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생존공식 B + B = A”
경쟁하지 마라. 나만의 길을 찾아라.
A급만 잘 사는 시대는 가라. ‘B급 전성시대’가 온다.
모두가 패배하는 사회
‘힘내라 너는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미덕인 양 생각하는 습관이 우리 안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무관심과 몰애정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격려가 한 사람의 아까운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게 할 수도 있다는 신중한 숙고와 반성도 필요하지 않을까? - 본문 중에서 -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격언이 통할 수 있을까? 청춘을 입시학원과 시험공부에 저당잡히고 어렵사리 대학을 들어가도 ‘공공근로’라든가 ‘청년인턴제’같은 임시적인 일자리만 손에 잡힐 뿐이다. 설령 처절한 경쟁의 문을 통과하여 가장 선호도가 높은 변호사나 의사, 공인회계사 같은 전문직이 되었다 하더라도 인구대비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라 소득과 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뜻이지만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은 ‘more pain, less gain’ 정도가 될 것이다. 더 많은 고통과 더 적은 소득 혹은 보상 말이다.
저명한 교육자의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면 되는거요>라는 베스트셀러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떨까? 대부분은 극단의 노력을 한다 해도 김연아 같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물론이고 더 냉정하게 말하면 최고의 풀빵장수나 최고의 엿장수, 최고의 할인마트 캐셔가 되는 것도 만만하지는 않다.
이 세상에는 숱한 능력자들과 노력가들이 있어 어지간한 영역은 높다란 진입장벽이 존재하며, 어떤 직업 영역에서든 상위 1% 안팎의 ‘톱 레벨’들이 대부분의 부와 명예와 권력을 손에 쥔다. 99%의 사람들이 패배자가 되는 사회라면 그것은 모두가 패배하는 사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무슨 영역에서건 1등이 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포화된 영역으로 계속 도전자가 뛰어들어 그 독점의 구조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
착각은 깨야 하고,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안에서는 일단 뛰어내려야 한다. 승자독식구조란 승자가 됨으로써 극복해야 할 정정당당한 대결의 상대이기보다는, 피해감으로써 무력화시켜야 할 괴물에 가까운 것이다.
이 시대의 생존 공식 ‘B + B = A’
가혹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미치거나 독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무수히 되뇌이며 낙타 바늘 구멍 들어가기 같은 A급이 되고자 거의 모든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
당신이 금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거부하고 당신만의 종목을 만들어 보자. 두 종목 이상에서 2류급(B급) 이상의 실력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두가지 종목의 규칙을 합친 종목에서는 단연 1류급(A급)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을 단순히 ‘B +B= A’ 라고 이 책은 표현한다.
‘B + B = A’라는 전대미문의 공식을 풀기 위한 전제가 있다.
첫째, C급은 곤란하다.
C급은 동네 노래방에서는 갈채를 받지만 변두리 공연장에서라도 돈을 받고 무대에 설 수준은 안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B급이란 단순히 ‘할 줄 안다’는 것을 넘어서 나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수준인데, 전문적인 한가지와 비전문적인 한 가지의 결합은 ‘주재료와 양념’의 결합이 되지만, 전문적인 두 가지 영역의 결합은 ‘퓨전’이 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거의 전 인류를 상대로 우위에 선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둘째, 사람이나 조직에 충성하지 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흔히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곧 ‘직장과 그것이 부여한 직무를 사랑하라’는 말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직장은 잃을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지만, 삶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충성해야 할 대상은 사람도 아니고, 조직도 아니다. 꼭 충성을 해야 한다면, 그 대상이 어떤 ‘가치’일 수는 있을 것이다.
미치거나 독해지지 않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B + B = A’라는 공식이 단순히 짜장면 반 짬뽕 반이 아니다. 비우고 내려 놓으라는 마음챙김도 아니고 아파도 괜찮다고 하는 어설픈 위로도 아니다.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생존경쟁의 전장에서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일보를 전진할 수 있게 해주는 각개전투 교본이라 할 수 있다.
생각만 조금 바꿔보면 치열한 경쟁을 벗어난 나만의 한적한 오솔길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이 겪는 것만 겪고, 아는 것만 알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경험 밖의 것을 기웃거리고, 넘나들며 탐구 하는 것이 의외로 강력한 개성과 경쟁력을 만들어 준다. 마술을 통해 현상학의 핵심을 제시하는 철학 강사, 풍수지리를 공부한 부동산 중개인, 격투기 마니아인 여성 디자이너 등등 이 책은 풍부한 사례와 실전에 사용 가능한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또한 경계를 넘어서게 하고 고정관념을 통째로 흔들어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게 해줄 것이다.
미치거나 독해지지 않으면 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박감이 밀려온다. 이 시대에 살아남는 것이 기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기적은 상식이 깨지고 뒤집히는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일 뿐이다.
생명은 경쟁보다는 서로 도와가며 도도한 생명의 흐름을 이어왔고, 인간이기 때문에 더더욱 더불어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세상이 올 때까지 또는 그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이 책을 통해 국가나 사회에 기대할 그 무엇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시대에 ‘각자도생’의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A급이 되는 건 특별한 환경과 재능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B급이 되는 건 노력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사람들이 죄다 몰려들어 피터지게 붐비는 저 무한경쟁의 사다리를 과감히 내려오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시대 즉 “B급 전성시대‘가 도래하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