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가을밤. 고향에 왔다. 나의 고향은 전남 고흥군 동강면 대강리 평촌 부락이다. 고향에 오면 언제나 생각나는 나의 모교. 동강초등학교에 들렀다. 나의 어린 시절 추억에 남아있던 흔적들은 상당히 많이 삭제되었고, 추억을 유추해서 학교를 거닐면 나의 큰 키를 낮춰도 추억은 어렴풋하다.
그곳에서 동창들을 만났다. 나의 동창들은 언제나 족구를 하고 있었고, 지난 설날에도 ‘술내기’ 족구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학창시절 ‘돈내기 장기’를 두던 그 정답던 때처럼 역시 그렇게 다정다감하게 놀았다. 모두 고흥동강초등학교의 공통분모가 있으니 마음이 흥겨울 것이다.
나의 초등학교 학창시절 교장선생님이 누구였는지 솔직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동강 초등학교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보니 현재 교장선생님은 김일배 교장선생님이시다. 학생 수는 80명 안팎이니, 전교생 숫자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게 놀랍다. 내가 다녔을 때만 해도 학생들이 정말로 많았는데... 이제 시골은 학생 숫자보다 선생님 숫자가 더 많아지고 있으니...
김일배 교장선생님은 “동강초등학교 교직원들은 학생들을 꿈과 희망이 가득찬 창의적인 리더로 기르기 위해서 동강초등학교 앰블램인(GOOD.S.S.E.M)을 모토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좋은 학교는 학부모님과 학생,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아끼며 신뢰하는 분위기속에서 만들어진다. 동강교육공동체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학교발전에 큰 힘이 된다”고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참으로 공감이 간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학교 교목은 은행나무이고, 교화는 동백꽃이고, 교색은 초록색인 것을 알았다. 은행나무는 기상과 꿈, 동백꽃은 정열과 굳센 의지, 초록색은 명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는 곳곳에 동물 상징도 많고, 초록색들로 가득한 것일까? 싱그러운 학교가 정겹다.
언론의 교육자로서 살아가는 동강초등학교 졸업생으로서, 오늘 학교 교정을 거닐면서 나의 모교를 홍보하는 작은 책자를 만들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슨 거창한 책은 아닐지라도 그냥 소소한 풍경을 스케치하고, 붓가는데로 쓰는 것이 수필이듯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진들과 기억속에 머무른 흔적들을 꺼내서 글을 써내려가본다. 나의 모교 고흥 동강초등학교에 대해서. (또한 나의 동창들의 족구하는 영상도 함께 담았다. 반갑다.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