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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꽃과 나무지만 개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의미를 부여할때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와 보이는지를....작가님의 진솔하고 정갈한 글들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삶속에서의 미학을 계속 경험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매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그렇군요... 책을 읽다보니 저에게도 묵향의 미대 시절이 있었음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시간내서 꼭 난을 쳐 볼 용기를 가졌습니다.
꽃마다 담긴 내력을 얘기하면서 사람 사는 속을 조심스레 펼친 아름답고 단아한 책. 아침에 눈 떴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 어느 꽃이든지 한 페이지 펼쳐 읽으면 영혼이 맑아지는 듯하다. 두 겹 꽃잎을 기대듯이 꽃 핀 영산홍을 보고선, 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기대고 토닥이며 살아가야 하는 관계를 읽어낸다. 특히 ‘가시선인장, 너도 아는구나’ 편에서는 구석에서 시들어가고 있는 선인장을 만지다가 손가락을 찔린 얘기다. 저자는 햇빛 밝은 베란다에서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작은 가시 하나하나를 족집게로 뽑아내며 말한다. “미안해, 너도 알고 있었구나. 내가 너를 예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지막 가는 길을 정중하게 다루어야 했는데 귀찮은 마음으로 치우고만 싶어 했던 걸 너도 알았구나. 미안하다 미안해.” 무의식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마음 한 자락까지도 허투로 하지 않고 맑게 챙기는 저자의 심상이 마치 시처럼 형상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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