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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의 남자 상세페이지

초야의 남자

황희수 장편소설

  • 관심 0
동아 출판
소장
종이책 정가
9,000원
전자책 정가
60%↓
3,600원
판매가
3,600원
출간 정보
  • 2012.10.30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6.2만 자
  • 1.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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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의 남자

작품 정보

“만약에 천사가 이 세상에 있다면 황자님일 거예요.”
‘전장의 악마’라 불리는 이 황자 루크 체임버스.

“공주, 쫌! 쫌!”
초야권 때문에 가출을 시도한 울보공주 아이린 프레너리.

“그러니까 키는 요만하고.”
루크는 제 가슴께를 가리켰다.
“금발에 눈이 이만큼 크다. 파란색이고.”
엄지와 검지 끝을 붙여 동그랗게 만들어 눈 앞에 흔들었다.
“그리고 또…… 복숭아같이 달콤하게 생겼다.”
고든은 루크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황자의 가슴까지 오는 키에 눈은 큰 금발 아가씨라는 건 알겠는데,
복숭아같이 달콤하게 생겼다는 건 잘 상상이 가지 않았다.
“복숭아요?”
“그래, 뽀얗고 부드럽고 달콤한 복숭아.”

수박같은 가슴과 호박만한 엉덩이를 꿈꾸는 공주님과
그냥 말랑거리는 복숭아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왕자님의 낭만동화.

[본문 맛보기]

