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경제 발전만으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었다.
1970년, 가난에 허덕이던 한라공화국은 독재자 강태산 아래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정치적 자유는 없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30년간 정치인들은 권력에 취했고, 부패했고,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싸웠다.
명해제철소 노동자 이성규와 그의 가족 3대가 겪은 70년의 여정. 빈곤에서 풍요로, 독재에서 민주화로, 그리고 형식에서 실질로. 이 나라는 깨달았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선거와 국회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제도적 자제—할 수 있다고 모두 해서는 안 된다는 지혜.
상호 존중—정치적 반대자는 적이 아니라 경쟁자라는 깨달음.
이 두 가지 문화가 뿌리내릴 때, 비로소 국민은 정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되었다.
민주화 운동가 이준혁, 개혁가 윤재형, 독재자 박성우, 그리고 시민운동가 정수진. 권력의 정점에 섰던 그들의 성공과 실패, 타락과 성찰을 통해 우리는 묻는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완성되는가?
이것은 한 국가의 정치적 성숙을 그린 대서사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의 이야기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긴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70년 전, 우리 조부모 세대는 독재 아래 살았습니다. 그들은 가난했고, 억압받았고, 목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50년 전, 우리 부모 세대는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민주화였습니다. 선거는 있었지만 부정 선거가 횡행했고, 국회는 있었지만 폭력이 난무했고, 정치인은 있었지만 부패했습니다."
"20년 전, 우리는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6월 항쟁으로 부패한 정권을 몰아냈고, 제도를 개혁했고, 문화를 바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뤘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제 우리 국민은 정치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 부모님들은 매일 정치 뉴스를 보며 분노했습니다. '또 싸우네', '또 비리네', '나라가 왜 이 모양이냐'고 탄식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국민들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부패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그것을 막습니다."
"국회는 폭력이 아니라 토론으로 일합니다. 문화가 그것을 요구합니다."
"여야는 협치합니다. 상호 존중의 가치가 뿌리내렸습니다."
"언론은 자유롭습니다. 정부는 비판을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정상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서평
"이것은 정치소설이 아니다. 인간 드라마다."
60년에 걸친 장대한 서사 속에서 저자가 천착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인간이다. 명해제철소 노동자 이성규 3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민주화 운동가에서 권력에 취한 대통령으로 타락하는 이준혁의 비극은 섬뜩하도록 현실적이다.
특히 '제도적 자제' 개념은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을 꿰뚫는다. 헌법이 허용한다고 모든 것을 해도 되는가? 다수당이라고 날치기 통과를 해도 되는가? 대통령이라고 청와대에 권력을 집중시켜도 되는가? 이 소설은 명확히 답한다. "할 수 있다"와 "해도 된다"는 다르다고.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해피엔딩'이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준혁은 실패하고, 윤재형도 실패한다. 하지만 그들의 실패가 다음 세대의 밑거름이 된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무게다.
또한 저자는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 모두가 실수하고, 넘어지고, 배운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희망이다. 완벽한 영웅이 아니어도, 우리는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