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끋까지 다 읽고나니 왜 하필 계절배경이 여름이어야했는 지 알 수 있었어요.
도하 같은 남주 또 없어....
이 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 잔잔하고 설레는 로맨스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어요. 솔직히 말하면 ‘편하게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키워드에서 조폭이나 피폐 그런 것들도 없고 해서. ^^; 거기다가 고향이라는 키워드와 첫사랑 소꿉친구와의 의 재회라는 설정이 주는 편안함과 설렘이 그리고 바다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배경에 어릴 적 친구와의 얽히고설킨 감정까지,, 왠지 그 속에서 가볍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저 마음을 비우고 읽을 수 있는 잔잔한 로맨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기대한 만큼, 첫 장을 넘기자마자 고향의 푸른 바다와 여름 햇살이 연상되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서울살이에 지친 희연이 고향 무설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도피와 재회’를 그리죠. 도피처 같은 고향에서 만난 첫사랑과의 이야기는 마치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어요.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점점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더 깊은 감정선이 느껴져서 깜짝 놀랬어요. 마치 고향의 바닷가에 앉아 조용히 파도를 바라보는 기분이었어요.
한도하는 겉으로는 장난기 많은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속을 알 수 없는 가벼운 인물처럼 보이기도 해요. 작품을 읽어나갈수록 그가 보여주는 깊은 속마음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어요. 장난기 가득한 말투와 행동 뒤에 숨겨진 진심, 소년 같은 웃음과 다정함, 그리고 때론 은근한 유혹에 다정한 배려가 묻어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도하가 무심한 듯 다정하게 희연을 챙기는데 그런 행동 속에 진심이 묻어나고,, 유머와 진심을 오가는 대사가 너무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그러면서 때론 뜨거운 욕망까지 보여주고…. 그가 서핑을 즐기는 장면들은 여름의 청량감을 더욱 살려주었고, 그 순간마저 희연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어요 어린 시절의 장난기와 어른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 순정을 모두 품고 있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인지 희연을 대할 때 도하의 행동은 늘 반반의 설렘과 긴장감을 주더라고요.. 한편으론 ‘이 남자, 속을 알 수 없다’는 미묘한 긴장감까지 주어 흥미를 더했답니다
임희연은 서울살이에 상처 입고 도망치듯 무설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그 무심한 듯한 태도와 달리, 누구보다 섬세하고 내면이 복잡한 인물로 느껴졌어요. 대화보다 회피를 선택하고,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더 현실적이었달까요.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도피는 단순히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시간이었겠죠. 도하와 다시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와도 마주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용기를 얻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조금씩 깨닫게 되는 자신의 마음, 그리고 잊고 지냈던 설렘에 흔들리는 장면들이 참 담담하고 사랑스러웠어요. 그녀가 도하의 장난에 툭툭 밀리면서도 결국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잔잔하지만 정말 마음을 울렸어요. 희연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외로움과 상처가 도하의 따뜻한 다정함에 서서히 녹아드는 모습들이 너무 좋았고….그녀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장면마다 따뜻한 설렘이 전해졌습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변화시키며 감정을 촘촘히 쌓아가며 진행돼요 감정선을 쌓아갑니다. 그래서 단순히 달콤한 연애담이라기보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며 조금씩 다가서는 이야기에 가깝더라고요. 고향이라는 공간과 바닷가의 풍경이 감정을 더욱 배가시켰고, 작품 전체에 흐르는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일상의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소꿉친구 시절의 추억이 배경에 깔리면서, 현재의 재회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어요. 도하가 여전히 희연을 향해 간질간질한 장난을 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심이 보여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친구 같던 두 사람이 우연과 추억 속에서 조금씩 다시 가까워지고, 결국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는 여정이 참 따뜻했어요. 소꿉친구의 장난 같은 관계에서 점차 진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워, 부담 없이 읽히면서도 은근한 설렘을 안겨주었어요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디테일한 연출과 대사들은 일상 속 작은 행복을 포착한 듯한 느낌을 주었고, 덕분에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도하는 희연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떠올리고, 신경씁니다. 희연이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희연이 좋아하는 무화가,희연이 좋아하던 비맞으며 달리기, 희연이 좋아하던 벨 누르고 도망치기. 재회 후에도 희연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희연을 배려하고 보듬으려 해요. 심지어 희연이 머리 긴 남자가 싫다고 하자, 서퍼의 자존심이라며 아득바득 기르던 머리도 짧게 칠 정도ㅎㅎ 그리고 10년 전 철길에서의 그 마지막 대하를 계속해서 후회하고 곱씹었어요. 그런 감정이 끝부분에서나 나와서 조금 아쉬워어요..
특히 이 작품은 달달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 무겁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만도 않게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 좋았어요. 첫사랑과 재회의 설렘, 고향의 향수,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진심 어린 대화와 유머와 따뜻함이 뒤섞여 있어 잔잔하게 읽히면서도 가슴 한켠이 간질간질했어요. 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도하의 장난이 다소 선을 넘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아어요. 사실 저는 아직도 그가 친 마지막 장난의 목적과 의도를 모르겠지만……ㅠㅠ 하지만 그 장면조차도 ‘도하라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해해보려 합니다. 작가님이 그려낸 캐릭터의 일관성이 돋보였달까요.
결국 이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첫사랑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에요. 상처를 안고 돌아온 여주와, 그저 장난꾸러기인 줄 알았던 남주의 깊은 마음이 만나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어른이 된 후의 깊은 감정까지 담아낸 이 소설은, 잠시나마 바닷가로 떠나듯 읽기 좋은 작품이에요. 한여름의 파도 같은 청량함과 첫사랑의 달콤함,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마음의 이야기가 담긴 이 소설은, 피곤한 일상 속에 잠시나마 웃음과 따뜻함을 전해줄 작품이에요. 부드럽고 잔잔한 감정선을 따라가고 싶을 때, 편하게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