빨래를 널고 있는 엘레나를 찾아 뒷마당으로 온 피치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나뭇가지로 땅에 루크 이름을 마구 끼적이다가 휴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루크를 따라 오르칸에 가고 싶었는데, 저택에 남아 그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기만 했다.
루크가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오르칸 공주와 만나서 이야기는 잘하고 있는지, 혹시 루크에게 홀딱 반한 오르칸 공주의 유혹에 넘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어차피 오르칸에 데리고 가지 않을 거라면 키스라도 한 번 더 해주고 갈 것이지, 그냥 가버린 루크를 원망하며 피치는 또 길게 한숨을 쉬었다.
피치의 한숨 소리를 들은 엘레나가 빨래를 널다 말고 피치를 바라봤다.
“아이고, 땅 꺼지겠어요. 요즘 왜 그렇게 한숨을 쉬세요?”
피치는 엘레나를 보지도 않고 나뭇가지로 땅을 파면서 풀죽은 목소리로 물었다.
“엘레나, 나 안 예뻐?”
“어머,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아가씨가 얼마나 예쁜데요!”
“그런데 황자님은 내가 별로인가 봐.”
“전하가 아가씨를 못생겼대요?”
엘레나가 빨래를 집어 들다가 바구니에 홱 팽개치고는 몸을 돌렸다. 이미 두 눈에 콩깍지가 잔뜩 낀 엘레나는 아무리 황자님이라고 해도 피치를 못생겼다고 하는 걸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피치는 엘레나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아니야. 아직 못생겼다고 한 적은 없어.”
“아직이요?”
“응, 그래도 나한테 키스했으면 좋아한다는 거 아닌가?”
“키스요?!”
엘레나의 눈이 동그래지더니 피치의 앞으로 좀비처럼 걸어왔다. 루크가 피치에게 키스를 했다면 그녀를 좋아하는 걸 테고, 그렇다면 피치의 앞날은 밝았다.
헤벌쭉 입이 벌어진 엘레나가 피치의 두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
“전하랑 키스를 했다고요?”
“응, 엘레나가 내 뺨에 하는 것처럼 쪽 아니고 쪼오오오오옥. 무슨 말인지 알아? 이렇게 쪽 아니고, 이렇게 입술이 붙었다가…….”
피치는 제 손등에 입술을 갖다 대고 엘레나의 눈앞에서 직접 시범을 보였다. 그에 엘레나의 눈이 더욱 커졌다.
“정말요? 쪽도 아니고 쪼오오오옥?”
“그래, 그랬다니까.”
“그래서요?”
“황자님이랑 키스를 하니까 막 온몸이 찌릿찌릿하고 되게 기분이 좋은 거야. 엘레나나 유모가 잘자라는 인사를 해줄 때랑은 완전 달라. 물론 뺨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뭔가 달라.”
피치는 그때의 생각에 또다시 볼이 발갛게 상기됐다.
엘레나는 피치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루크와 피치가 키스를 했다니, 생각만 해도 흐뭇했다.
“오오오오! 그랬는데요?”
“그래서 내가 한 번 더 해달라고 했거든. 그랬는데 황자님이 싫대.”
“싫대요? 왜?”
“황자님은 내가 키스해달라고 해서 키스해주는 그런 남자가 아니래.”
“어머, 뭐야. 전하 진짜 나쁘다.”
“그렇지? 다른 건 다 좋은데, 그건 좀 그래.”
피치는 금세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자신이 입은 옷을 여기저기 만져보며 중얼거렸다.
“이제 이런 옷 입지 말까보다.”
“왜요? 편하다고 좋아하셨잖아요.”
“황자님은 내가 너무 남자 같아서 싫을 수도 있잖아. 머리도 짧고 옷도 이런 거나 입고.”
“이런 옷 입고도 얼마나 귀여운데요!”
“엘레나가 황자님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키스도 한 번 더 해줬을 거 아냐!”
피치는 제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엘레나는 그런 피치를 보고 안타까워하며 그녀의 등을 토닥이다가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런데 왜 전하는 결혼도 안 해줄 거면서 아가씨한테 키스했대요?”
엘레나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에 잠긴 피치의 눈이 번쩍 떠졌다. 피치가 엘레나의 옷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황자님은 바람둥이야!”
피치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리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야기가 척척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전하가요?”
“그래, 혼기가 꽉 찼는데 결혼도 안 하고 있는 거 봐. 이번에도 동생 먼저 결혼시킨다고 하더라고. 결혼도 안 할 거면서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찝쩍대는 게 취미일 수도 있어.”
“어머, 잘생긴 남자는 얼굴값 한다더니. 전하가 바로 그거였구나.”
“그러고 보니까 지난번에는 내 앞에서 옷을 막 벗더라니까?”
“그런 일도 있었어요?”
깜짝 놀란 엘레나가 눈을 반짝거리며 묻자 피치는 신이 나서 떠들었다.
“응, 엘레나도 보면 깜짝 놀랄걸. 근육 때문에 배에 주름이 막 가로세로로. 우아, 진짜 멋있더라니까. 그래서 내가 만지려고 하니까 또 도망가는 거야.”
“어머, 어머. 막 미끼를 던지는구나. 그러고는 모른 척하고. 전하, 완전 고수다. 원래 잘생긴 남자들이 그러면 여자들이 막 덤비게 돼 있거든요.”
엘레나의 말에 피치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듣고 보니 그랬다. 자신도 루크에게 덤비지 않았는가.
“맞아, 맞아. 나도 한번만 만져보자고 그러고, 키스 한 번만 더 해달라고 했잖아.”
“아유, 어떻게 해요. 그분이 그런 남자인 줄도 모르고. 우린 그냥 착한 분인지만 알았잖아요.”
“초야가 뭔지도 몰라 나한테 물어봤거든. 그래서 순진한 줄 알았더니! 지금 생각하니까 다 알면서 모른 척했던 거야. 나를 안심시키려고!”
“어머, 어머. 웬일이야. 완전 용의주도하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피치가 혼자서 모든 결론을 내리며 괴로워하자, 엘레나는 피치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가씨, 이제 전하가 키스하자고 해도 절대 하지 말아요. 저는 그분이 아가씨한테 마음이 있는 줄 알고 괜히 좋아했잖아요.”
“내가 오르칸 공주였다면 좋았을 텐데…….”
피치가 다시 한숨을 내쉬자 엘레나는 피치를 꼭 안고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줬다.
“오르칸의 공주였으면 루크 황자님 동생이랑 결혼해야 되잖아요.”
“그런가?”
“네, 더 멋있는 남자가 나타날 거예요. 우리 공주님만큼 예쁜 공주님도 없으니까요.”
“이제 공주 아니라니까.”
피치의 힘없는 목소리에 엘레나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엘레나는 피치가 안쓰러워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내가 파이 만들어 줄게요.”
“진짜?”
“네, 아가씨가 좋아하는 사과 잔뜩 넣어서 맛있게 만들어 줄게요.”
“그럼, 빨래는 내가 널게.”
“아니에요. 파이 다 만들고 나서 내가 널 거예요.”
“아니야. 얼른 파이나 만들어줘. 이건 내가 널게.”
피치가 엘레나의 등을 떠밀자 그녀는 마지못해 자리를 떴다. 혼자 남은 피치는 빨래를 탈탈 털어 줄에 널기 시작했다. 일이라도 해야지 멍하니 있으니까 루크 생각에 더 힘이 들었다. 루크는 마음에도 없는데, 혼자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피치는 엘레나가 부를 때까지 할 일이라도 있을까 싶어 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고든을 만났다. 그래서 고든을 붙잡고 바로 물었다.
“고든, 혹시 황자님이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알아요?”
갑작스런 피치의 질문에 고든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피치의 질문에 너무 많은 뜻이 담겨 있어서 함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여태까지 이 궁에서 루크와 피치의 대화 장면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둘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 해도 피치는 루크 황자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설사 그녀가 아이린 공주로 되돌아온다 해도 말이다. 이미 고든은 킬리언을 통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포기하세요.”
“네?”
“전하는 가슴이 수박만하고, 엉덩이는 호박만한 여자를 좋아하거든요.”
모든 기대를 꺾어버리려는 고든의 말에 피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가슴이 수박만하고 엉덩이는 호박만한 여자를 좋아한다면 이미 자신은 꽝이었다. 피치의 어깨가 눈에 띄게 축 쳐졌다.
“황자님은 과채류를 좋아하시는군요. 그것도 아주 큰 걸로. 어쩐지 내 이름은 조그만 걸로 지어주더라.”
“네?”
고든이 되묻자 피치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니에요. 전 이만.”
피치는 충격으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수박과 호박이라니, 복숭아 따위와 비교도 안 될 크기였다. 피치라는 이름을 지어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피치는 너무 속이 상해 정원으로 달려 나갔다. 수박만한 가슴과 호박 같은 엉덩이가 없어서 그 앞에 여자로 설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가슴이 답답해진 피치는 정원을 마구 뛰다가 지쳐서 커다란 정원수 아래 그늘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는 자신의 가슴을 슬쩍 만져봤다.
“……에잇! 복숭아도 나한텐 과해!”
완전히 절망한 피치는 무릎을 두 팔로 당겨 안고 그 위로 고개를 기댔다. 잔디는 푸르고, 나뭇잎은 무성하고, 꽃은 아름답게 피어 있는데, 갑자기 제 가슴만 한겨울이었다.

작가

황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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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정만화도 이것보단 덜 오글거리고 덜 유치할거임ㅡ.ㅡ 내용이....유딩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함...

    kre***
    2014.09.22
  • 초딩스런 여주,매력없는 남주. 로맨스소설 많이 접했지만 첨으로 중도 포기함. 비추

    ann***
    2014.08.27
  • 여주가 너무 세상을모르고 쫌 유치했는데 뭔가 끌리는 매력이 있는책? 유치한거 싫어하시는분은 비추 가끔 오글거리고유치한게 보고싶으면 강추요

    shy***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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