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이 아닌 잊어버린 10년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2012년,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2012년, 우리는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선택을 받았던 두 명의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왔는가?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라며 몰아세웠던 참여정부 5년과 ‘경제를 살리겠다’며 정권을 잡은 MB정부 4년. 노무현과 이명박, 두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극명하게 다른 행보를 보여주었다. 분노의 시대, 정당한 심판에 대해 논하는 <응징>(사람사는세상 刊)은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의 터닝 포인트가 될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지난 9년의 정치와 경제, 사회상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적대 세력의 의도적 비난과 지지 세력의 오해와 의심으로 힘겨웠던 노무현 정권을 되짚어보고, 그에 대한 애정을 거두고 차갑게 등 돌린 우리의 실수를 냉철하게 진단한다. 또한 ‘경제대통령’이라 자신하며 정권을 ‘되찾은’ 이명박 시대의 암담한 현실을 날카롭게 풀어내고, 눈앞의 이익에 홀려 신념을 버린 우리의 어리석은 모습에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선 지금, 정의와 상식이 무너진 대한민국에 정당한 심판을 내릴 것을 주장한다.
노무현 vs. 이명박, 두 개의 대한민국
마하트마 간디는 나라가 망하는 7가지 징조를 일컬어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상업, 인간성 없는 과학, 그리고 희생 없는 종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과연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고 거리낌 없이 답할 수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받으며 당선되었다. 평생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며 살던 그에게 우리는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는 분명 국민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간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그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이들에게 노무현은 그저 눈엣가시일 뿐이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노무현을 지지하고 그를 대통령의 자리에 올린 다수의 국민들마저 어느 순간 ‘경제를 망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고의적 폄훼에 동조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그를 지탱하고 보호해야 할 우리마저 등을 돌리자 그를 향한 악의적인 언론과 반대 세력의 끈질긴 공격은 더욱 악랄해졌다.
참여정부 5년의 시간이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는 ‘경제’라는 말에 넘어갔다. 그때까지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자유와 민주화는 한켠으로 미뤄두었다. ‘노무현이 경제를 망쳤다’는 말을 무턱대고 믿은 탓이었다. 우리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정의와 신념을 포기했다. 아니, 애써 외면했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 오류의 결과는 처참했다. 피와 눈물로 일궈낸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고스란히 후퇴했다. 오히려 더욱 악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바라던 경제적 발전도 이루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MB정권이 내세웠던 ‘7ㆍ4ㆍ7 공약’은 말 그대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더욱더 먹고살기 어려워진 서민들의 삶, 한층 극명해진 1%와 99%의 격차, 20년 전으로 퇴보한 자유와 민주주의….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국민의 힘으로 이루었던 정권교체를 MB정권과 보수 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우리는 그 세월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어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 얻어낸 소중한 가치들을 스스로 버렸다. 노무현의 대한민국과 이명박의 대한민국을 거치며 우리는 스스로 내린 선택의 결과에 대해 뼈저리게 배웠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든 자리는 표가 나지 않지만 난 자리는 금방 표가 나고 커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시대는 난 자리도 커 보이고 든 사람으로 인해 느끼는 불편함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 옳은 정치는 정치를 하는 것인지 백성이 모르게 하는 것이라 고 했다. 그것이 요순시대 평화롭던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런데 든 자리가 이토록 커 보이고, 그 든 자리로 인해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으니, 아무리 양보해도 잘 된 정치라고는 할 수 없다. 이 모든 결과를 가져온 것은 위정자라는 사람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은 까닭이다. - ‘든 자리, 난 자리’ 중에서
분노하라, 그리고 응징하라
우리는 노무현을 잃은 뒤 다시 그를 찾고 있다. 우리는 왜 지금 노무현을 기억하는가? 왜 그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보려고 하는가? 그가 추구하던 가치들, 특권 없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사회,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회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들이기 때문이다. 비록 순간의 오해와 섣부른 의심으로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두었고 심지어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그를 탓하기도 했었지만, 여전히 그와 우리는 같은 목표와 지향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가 추구했던 가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가 그토록 그리던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어야 한다.
현 정권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 ‘정치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마저 정치에 눈을 뜨게 한 것’이라고 한다.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평범한 사람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정치에 무관심했던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 국민의 분노와 심판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할 순간이 다가온다. 우리는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난 5년의 시간만 잃은 것이 아니다. 힘겹게 이루었던 많은 가치들이 10년 전,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앞으로 우리는 또다시 길고 먼 투쟁의 길을 가야한다. 분노의 감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는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어리석인 사람이 되고 만다. 분노하라, 그리고 응징하라.
우리 자신에 대한 자책, 떠나간 님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응징해야 할 자들에 대한 분노. 이 모든 것을 가다듬어 우리는 날카롭게 칼을 갈아야 한다. 이미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흔들리지 않는 대오를 유지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는 날이 될 것이며, 국민에게는 위대한 승리의 날이 될 그날까지 국민의 위대한 진군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 ‘응징의 순간’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