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었지...]라는 이 모음집의 제목자체를 승운(昇雲)선생이 직접 부쳐준 이름이다. 평소 승운 선생은 언젠가 정년이 되면 두 가지 주제의 책을 펴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하나는 바로 이 책의 제호인 ‘그랬었지’이고 또 하나는 ‘엣따, 모르겠다’였다. ‘그랬었지’는 지나간 과거를 회고해보는 ‘그 당시 그때’를 연상시키는 흘러간 모습을 되 사겨 보고픈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본다. ‘엣따, 모르겠다’라는 표현은 지극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지향성의 평소 승운 선생을 통해 느끼는 선생의 강한 의지 및 다이내믹한 성격과 추진력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이 모음집의 제호는 승운 선생의 이제까지 살아온 과거부문에 해당하는 자신과 남을 통해 본 회고형태의 추억담이라 할 수 있겠다. ‘엣따, 모르겠다’라는 정신은 금번 정년을 맞이하며 동시에 펴내는 승운선생의 3권 에세이집과 본서의 3부에 부분적으로 풍겨 나오거나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바퀴로 넘겨지는 과제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음집은 전체 3부로 엮어진다. 1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터뷰 형태로 묘사된 승운 선생의 모습이고, 2부는 주변에서 개개인이 그려낸 승운 선생의 면면이며, 3부는 승운 선생 스스로가 피력한 자신의 자화상과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라 볼 수 있다.
제 1부 승운 취재 인물소개란에는 그동안 승운 선생의 활동 중 그때그때 의미 있다고 보여 진 모습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려진 에피소드 몇 편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기 직전 주변에 보낸 서신에 나타난 당시의 심경, 미디어교육학회장 취임의 의미, 한국PR협회장, 언론대학원장, 언론학회장으로서 행한 독특한 이벤트인 ‘호연지기 커뮤니케이션’ 행사의 이모저모, 두 번째로 취득한 미디어교육 분야 박사학위의 의미, 두 번째로 번역한 ‘TV를 버려라’ 소개, 서강대 부총장 및 총장직무대행 시절의 학교양상, 여행가로서의 모습, 맑은물되찾기운동연합회 총재로서 클린피아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겨레 하늬바람과 국내 유일한 PR 전문지 및 [언론중재위원회 회보]와 [신문과 방송] 등과의 인터뷰, 학과 실습지 견습학생 기자 인터뷰를 통해본 선생의 모습 등을 원문과 함께 싣고 있다. 이들 다양한 매체를 통한 인터뷰형태의 인물소개 및 활동 면면을 통해 승운 선생이 걸어온 다양한 영역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제 2부에서는 그동안 주변에서 이런 저런 인연으로 스쳐가며 승운 선생과 엮어졌던 추억거리를 모아본 것이다. 국민학교 동창생들로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동창, 군대동기, 학계 동료 선후배와 서강대 후학, 언론 방송 등 미디어 전문인과의 에피소드 50여 편을 실었다. 특히 2부 시작에 승운 선생이 서강대를 마무리하는 2007년도 1학기 휴먼커뮤니케이션 과목을 수강한 학부 및 대학원생들의 수강소감을 수록했다. 강의를 통해 풍겨진 승운 선생의 면면과 숨결을 느끼는 듯한 학생들의 진솔한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 밖에서 엿듣기 힘든 승운선생의 생생한 수업현장에 빨려 들어가는 정서를 자아낸다.
제 3부 승운 선생 자신의 자화상 및 남기고 싶은 회고담조의 이야기 편에서는 승운선생이 그동안 걸어온 단편적인 자신의 모습을 직접 묘사하고 있어 그가 살아온 당시의 시대상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흥미 있는 자료라고 본다. 어릴 때부터의 집안소개로 시작하는 본란은 소학교 시절의 전등불이 없던 등잔불 시대를 이야기해주고 있고, 이어 동성 중고등학교 시절의 이모저모와 특히 영어배우기에 열정적이었던 학창시절이 눈에 띤다. 서강대학이라는 독특한 분위기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는 60년대 초반의 모습과 후반기의 공군장교 후보생시절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70년대 전반부의 어려웠던 미국유학시절에 이어 서강대에서 40세를 앞둔 불혹의 40을 목전에 두고 학보신문사 주간 교수로서 당시 어려웠던 군사정권 시절의 시대상을 담은 깊은 감회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정년을 목전에 두고 겪어가는 일상생활 속의 에피소드를 담은 "경노세요"와 정년준비 과정 기술편에서는 연륜과 함께 익어가는 승운 선생의 감회가 잔잔히 흐르고 있다.
아울러 언론학회 회장당시 첫 국제세미나 주최를 둘러싼 중국의 신화통신사와의 얽히고설킨 비화(秘話)와 교황 요한바오로 2세 방한 시 교회 측 대변인을 맡으면서 체험했던 로이타 통신 오보사건 비화 등은 훌륭한 사적 자료로서의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 여의도클럽의 뿌리를 찾아서도 초기의 공개되지 않았던 한 토막의 중요한 이야기를 보탬해주고 있다.