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백 년 동안 사랑한 역사책
당신에겐 야심이나 야망이라고 부를 만한 목표가 있는가?
이젠 늦었다고, 이게 다 사회 탓이라고, 혹은 부모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자기인생을 변명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61인의 영웅이 있다.
이 책은 역사책이다. 사건을 통해 인물을 이해하기 보다는 인물을 통해 사건, 즉 역사를 풀어 나가고 있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실존인물이며 세계사나 미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저자인 스미스 번햄(Smith Burnham 1866-1947)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편향적인 인물 선택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또 일부 인물들은 영웅이라고 부르기가 망설여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영웅으로 불리는 역사적 인물의 삶이라고 해서 그 삶 전체가 영웅적인 것은 아니다. 더러는 굴곡지고, 탐욕스럽기도 하지만 세계사의 격동기에서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 점을 평가해야 한다. 저자 또한 영웅이라고 61인의 인물을 소개하면서도 해당 인물의 그늘진 면을 저자 특유의 날카로운 문체로 지적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오로지 개인의 탓으로, 개인의 소위 ‘노오력’ 부족으로 평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로 오로지 사회 탓으로, 가정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려움이 가득한 이 때 미국인이 선택한 영웅들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는지 궁금한 직장인, 세계사를 쉽게 인물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수험생,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세계사가 급한 수험생과 교양이 필요한 일반인 모두를 위한 진정한 역사 다이제스트!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아이들을 위해 썼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 미국에서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읽는 역사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저자인 스미스 번햄의 균형 잡힌 역사 저술, 즉 인물의 업적과 과오를 나란히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평의 문체 또한 가볍지 않다.
이 책은 61명의 영웅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고대의 영웅들’, ‘중세 시대의 영웅들’, ‘구세계의 지도자’, ‘발견자들과 탐험가들’, ‘식민지 개척자와 선구자’, ‘혁명을 일으킨 애국자’, ‘서부의 승리자들’, ‘유명한 발명가’, ‘위대한 미국인’ 등 9부로 나누어 말하고 있다.
모세, 카이사르, 나폴레옹, 링컨 등 익히 알고 있는 위인들의 뒷얘기부터 질베르 라파예트, 패트릭 헨리, 알렉산더 해밀턴, 율리시스 그랜트 등 우리에겐 익숙지 않지만 미국인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위인들의 얘기가 매 장마다 펼쳐진다.
미국인들이 사랑한 역사책, 검증된 저자의 100년 스테디셀러!
해당 인물의 유년기부터 사망하는 순간까지 주요 사건을 정말 핵심을 추려 설명하면서, 역사적 의의, 비판까지 곁들여 역사 다이제스트로 손색이 없다. 핵심적인 역사적 사건이 인물의 캐릭터와 함께 그 짧은 글 안에서 어우러지는 것을 보면 왜 이 책이 미국인들에게 그토록 사랑을 받아왔는지, 또 왜 미국 역사학자들이 이 책을 ‘문학적 역사책’이라고 일컫는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매 장마다 삽입된 대화문과 인물에 관한 마지막 총평은 역사적 비평을 언어 예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시간에 쫓기는 많은 현대인들, 특히 한국인들은 인문학에 목말라 있다. 인문학의 대표격인 역사 서적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나 내용이 방대해서 접근하기 힘들거나 반대로 너무 가벼워서 흥미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용이 가벼운 서적들은 얄팍한 지식,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지식으로 대중을 유혹하는데 이는 온갖 합성첨가물로 맛을 낸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 다이제스트 형식이지만 검증된 저자가 저술하고 미국에서 100년 간 사랑받은 서적이란 점에서, 또 미국 역사학계에서 인정하는 역사 서적이라는 점에서 건강하고 수준 높은 웰빙 패스트푸드라고 하겠다.
<책 속 한 구절>
독재자였지만 관대한 정책을 펼친 카이사르는 시민들에게 신처럼 추앙받으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가 태어난 달인 칠월(July)도 카이사르의 이름 율리우스(Julius)를 따서 지은 것이다.
-‘6.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남긴 네 가지 명언’ 중에서
당시 북극은 한여름이었다. 눈보라가 들이치지 않는 곳에서 꽃이 피고 꿀벌과 날벌레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자 일행들이 깜짝 놀랐다. 흰 멧새와 도요새가 지저귀며 날아다녔다. 눈 오는 기간 내내 연두 빛 땅이 조금씩 보이고, 양과 버펄로를 합친 듯 생긴 사향소가 빤히 쳐다보았다.
-‘25. 피어리, 눈으로 덮인 거대한 북극을 정복한 영웅’ 중에서
“전능하신 신이시여, 용납하지 마소서! 다른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으나, 저에게만큼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주소서!”
-‘33. 패트릭 헨리, 혁명의 횃불’ 중에서
“자네가 내 병을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네.” 그는 이어서 말했다.
“그러니 부디 내가 마지막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단 며칠 동안만이라도 고통 없이 지내도록 해주게. 내 바람은 그뿐 일세.”
-‘38. 울프와 몽칼므, 퀘벡에서 만난 두 영웅' 중에서
제퍼슨은 이 주제에 관해 ‘영국령 아메리카의 권리에 대한 간략한 견해’라는 제목으로 소논문을 썼다. 이 논문에서 그는 주장했다.
“신은 우리에게 생명과 동시에 자유를 주셨다.”
-‘52. 토머스 제퍼슨,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되다’ 중에서
“비록 제가 군인으로 훈련을 받고 많은 전투에 참여했지만, 칼을 뽑아 싸우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길은 항상 존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56. 율리시스 S. 그랜트, 전쟁을 싫어했던 장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