할머니이다. 1986년부터 청소년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바다개』와 『쉬운 네덜란드 어』로 아동서 전문 서점 연합에서 수여하는 소르시에르 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2004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책읽기 운동을 열심히 해 왔으며 또한 최근에는 신분증 없는 난민 어린이 보호 운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청소년 성장소설부터 판타지, 스릴러, 탐정 이야기, 동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80권 넘게 썼다. 유머러스한 문체와 군더더기 없는 상황 묘사, 빠른 전개에 독자에게 지루하지 않은 독서를 선사한다. 1985년 어른들을 위한 첫 동화집 『동행』과 『여기 루를 보라』를 펴냈으며, 『푸른 등』의 작가 모카의 언니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베이비시터 블루스』 『210프랑짜리 우리 아기』 『열혈아 딩키』 『학교의 암살자』 『미토』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