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의 과학

잠수함 메커니즘과 전투의 비밀을 밝힌다
정찰·잠입·미사일 공격·특수작전과 수색

지난 9월 8일, 조금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수중 핵공격이 가능한 잠수함을 북한이 건조했다는 뉴스였다. 한국군은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잠수함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지만, 잠수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한 사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시아 전역에서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는 모습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각국은 왜 군용 잠수함을 늘리는 것일까. 잠수함이 해양 안보의 첨병이자, 핵심 군사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중요한 잠수함이지만, 우리는 잠수함을 모른다. 잠수함이 정확히 어떤 무기인지, 어떤 특성이 있으며, 어떻게 군사 작전을 펼치는지, 어떤 구조와 원리로 움직이는지 알지 못한다. 오랫동안 잠수함은 베일에 싸여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존재였다.

함장 출신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는
잠수함 임무의 비밀스러운 과정

《잠수함의 과학》은 일반인에게 비밀로 여겨지던 잠수함의 정체를 알려준다. 잠수함 함장 출신의 저자가 자신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그림과 사진을 충분히 활용했다.

18세기에 처음 등장한 잠수함을 시작으로 원자력 잠수함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탐색하고, 잠수함의 구조와 동력 방식을 소개하며, 잠수함 특유의 전투 방식과 항법을 설명한다. 이 책 한 권으로 누구든지 잠수함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독자는 단순하게 여러 지식을 모은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지식의 많은 부분이 이미 인터넷에 있다. 잠깐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잠수함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수년 동안 함장으로 활약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 이 책에는 잠수함 함장의 노하우와 경험이 녹아 있다는 점이 독자를 끌어당긴다. 책에서 묘사하는 습격 과정만 봐도 이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표적을 관측한다.”
표적을 관측하기로 결심한 함장은 이 같은 명령과 함께 습격팀에게 관측 의도를 전달하고, 잠수함 습격은 이렇게 시작된다. 잠수함의 전투를 다루는 장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묘사로 전투 임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생경한 잠수함의 작동 방식과 여러 임무의 순서를 현장감 있게 묘사하면, 독자들이 잠수함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저자의 수십 년 경험이 빚어낸 탁월한 해설
현장감 있는 설명으로 잠수함을 이해한다

앞서 말했듯 저자는 수십 년간 잠수함에서 근무했다. 저자의 풍부한 경험 덕분에 이 책은 잠수함의 잠항, 부상, 전투, 회피 등을 기술하면서 경험자가 아니라면 절대 쓰지 못할 임무 과정과 지식을 독자에게 상세하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착저와 하버링에 필요한 노하우의 핵심을 잘 설명하며, 소리의 성질을 이용해 상대 공격을 회피하거나 숨는 방법도 소개한다. 음문(音紋)으로 특정 함선의 정체를 파악하고, 스프레드 방식으로 어뢰를 발사하거나 미사일로 적을 공격하는 장면도 언급한다. 잠수함 구조 같은 기본적인 내용에서 구동과 전투, 회피 방식, 화재 대처, 구난 활동 같은 깊이 있는 내용까지, 잠수함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저자는 여기에 더해 일반인이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어뢰는 잠수함에 어떻게 집어넣는지와 같은 의문 말이다. 이 책의 설명을 보자. 잠수함 출입구는 사람 한 명이 수직으로 드나들 수 있는 크기에 불과하다. 직경 533mm인 어뢰를 넣는다고 해도 이를 함내에서 수평으로 둘 여유 공간은 없다. 어뢰를 탑재할 때는 잠수함 전부나 중부에 있는 어뢰 탑재구를 이용하며, 가대와 함내 바닥을 이용해 미끄럼틀을 만들어서 어뢰를 옮긴다.

마니아를 위한 잠수함의 거의 모든 것
해양 밀리터리의 핵심을 한 번에 파악한다

《잠수함의 과학》은 승조원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본문 곳곳에 배치했다. 수상 항해 중에는 목에 걸고 있는 쌍안경 렌즈가 젖어버리기에 계속 렌즈를 닦으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거나 잠항을 할 때 승조원들이 장난을 쳐서 트림을 조절하는 간부를 골려주곤 한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책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잠수함을 견학할 때 볼 수 있는 승조원들은 구두를 신고 있지만, 출항하면 소리를 줄여주는 운동화를 신는다거나 소리를 줄이는 대책으로 문을 고정하고, 소음을 줄인 전자 기기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잠수함 생활을 짐작하게 한다.

현대전에서 제공권 장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제해권 장악이다. 바다를 점령하면 군사 전략상 많은 이점을 취할 수 있는데, 그 중심에는 잠수함이 있다. 제해권을 손에 쥔 잠수함은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구성된 수상 함대와 맞설 수 있으며, 특유의 은밀성을 활용한 기습 공격으로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기에 세계 여러 나라가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는 것이다. 잠수함 지식이 밀리터리 분야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으로 마니아급의 잠수함 지식을 단숨에 정리해 보자. 잠수함의 역사, 작동 구조, 전투 등을 이해하면, 누구보다 한발 앞선 밀리터리 지식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